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흔한사람 Apr 09. 2021

땅 위의 별들에게 소망할게

이렇게도 저렇게도 그렇게도 되는 일

사라질 것 처럼 희미한 하늘의 별이 되길 소망하는 작고 무수히 많은 땅 위의 별들아


애써 까치발 들지 않아도

있는 힘을 다 해 마지막 불빛을 키워내지 않아도


너를 찾아내는 이들이 곁에 있길 바랄

 아무도 없다면  곳에서나마 내가 바랄


우리 조금만 더 이 땅에 발을 디디고 반짝이기로 해

도저히 반짝일 수 없는 날에는 축축히 젖은 심지를 껴안고 이불속으로 꽁꽁 싸매고 들어가도 돼


아무도 보지않는 애처로운 반짝임이 문득 서글플때면

깜깜한 세상을 조금만 미워하고

그럼에도 여기 발을 내리고 서있는 너를 격려해줘


우리 조금만 더 머물러볼까


하루만

하루만

또 하루만


어느날 갑자기 어쩔 도리없이 엉켜진 슬픔을

미소지으며 안아줄 날이 올지도 몰라


오늘도

머물기 위해 고생했구나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으로 섞이기 위해 애썼구나


너만큼은 알잖아

얼마나 네가 필사적인 마음인지.


벼랑끝에 아슬하게 걸어둔 네 소중한 미련들,

누구라도 마땅히 떠나고 싶을 그 숨막히는 무거움을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기적으로

번쩍 들어올려 꼭 끌어안고 싶어지기를


내가 내게 안길 수 있기를

다독이며 잠들 수 있기를


별들에게 소망할

매거진의 이전글 리차드 파커의 라이프 오브 파이와 아서 고든 핌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