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제도에 대한 철학적 고찰 1

자연스런 바람에 - 2부. 우리를 꿈꾸다

by 방자
You're put on this world to do your thing.
I put on this world to do my thing.
If percentage our things do meets, that's groove..


나는 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멜로에도 무심하고 신파에 눈물짓지 않을 이성적인 년인 양 바라보지만, 사실 나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로맨티시스트란 것을.


내가 그와 1년간 여행을 떠날 거라고 했을 때 주변에서 결혼에 관해 이야기했다. 먼저 결혼을 하고 떠나라는 거였다. 사람들은 결혼이라는 하나의 단어를 언급했지만, 그 단어는 당연히 혼인신고결혼식의 두 가지 큰 맥락 안에 수많은 절차를 포함하고 있었다. 온갖 허례허식과 법적 절차에 대한 반감이 있는 나는, 결혼을 통한 새로운 관계의 시작에 대한 설렘보다 <식>의 앞뒤로 찾아올 온갖 어려움에 대한 상상에 울렁증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그건 내가 원하는게 아닌 것 같다고 내 소신을 밝혔다. 말은 안 했지만, 여행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생각만으로도 정신없고 피곤한 행사에 한 푼이라도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혼인신고라도 하고 가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한동안 혼인신고의 의미가 무엇인지 딱히 감이 잡히질 않았다. 혼인신고가 결혼식보다는 품이 덜 든다는 판단은 들었지만, 딱히 의미 있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바빠서 여행 준비도 제대로 못 하는 현실에 뭔가 해야 한다는 사실이 번거롭게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수차례 이런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자 나는 혼인신고와 책임의 관계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혼인신고를 함으로써 서로가 책임을 지는 관계가 되는 것이고 안정이자 보험 같은 것이라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보다는 나를 위한 제도라는 듯이. 정말 그런 걸까?


나이를 허투루 먹은 양 내가 아직 뭘 모르고 철이 없어 이러는 거라는 주변 사람들의 안타깝다는 눈초리가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건 단지 철없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나라고 이 나이를 먹도록 주변에서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결혼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 리 없지 않은가. 그냥 다른 것이다. 타인의 눈에 모자라 보일지언정 나로서는 이렇게 말하는 게 자연스러운 나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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