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종종 어느 정류장에 머물게 된다
호감의 생경한 사람에겐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고
한 번만 볼 사람에겐 더 쉽게 잘 웃고 말을 잘하게 되고, 한 번이라고 생각했던 처음보다 두 번 세 번째의 대화가 더 어렵다.
가장 물리적으로나 생리적으로나 가까운 사람들에겐 질문을 안 하게 되고, 당신에게만 가깝고 친밀하게 여긴다는 핑계로 지나치게 솔직하곤 한다.
어떤 가족은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떤 중요한 마음들을 애틋함속에 침묵하거나 침묵하게 만든다.
어떤 가족은 함께 할 시간이 인생에서 제일 길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때로는 흘러넘치게 내버려 두기도
때로는 편두통처럼 곁에 두고 내리 괴로워하면서도
매일 쌓이는 하루의 분침처럼 방관한다.
지나고 나면
그 어떤 거리와 시간, 사람도 모두
하나의 정거장이었고
그렇게 안심하다가 문득 한 정거장에
오래 앉아있는 마음을 발견한다.
거의 매일 교도소에서 오는 15분의 전화를 받고 있다.
불가능했던 그 일은 어느새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지난 주말 3일 엄마의 전화가 오지 않았다는 사실도 몰랐고, 엄마가 아파서 꼼짝도 못 했고 아픔이 담긴 목소리가 들릴까 봐 전화를 하지 못했단 말을 동생을 통해서 들었다.
나는 엄마에게 너무 궁금한 것이 부족했고
엄마는 첫째인 나에게 미안함과 어려운 것이 여전히 많고
둘째는 모두의 속사정을 다 이해하기에 모든 마음을 듣게 되고
그래서 오랜만에 적어 본 하고 싶은 말과 할 수 없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