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에서 보내는 여행 편지 #2

To. 아빠에게

by 방자

아빠 잘 지내?? 엄마에게 편지 이야기 들었지? 내가 어제부터 하루 한통 편지 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했어! 아빠가 두 번째야. 하지만 오늘 이야기가 어제보다 더 재밌을 거야. 오늘은 조지아에 온 이래 제일 열심히 돌아다닌 하루였거든. 아침 8시 반에 하루 한번 있다는 Sighnagi-Talevi 버스를 타고 이웃마을에 가려고 일찌감치 짐을 싸서 숙소를 나왔는데, 오늘은 버스가 없다는 거야. 왜 버스가 없는지는 아무도 안 알려주고, 다른 마을로 가서 갈아타면 되는데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고. 고민하던 중 버스 정류장에서 어제와 그제 숙소 근처에서 만났던 이웃의 가이드 아저씨를 만났어. 몇 차례 와이너리 투어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 내가 비용이 혼자내긴 부담되어 절약하려고 사양했었거든. 근데 이때 딱 만나니까 마치 운명 같더라고. 그래서 그 아저씨 차를 타고 와인투어를 시작했어. 아저씨가 끝나고 Talevi(탈레비)에 내려준다고 했거든. 조지아에는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이 아저씨의 가장 큰 장점은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거지! 그래서 급 많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어! 어제가 대통령 선거였대. 어제 박물관이며 가게들이 죄다 닫혀있던 이유를 그때야 알았어. 어제 대통령 선거가 왜 오늘 버스 운행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납득하기 어렵지만 그게 이유래. 그렇게 개인 가이드를 데리고 와이너리 투어를 했고, Kaheti(카헤티)라는 내가 있는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도 듣고, 와인 만드는 프로세스며, 왜 사람들이 그렇게 와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지도 알았어. 이 곳에서 포도는 제주도 감귤 같은 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도밭이 있고, 80% 정도의 사람들이 집에서 와인을 담근다고 하더군. 조지아 전통 와인은 오크통이 아닌 Qvevri(크베브리)라는 흙 항아리에 담는 건데 옛날에 우리가 김칫독을 흑에 묻은 것처럼 바닥에 묻어서 발효시키더라고. 그게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양조법 이래. 그래서 사람들이 특별히 와인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것 같아. 3곳의 와이너리는 들렸고 8잔의 와인을 시음했어. 무료 시음도 많이 주더라고 다들 너무 친절하고 열정적으로 설명해줘서 무료 시음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추가 시음이나 구매를 하게 되더라고. 그래서 나름 와인을 과음한 듯 하지만 틈틈이 성곽이나 교회 등을 들려 바람을 쐬고 구경을 해서 그런지 멀쩡한 거 같아! 아니면 와이너리에서 가이드가 한 말 대로 숙취 없는, 설탕이라 보조물을 전혀 넣지 않는 포도 100%의 내추럴한 와인을 주로 마셔서 일지도 모르겠어. 오늘 내내 투어를 하고 있음에도 관광객이 아닌 손님 대접을 받는 것 같아 좋았어. 이 동네는 꽤 평화롭고, 비수기라 사람도 없고, 그래선지 누구나 반갑게 맞아줘. 물론 언어적 소통장애가 있지만 오래간만에 영어 쓰는 사람 만나 실컷 수다를 했더니 심심함이 가셨어. 그 아저씨랑도 그새 친구 같은 사이가 돼서 헤어질 땐 아쉽더라고. 지금을 Talevi의 게스트 하우스에 있는데, 여기도 방 3개에 침대가 8개나 있지만 사람은 나 혼자야. 어제오늘은 춥지 않고 날이 좋았는데도 비수기라 그런지 여행객은 거의 없어. 동료를 찾기 어려우니 비용이 더 드는 듯도 하지만 덕분에 귀한 대접을 받는 듯도 해. 나는 이렇게 엄청 잘 지내고 있어!! 예쁜 코카서스 산맥 사진 등을 보낼게~ 아빠가 좋아할 만한 조지아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사진으로라도 즐기길 바래! 사랑해~


2018.11.29.

탈레비에서


Georgia, Sighnagi - Mukuzani - Gremi - Tale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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