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백수를 꿈꾸다

여행자의 집 S2. - 일, 돈, 그리고 시간

by 방자

소위 백수가 된 나는 "일하지 말자", "한동안 빈둥대자"라고 다짐했지만, 도무지 가만히 있기가 힘들다. 나는 시간을 독서를 채우고, 만남으로 채우고, 교육받기와 하기, 프로젝트로 채우며 바쁘게 산다. 엄마는 무슨 백수가 집에 붙어 있는 날이 없느냐며 타박이다. 백수란 호칭의 기준이 돈벌이라면 나는 백수(白手)라 불려야 마땅하겠지만, 돈이 아니라 일이 기준이라면 온갖 데에 손을 뻗치고 있으니 다른 백수(百手)에 가까울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시간의 자유를 얻었으니 조만간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여럿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또 다른 백수(百秀)의 삶을 지향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백수는, 백수의 삶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들에게도 당당히 "나는 백수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보면 내가 사회 속에서 어느 정도 핑계를 대고 있음을 느낀다. 나의 인식과 보편적 인식이 다르다고 스스로 생각해서일까? 어차피 사람들이 내가 만들어 낸 가치를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는 사람들의 기준에서 불쌍하거나 한심하지 않은 사람이 되려 실제로는 불필요한 일들과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기도 하단 생각도 든다. 나는 좀 척하는 사람이거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사람이었나 보다. 부끄럽게..... 사실은 그냥 시간의 자유를 누리고 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백수를 꿈꾸는 사람일 뿐인데. 뭐 먹고 살 거냐고? 나는 백수여서 굶어 죽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백수가 되는 걸 두려워한 나머지 전전긍긍하다 스트레스 수치를 높이고 몸을 상하고 성격을 버리는 사람은 수없이 봤어도...


#일 #백수 #타인의 시선 #돌체 파르나인 #2014. 2.


이전 01화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