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데이터로 그리는 현대 사회의 초상

죠시 베글리 Josh Begley

by JI SOOOP Mar 29. 2025


오늘날 우리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고, 그것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을 만들어내는 예술가가 있습니다. 바로 죠시 베글리(Josh Begley)입니다.


198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베글리는 데이터 아티스트이자 웹 개발자로,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위성 이미지를 재해석하여 우리 시대의 중요한 사회-정치적 이슈들을 시각화합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이미지의 나열이 아닌, 우리 사회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문제들을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베글리의 대표작 중 하나인 "Best of Luck with the Wall"은 20만 장의 위성 이미지를 활용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지리적 경계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경이라는 개념이 가진 정치적, 사회적 의미를 관객들에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 다른 작품인 "Prison Map"은 4,916개의 교도소 시설을 위성 이미지로 보여주며, 미국의 대규모 감금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베글리의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차가운 데이터와 기술을 통해 오히려 인간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데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임상적으로 보이는 위성 이미지 속에서 인간의 삶과 사회의 모순을 발견하게 만듭니다. "Empire.is"에서 보여주는 625개의 미군 기지 이미지나, 드론 공격을 추적하는 "Metadata+" 앱은 우리가 평소에 인식하지 못했던 군사 시스템의 규모와 영향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베글리의, 인종 문제, 대규모 감금 시스템, 군사 시설의 확장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특히 그의 작품은 이러한 시스템들이 소수자, 특히 흑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결국 베글리의 예술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시스템들은 정말 정당한가? 그리고 우리는 이 시스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베글리는 우리를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성찰과 행동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데이터와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에, 베글리의 작품은 이러한 도구들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깊은 통찰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예술은 우리에게 현대 세계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인간성을 되찾을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전 13화 시각적, 감정적, 지적 반응의 정점을 보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