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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시작은 연기자가 되는 것

뻔뻔해지거나 당당해지거나

by 지감성장

작품을 창작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작가라고 부른다. 글을 쓰거나, 그리고 만들어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의 이름이 '작가'이다. 언젠가부터 나의 꿈은 작가로 살다 작가로 떠나는 것이 되었다. 글을 쓰는 작가이고 싶고, 나만의 그림을 그리는 작가이고 싶다.


꿈은 작가인데 누군가 '작가님'하고 불러주면 어디든 숨어 들어가야 할 것만 같았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고 대답을 하게 되지만 책이 출간되기 전에 준비과정에서 듣는 '작가님'이라는 호칭은 온몸을 간지럽혔었다. 사실 아직도 낯부끄럽고 어색하긴 하다.


나는 작가가 되는 꿈 이전에 강사가 되는 꿈을 꾸었었다. 그 꿈을 선택한 후 나는 그림을 그렸다. 단상 위에서 강의하는 내 모습을 그리고, 강의를 듣고 있는 학습자들을 깨알같이 그려 넣어 선명하게 상상하기를 반복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강사가 되었다. 그림 속의 나처럼 단상 위에서 나를 바라보는 학습자들을 향해 강의하는 내가 되었다.


작가가 되겠다는 선택을 한 후에 나는 글을 쓰는 연습을 하고 한 가지 연습을 더 했다. 책을 쓴 작가가 되면 분명 사인을 해야 할 일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사인을 만들고 작가인 것처럼 사인하는 연습을 했다. A4용지 뭉치를 가지고 사인을 하고 또 하고, 스케치북 한 권에 사인을 그리고 또 그렸다. 그렇게 사인을 연습하다가 출간될 책의 제목이 정해지고 나서는 사인하기 전에 뭐라고 적을까를 고민하면서 그 글을 쓰는 것을 또 연습했다.


"오늘 유난히 말투가 고운 당신 ***님의 하루를 응원합니다."


나의 첫 번째 저서의 제목은 <엄마의 말투>다. 그래서 실제로 말투가 곱든 아니든 "당신은 말투가 고운 사람입니다. 그런 당신의 하루를 응원드려요."하고 주입해주고 싶었다. 내가 강사가 되기 전에 강사가 된 것처럼 그림을 그려 나에게 주입하고, 작가가 되기 전에 이미 작가가 된 것처럼 사인을 하듯 독자들에게 이미 고운 말투의 엄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나는 성경 말씀 중에서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 로마서 10장 10절 말씀을 믿고 좋아한다. 이 말씀처럼 내가 간절히 원하고 꿈꾸는 것을 마음으로 그리고, 입으로 말하여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어쩌면 뻔뻔스럽게 아니면 당당하게 이미 그렇게 된 것처럼 연기하는 연기자가 먼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그림을 그렸다. 다음 꿈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된 것처럼 연기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심리성장학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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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