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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술사 May 16. 2021

나대지 않는 진짜 카페, 커피랩

15년간 카페 투어 끝에 추천하는 최애 카페 그첫 번째이야기

국내 카페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친구들이 현업에서 일을 하고 있고 걔 중에는 유명한 로스터, 커피 트레이너, 카페 사장님들이 계시다 보니 국내 카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세상 물정 모르던 15 전에는,  동네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에스프레소 추출 시간이 30초를 넘었으니 이건  마실 커피라는둥, 미주알고주알 어쭙잖은 커피 지식을 뽐내며 개인 카페 사장님 가슴에 대못을 박아 대었지만 제가 막상 개인 로스터리 카페의 사장이 되고 보니, 저의 지난 행동들이 정말 부끄럽더군요. 그건 무례한 행동이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고 스스로를 커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정작 커피업의 본질인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못했던 거지요. 사람 사이에 지켜야 되는 예의가 하나도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후회와 반성을 했고, 제가 면전에서 무안을 주었던 사장님들을 찾아다니면서 사과를 했었습니다.


그날의 경험 이후로 저의 말이 남의 가슴을 아프게   있다는 생각에 남의 카페에 대해 이야기하는걸 극도로 조심스러워했습니다. 특히 커피 맛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너무 민감한 사항이라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뒤로는 어느 카페에 가던지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보자고 마음먹었고, 커피가 맛이 없으면  '빵은 맛있구나'. 빵이 맛이 없다면 '접시가  이쁘구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머신은 정말 좋은  쓰는구나'라고 좋은 점을 찾는 노력을 했죠. 몇몇 카페는 좋은 점을 찾는  나쁜 점을 찾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좋은 점을 찾는 노력들은 나쁜 점을 찾는 것보다  훨씬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이제부터 이야기하는 국내 카페는 이런 개인적인 배경 때문에 나쁜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나쁜 카페는 처음부터 소개를 하지 않겠습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구독자 분들께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카페를 이야기하겠습니다.


제일 먼저 소개하고픈 카페는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커피를 풀어간 덕분에 이제는 서울 카페 역사의 한 페이지가 돼버린 홍대 앞 카페, 커피랩입니다.


커피랩은 수년간 제 마음속 에스프레소 맛집 Top 10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곳입니다.

그럴듯한 분위기와 커피만을 파는 곳이 아니라 카페의 기능과 본질에 충실하며 커피를 매개로 고객에게 편안함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위치는 홍대에서 100미터 정도 거리에 있어요. 홍대 지하철역 7번 출구에서 가깝습니다.


그럼 한번 커피랩을 가보겠습니다.

우선, 정면에서 바라본 커피랩의 모습입니다. 무엇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시나요? 빨간색 간판이나 전면의 넓은 유리창 등 여러 가지가 눈에 들어오시겠지만, 제 눈에는 가게의 오른쪽부터 옥상까지 이어진 굴뚝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실내에서 로스팅을 하는 로스터리의 경우 연기를 밖으로 빼내기 위해서 환기 시설인 덕트를 설치하게 됩니다. 현재는 이곳에서 로스팅을 하지 않고 다른 별도의 로스팅 공간에서 로스팅을 하고 있지만, 창업 초기에 로스팅을 매장에서 같이 하였기 때문에 환기를 하기 위하여 옥상까지 입상 덕트를 설치하였습니다.


지금은 덕트는 물론이고 제연기까지 설치하는 것이 로스터리 카페의 상식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지만, 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초창기 로스터리 카페는 공사 비용 등을 이유로 덕트 시설을 제대로 하지 않고 로스팅을 하는 바람에 많은 민원을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커피랩은 2008년에 오픈한 한국 스페셜티 초기의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옥상까지 덕트를 올렸다는 것은 로스팅 시 나오는 연기와 냄새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3층 건물의 옥상까지 올렸으니 공사비는 350~500만 원 정도가 나왔을 것 같네요. 간판보다도 이런 것부터 눈에 들어오니, 저도 참 어쩔 수 없는 커피 쟁이인가  봅니다.


들어가기 전 로고와 간판을 봅니다. 빨간색 바탕에 별과 원두, 단순하지만 강렬하고 인상적인 로고입니다.

사실 빨간색 바탕에 하얀색 원두의 로고는 커피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색깔과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워낙 눈에 띄어서 웬만한 자신감 없으면 쉽게 정하지 못하는 색깔이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로고에서부터 커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묻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카페 로고 중 직관적이면서 스페셜티 카페의 핵심을 찌르는 걸로 유명한 로고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인 인텔리젠시아 커피가 있습니다. https://www.intelligentsia.com

인텔리젠시아 로고를 살짝 보고 가겠습니다.

