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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팬신드롬 Nov 16. 2024

실소(失笑)

투 샷 커피가 우습다.

벙어리장갑이 우습다.

한지에 쓴 연서가 우습다.

시원한 소나기가 우습다. 

비 갠 낮은 하늘이 우습다.

찬란한 새벽 첫 햇살이 우습다. 

10년 꼬박 쓴 일기장이 우습다. 

털 많은 2인용 소파가 우습다. 

돌담길 돌면 스며드는 전설이 우습다.

미지근한 소주가 우습다.


입김 서린 고백이 우습다. 

고백에 이슬 맺힌 꽃 봉오리가 우습다.

닻 내린 마음이 우스워

갈 곳 묶인 긴 그리움도 우습겠지.


시간이 우스워

우수수 모두 

우습다.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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