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시작_작가에게도 기획력이 필요하다

작가의 아침 루틴

by 지감성장

의식이 돌아오는 순간, 쨍하게 느껴지는 빛과 생활소음을 들으며 눈을 뜬다. 뭉그적거리지 않고 일어나 덮었던 이불을 정돈하고 욕실로 향한다. 좌 우뇌의 균형을 맞춰보겠다며 시작한 아침 왼 손 양치질은 조금 익숙해졌는지 처음처럼 목을 돌려가며 왼 손에 맞춰줄 필요가 없게 되었다. 양치하며 거울 속 나와 눈 맞추고 “사랑한다.”를 여러 번 속 말로 건네다 보면 찌뿌둥한 표정이 풀린다.


따뜻한 소금물 한 잔을 마시고 여느 때와 같이 거실 한편에 있는 책상에 앉아 아침 글쓰기를 한다. 쓰다 보면 감정을 쏟아내게 되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그림까지 그려가며 적어 내려가기도 한다. 노트 한 페이지를 빼곡히 채운 뒤 비타민 주스를 타 마시며 책장에 꽂힌 책 등 제목들을 훑는다. 마음에 닿는 한 권을 뽑아 소리 내어 읽는다. 뇌에 가장 좋은 읽기 방법 낭독이라는 글을 어딘가에서 접한 뒤로 매일 눈과 입을 함께 써서 읽는다. 작가로 살아가려면 뇌 상태가 오래오래 좋아야 하니 뇌에 좋다는 건 챙겨하는 편이다.


작가라면 글에 미쳐 쓰고, 쓰는 글이 잘 읽히도록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뇌 챙기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런데 책을 출간할 작가는 글만 잘 써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출판사가 반기는 작가는 글 보다 기획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이 팔려야 출판사가 살아남을 테니까.


그러니 아침 루틴에 ‘기획력 공부’도 넣어야겠다. 온라인 서점을 둘러보며 어떤 신간이 인기를 끄는지 어떤 분야의 판매율이 높은지, 내 관심 분야의 흐름은 어떤지 살피며 머물러 보기를 해야겠다. 책을 출간하고 싶어 투고를 했는데 거절메일을 받는 아쉬운 상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말이다.


보통은 ‘무슨 책을 쓸 것인가?’를 정한다. 하지만 책을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를 위한 책인지, 즉 독자(Target)를 먼저 정하는 것이라 배웠다. 독자가 명확해야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언어를 선택해야 하는지 정할 수 있다. 이 말은 ‘쓰고 싶은 책’이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예비작가들이 쓰고 싶어 하는 책부터 정해 시작하면 목차에서 지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주변을 보면 결국 ‘쓰고 싶은 책’에만 매달리던 들 중 몇몇은 완성하지 못하거나, 완성도가 낮아 투고해도 거절메일만 받다가 자비출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다소 허세 같은 욕심일지라도 책은 될 수 있으면 기획출판을 하기를 권하고 싶다. 그러고 보니 첫 책이 출간된 지 벌써 5년. 1년에 한 권의 책을 쓰겠노라 했던 다짐은 어디로 가고, 아직도 두 번째 개인 저서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첫 책 보다 더 어려운 것이 두 번째 책“이라는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듯 머뭇거리고만 있다. 끙차 힘을 내서, 써 둔 글들을 모아 기획부터 찬찬히 시작해 봐야겠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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