컵에 날개를 달아 별을 향해 날아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컵 안에는 로제타가 그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인텔리젠시아는 지금은 피츠 커피에 인수되었지만 여전히 독립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으며 처음 가게가 오픈되었을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 몰고  파장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을 두명이나 배출한 곳이기도 하죠.


현재는 블루보틀에서 Coffee culture Director 일하고 있는 마이클 필립스도 인텔리젠시아에서 근무할 당시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되었었죠. 마이클 필립스는 블루보틀 코리아가 한국에 매장을 내었을  내한을 해서 직접 커피를 내리기도 했었습니다.


마이클 필립스가 나이가 드니 더 멋있어진 모습이네요.

블루보틀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제가 쓴 블루보틀 이야기가 있으니 한번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출입문에 오픈 시간이 적혀 있습니다. 아침 8시부터 문을 여네요. 카페는 오픈 시간이 아주 중요합니다.

오픈 시간만 봐도 이 카페가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팔고 싶은지, 어떤 공간으로 손님들에게 남고 싶은지 알 수 있거든요. 아침 8시면 유럽의 카페 오픈 시간 기준으로 보면 이른 오픈은 아니지만, 한국 기준으로는 굉장히 빨리 문을 여는 편입니다.


아침 일찍 문을 문을 연다는 것은 그 카페의 지향성이 음료뿐만 아니라 토스트와 같은 빵이나, 케이크 같은 디저트류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그 말은 곧 카페가 아침의 일상부터 같이 하고 싶다는 것이지요. 하루의 일상을 함께하는 곳이야 말로 카페라는 공간의 본질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들어가기 전부터 이 카페에는 빵이나 토스트 같은 베이커리류가 있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해 주는 게 바로 이 오픈 시간입니다. 카페에 가실 때 오픈 시간도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실내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천장에 매달린 포터필터가 보이시나요? 포터필터는 커피가루를 담아서 에스프레소에 머신에 결합하여 커피를 내리는 손잡이 달린 막대기 같은 거예요. 아래처럼 생긴 게 포터필터 입니다.



커피랩이 오픈한 2008년에는 포터필터가 아니라 의자가 매달려 있었거든요. 그 모습도 이색적이었는데 포터필터로 바뀐 지금도 여전히 멋있네요. 초기에 천장에 매달아 놓았던 그때의 의자를 추억하는 오브제로 유아용 의자가 한 개 매달려 있습니다.

바안을 한번 볼까요?

머신은 라마르조꼬 머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커피랩은 초기부터 라마르조꼬 머신을 사용하였죠. 메져그라인더는 총 3대가 있네요. 한 개는 코니컬 버를 사용하고 두개는 플랫 버를 사용하네요. 코니컬버는 플랫버에 비해서 단맛과 산미를 더 부각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속도가 느려 열에 의한 향미 손실이 적은 장점도 있습니다.하지만 분쇄도가 플랫버에 비하면 일정하진 않습니다. 바디를 상당히 날려먹는다는 평도 있습니다.


아마 커피랩에서도  사용하는 원두 특성에 따라 버티컬과 플랫 버 사용하는 그라인더를 다르게 가져가는 거겠죠. 그럼 어떤 원두를 사용하는지 한번 보시죠.

왼쪽부터 'TILL THE END', 'HIGH END', 'MAD SCIENTIST'라는 이름의 블렌딩 원두가 들어 있습니다.

이점이 저는 참 맘에 들었습니다. 모름지기 로스터리 카페라면 자신들만의 블렌딩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저의 생각은 전에 제가 한번 글로 정리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 그라인더에 붙어있는 커피 설명을 확대해보겠습니다.


내추럴 브라질에 아라비카 원두에 로부스타를 섞은 블렌딩입니다. 로부스타를 쓴다는 표시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모험일 수 있음에도, 저렇게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들의 커피에 자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로부스타를 쓰는 에스프레소는 전형적인 이탈리안 블렌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라고 해서 모든 에스프레소에 로부스타를 쓰는 건 아니지만, 현지에서 마시는 이탈리아산 블렌딩에는 로부스타가 대부분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이탈리아에도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도 생겨나고 있고 성업 중입니다.


저는 로부스타가 가끔은 젓갈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로부스타가 들어간 에스프레소를 마실 때는 젓갈이 들어간 김치를 먹는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젓갈이 들어간 김치가 적절하면 너무 맛있는 김치가 되지만 과하면 안 넣는 것보다 못할 때가 있죠. 젓갈 들어간 김치를 먹다가 그냥 김치만 먹으면 감칠맛이 현저히 떨어지게 느낄 때도 있습니다. 커피랩에서는 과하지 않은 정도의 로부스타 블렌딩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로부스타 블렌딩을 코니컬 그라인더로 내린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됩니다. 코니컬 그라인더를 통해서 브라질 내추럴의 단맛을 극대화시켜 로부스타의 부정적인 쓴맛을 덮으려고 한 것일 수도 있고, 로부스타의 부정적인 뒷맛을 코니컬버 특유의 깔끔함으로 가리려는 목적일 것도 같습니다. 코니컬버를 쓸 경우 바디가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단점이 있는데, 로부스타의 바디가 원체 강하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겠죠.


