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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Jul 14. 2023

아들에게 보낸 위문편지

 대한민국 육군 김견우.  2023.07.05

두 번째 편지를 잘 받았다 견우야~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심정을 처음 겪는 아빠인데 

이렇게 손 편지받게 되는 기쁨도 숨어 있었구나~!!

훈련소 입소 시키는 날도 기억이 나지만 나는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는데

어제 큰 아빠 집에 다녀오면서 옛날 살던 골목을 지나가는 차 안에서 쓱 봤어

거기에 오래된 미장원이 었었다. 

나도 자주 갔던 곳이기도 하고 그보다 추억이 남았던 것은 

견우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 자른 집. 

애기들 태어날 때부터 있던 머리카락을 태모라고 해. 

그걸 자르는데 보조 의자에 앉혀 보자기를 쓰고 조그만 머리가 쏙 올라온 모습이 너무 예뻐서

아빠는 사진을 찍었다. ㅎㅎ 오래전 그날이 어제처럼 선명하다. 

또, 처음 도복을 입고 태권도 다닐 때 부모 초청 행사에서 팻말을 들고 처음 입장하던 모습.

아빠 친구 카센터에 있는 민성이 자전거로 처음 달릴 때 뒤를 잡았던 기억. 

(이때 카센터에 일하던 삼촌 차에 스크래치를 내어 가지고 있던 식사 상품권을 준 일도 ㅋㅋ)

소래초등학교 입학식날 뒤에 있는 친구와 웃으며 이야기 조곤조곤하던 견우모습. 

그리고 선생님 물음에 여러 친구들과 손들던 견우 모습은 아직도 엄마와 신기했다는 말을 한다. 

왜냐면 그냥 애기인 줄 또 소심할 줄 알았던 우리 집 견우가 밖에서는 다른 모습이었거든.

초등학교 2학년때인가 삼성홈타운 살 때 모은 용돈으로 칼국수를 사서 할머니까지 모두 맛있게 먹었썼지. 

애기 한중이는 병설유치원 다니며 먼저 끝나면 형아 있는 반에 찾아가 형제가 같이 집에 왔었다. 

어느덧 한중이도 목소리가 굵고 이젠 예비 청년이 되어 징그러졌지만 ㅋㅋ

우리 집은 견우가 군으로 가서 없는 것 빼고는 늘 똑같아.

아빠는 우리 견우가 늘 자랑스럽다. 아빠에 자부심이고 

군대생활 자대배치받고 또 달라지겠지. 항상 염두해 둬야 할 것은 견우에게는 언제나 돌아와야 할 가족이 있다는 것.

임무가 어떤 것이든 몸 건강이 최우선이다. 가족은 늘 견우생각한다 네가 가족을 생각하는 것처럼~!!



아빠가 보내는 인터넷 편지 2.  2023.07.05

군생활 18개월 지금으로 보면 막연하겠지만 그 시간은 생각보다 길진 않을 거다.

그동안 많이 건강해질 것이고, 생각에 깊이도 한층 깊고 넓어지는 시간이 되겠지. 

남자는 그렇게 힘들어야 단련되는 것이고 어른이 되어가는 법이다. 

견우가 가족과 살다가 처음으로 떨어져 살게 된 게 군대인데 

완전한 성인은 가족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구어 나갈 때 되는 것이라면 

군대를 가게 된 것은 어쩌면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연습일 수도 있는 거라고 본다. 

독립해야 할 시기가 오기 전에 미리 가족과 떨어지는 연습도 필요한 거니까 

군대서 예상치 못한 많은 갈등과 힘겨움이 있을 거다. 

잘 이겨내길 바라고 또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나?

누구도 다 하는 건데 우리 견우가 못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거기서 아주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고 있고 또 만나게 될 거다. 

높은 계급, 후임병, 사수.. 그런 위계에서 내 위치에 맞게 하는 법도 배우고

또 직설적으로 이기심이 충돌하는 인간관계는 군대에서 극명하게 봤던 생각이 난다. 

뭐 아직도 옛날 군대와 같을까 싶다만 

군 특성이 변하지 않았기에 비슷은 하지 않겠나!

그런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사람 사는 사회 다 똑같은 법이라 본다. 

한번 더 깊게 생각하고, 한번 더 몸을 움직이고, 한마디 말도 삼가며 

이제 조금 더 성인이 되어가는 스스로를 더 좋게 잘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아빠는 우리 아들 1호 김견우에 인생에 늘 함께 했고 앞으로도 길게 지켜보는 울타리 같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 안에서 컸고 그 밖으로 잘 뻗어 나가는 김견우 인생을 행복하게 바라보련다. 그럼 수고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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