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집 S2. - 일, 돈, 그리고 시간
재밌는조합의 활동은 오묘하게 일과 놀이의 경계에 있다. 스터디로 시작했으나 배움의 다른 장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고 모임은 프로젝트팀이 되었다. 나는 스터디를 통해 디자인 싱킹의 정수는 오픈되고 긍정적인, 실험적이고 개선되는 사고를 가진 사람이 그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에 있을 때 발현될 수 있는 것이고 그 환경에는 무엇보다 비슷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점차 깨달아갔는데, 그것을 머리로 알게 되었다고 해도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내가 디자인 싱킹이라는 용어로 언급하지 않았더라고 과거의 창업과 조직운영을 경험하면서 무수히 지향해 왔던 것이나 도달하지 못한 이상(理想)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팀이 그러한 지향점을 공유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은 하나의 도전이다. 팀빌딩. 그것은 일상에서 중요하다고 언급되나 많은 업무적 상황에서는 술을 통한 아이스브레이킹이라던지 암묵적으로 일방적인 의사소통의 방법을 수용함으로써 시간적, 금전적 투자가 대체되는 요소이다. 재밌는조합은 그러한 면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구성원 누구도 조직을 통한 시급한 문제 해결이라던지 금전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다들 각자의 전문적 분야를 가지고 있었기에 기술 연마를 위한 투자가 크게 필요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움직였고 각자 되는대로 참여했다. 이것은 연결을 느슨하게 했지만 연결이 끊어지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서로를 알아갔고 인정하게 되었다. 서울대공원에서 활동가들을 위한 공간을 디자인하는 <주인공>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수차례 공무원들과 이야기를 하며 새삼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 간의 효과적 소통에 대해 배웠으며, 내부적으로도 인정과 조화를 배우게 된 것 같다. 동물원 원장님은 우리가 그룹으로 움직이니 미어캣 같기도 하고, 재밌는조합인 동시에 잼난좝(JOB) 같다고 하셨다.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일을 돈 안 받고 봉사도 아니고 놀이로 하냐고도 했다. 우리에게는 딱히 무어라 쉽사리 정의 내릴 순 없지만 뭔가 매력적인 느낌. 잘 표현한다면 더욱 매력적 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놀이와 일의 경계에 서 있다. 그 경계에서의 조심히 발란스를 맞춰야 하는 줄타기 같은 상황이 큰 재미이자 매력인지도 모르겠다. 재밌는조합이 감정적으로는
놀이, 경제적으로는 지속가능성을 갖춘 일로 더 진화해 갈 수 될 수 있을까? 우리의 미래가 궁금하다.
#재밌는 조합 #서울대공원 주인공 프로젝트 #일과 놀이의 경계 #201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