 로부스타가 들어간 에스프레소와 아라비카만으로 블렌딩 한 에스프레소는 많이 맛이 다릅니다. 뭐가 좋다 나쁘다 기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커피는 기호식품이라, 자신에게 좋은 게 좋은 거고, 자신에게 맛이 없는 건 없는 것일 뿐, 옳다 그르다는 없습니다.


커피랩이 사용하는 블렌딩은 하이엔드, 틸디 엔드, 매드 사이언티스 총 3종류네요. 틸디 엔드 > 하이엔드> 매드 사이언티스트 순으로 바디감은 약해지고 산미는 강해지는 블렌딩입니다.


커피랩에 입장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아! 내가 카페에 왔구나'라는 겁니다.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카페에 왔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 아주 중요합니다. 커피 전문점은 커피의 느낌이 강하다면 카페는 일상의 느낌이 강합니다. 공간이 일상에 묻어있는 느낌이 든달까요.


커피랩은 낮에도 실내가 어둡습니다. 어두워서 기분이 나쁘다거나 그렇진 않고요, 은은한 간접조명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 조명은 모두 미드 센츄리 모던 느낌의 조명들입니다. 다행히 손님들이 없는 시간대에 찾아가다 보니 각 테이블 위에 조명들을 모두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자리에 앉아 커피랩의 메뉴판을 한번 볼까요? 겉표지가 철판으로 되어있네요. 무게가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부서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ㄴ ㅂ

메뉴판에는 다른 곳에는 취급하지 않은 커피 베리에이션 메뉴가 있습니다. 실제 이탈리아 카페에는 알코올이 들어간 커피 메뉴가 상당히 많이 있죠. 카페에서 술이 들어간 음료나 술을 대부분 취급합니다. 그런 면에서 커피랩이 판매하고 있는 아이리쉬 커피나, 카 페콘 비라등은 이탈리안 카페의 결을 어느 정도 따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베일리스가 들어간 카페 스노우탑은 위스키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당연코 드셔야 될 메뉴입니다.


이제 주문을 해보겠습니다.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을 시켜봅니다. 이런, 이미 품절이라고 합니다. 마시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지금, 마시지 못했지만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을 에스프레소로 마셔볼 수 있는 카페가 서울에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엔 꼭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을 에스프레소로 마셔보고 싶습니다. 저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을 로마에서 마셔본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아래 글에 있습니다.

다른 걸 시켜 봅니다. 드립 커피 한잔과 에스프레소 두 잔을 시켜볼게요.드립 커피는 브라질 다테라 스윗 컬렉션을 시켜보겠습니다. 브라질 다테라 농장은 상급의 브라질 커피를 생산해 내는 굉장히 유명한 브라질의 커피 농장입니다. 소규모 농장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큰 기업형 농장이지요.


다테라 농장은 1902년 이탈리아 바리에서 이민 간 이탈리안 가족들이 1976년에 세운 농장입니다. 바리라는 도시는 이탈리아 동남쪽에 있는 도시인데 가본 느낌으로는 풍광도 좋고 커피맛도 좋은 곳이었습니다. 여름에 가서 그런지 많이 덥기는 했지만요. 다테라 농장은 이탈리아 사람에 의해 세워진 농장이라 그런지 그 뒤로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인 일리에 오랜시간 납품을 해오고있습니다.


daterra의 뜻은 땅으로부터 라는 뜻입니다. 이탈리아에서 da는 ~로부터 라는 뜻이지요 (from의 뜻) terra는 땅을 뜻합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그래서 빈치에서 온 레오나르도라는 뜻입니다.

주문한 커피들이 나왔습니다. 커피랩은 주문을 하면 직접 바리스타가 테이블까지 가져다줍니다.저는 이게 너무 좋았습니다. 요즘 카페는 손님이 앉은 테이블까지 가져다주는 곳을 찾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홀이 있는 매장의 경우 홀에 있는 테이블까지 가져다주는 건 카페가 손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커피랩의 에스프레소가 한잔에 5천원임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과한 기대는 아닐겁니다.


잔을 한번 보겠습니다.

에스프레소 잔은 누오바 포인트 잔을 사용하네요. 물론 누오바 포인트 잔은 두툼한 두께와 안정감 있는 무게로 에스프레소 잔의 대표 격인 잔이지만, 제가 기대한 에스프레소 잔은 이게 아니었어요. 제가 기대한 에스프레소 잔은 드립용 잔으로 나온 발퀴레 24K 도금잔이었습니다.

에스프레소 잔도 분명 발퀴레 잔이 있었는데, 그잔으로 줄 수 없냐 물었더니 손님들이 다 깨먹어서 에스프레소용 잔은 1개 밖에 안남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날은 너무 커피를 많이 마셔서 다음 주에 가서 그 잔으로 에스프레소를 한잔 마셨습니다.


아래가 다시 찾아가 마신 발퀴레 24K 에스프레소 도금잔입니다. 오래전 황금빛 발퀴레 에스프레소 잔에 금빛 크레마가 담긴 에스프레소를 마신 경험은 너무도 강렬했습니다. 도저히 잊을수가 없었지요.  금잔과 금빛 에스프레소가 만나면 어떤 느낌을 주는지 아래의 사진을 봐주세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의 흔적만큼 이곳저곳 깨진 부분이 있어서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고운 자태는 여전하네요. 글을 쓰며 찾아보니 발퀴레 잔이 14만원 정도 하네요.

 

다테라 드립은 단맛이 뛰어나네요. 역시 타테라 농장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에스프레소는 결국 3종류를 다 마신 셈이 되었는데, 저에게 추천을 해달라고 하면 틸디 엔드를 추천을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은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어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설탕을 넣어서 더 맛있으면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설탕과 궁합이 가장 잘맞는 커피가 틸디엔드 였습니다. 세종류를 모두 설탕을 안넣어 마셔보고 넣어보고 마셔보았기 때문에 세가지 블렌딩의 가장 좋은 맛은 설탕넣은 틸디엔드라고 말하겠습니다.


벽에 걸린 액자들도 한번 보시죠.  창업자인 방종구 씨가 SCAE트레이너 자격증을 딴 증서가 붙어있네요

커피랩은 2005년 제3회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쉽 우승자인 방종구 씨가 2008년 창업한 카페거든요.

이런 바리스타 대회 출신 오너가 차린 커피랩이 대단한 점은  커피 마니아와 대중의 기호 사이를 기가 막히게 잡았다는 점입니다. 보통 어려운게 아니죠. 마니아가 좋아하는 산미 강한 스페셜티를 고집했다가 망한 카페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 균형감을 잡는다는 건, 어려운 일인데도 그걸 해낸 카페입니다.


원두도 판매를 하고 계시네요. 매드 사이언티스트 블렌딩이 아라비카만으로 블렌딩을 했고 산미 좋은 좋은 생두를 써야 되기 때문에 가격은 다른 블렌딩에 비해 비싼 편이네요.

드립용 원두도 판매를 하시고요.


커피랩은 이탈리안 카페를 한국식으로 제일 잘 해석한 카페라 생각합니다. 이탈리안 카페의 한국형 모범 답안이라고까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바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리사르 커피나, 오우야 에스프레소바도 있지만 너무 이탈리안에 가까운 방식이라고 생각을 해요.  오히려 한국 느낌은 적었습니다. 수요 미식회 커피 편에서 황교익 님이 나오셔서 연남동에 있는 '커피 리브레는 카페라고 보기 어렵다,오히려 쇼룸이나 플래그쉽 정도로 볼 수 있다'고 했을 때 무릎을 탁 쳤었습니다. 그와 비슷한 느낌을 오우야와 리사르에서 받았습니다.


황교익 님의 골목식당 막걸리 논란은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습니다. 그 일을 보며 썼던 아래의 글로 대신하겠습니다.


이제 그만 이곳을 떠날 시간이 되어 나오는 길에 테이크아웃하면  2천 원 할인이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홀에서 먹는 금액과 테이크 아웃 금액의 차이가 큽니다. 이것 역시 아주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이탈리아 카페의 가격 정책이기도 하지요. 은근 카페  곳곳에 소소한 이탈리안 카페 느낌이 잘 감춰져 있는 곳이 커피랩이기도 합니다.  


오랜시간 묵묵히 그 공간을 지켜줘서 카페의 지향점으로 어느새 자리매김한 고마운 커피랩. 앞으로도 오랜시간 그곳에 있어주길 바랍니다.

위치는 아래 지도를 참고 바랍니다.

영업은 평일 08:00~23:00, 일요일 09:00~23:00입니다.


구독자수가 200명이 되었습니다.

하고픈 말은 많은데 정리가 제대로 안되다 보니 글을 규칙적으로 쓰지 못했습니다. 필력이 부족해서겠지요.

그래도 감사하게 구독자가 200명을 넘은 모든 건 구독자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한 마음에 오랜 시간 하지 않았던 국내 카페 소개를 1군데 했습니다.

자주 쓸수 있도록 많은걸 보고 느끼겠습니다. 다시 한번 구독자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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