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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여행 (2007)

2020년에 돌아보는 2007년 여행

by Blue Bird
Hollywood Walk of Fame

2006년에는 가족여행은 없었다. 혼자서 짧게 캘리포니아에 다녀왔다. 샌디에이고에서부터 차를 빌려 LA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운전했다. 샌디에이고 위쪽의 이름 모를 바닷가, 할리우드, UCLA 등에 들렀었다. 샌디에이고의 바닷가는 날씨가 좋고 한적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아메리칸 아이돌이 열렸다. UCLA 앞에서는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마신 기억뿐이다. 소피가 왜 안 갔는지 자세히 기억이 안 난다. 결혼 전에는 혼자서도 여행을 많이 다녔으니 '어디 혼자서라도 한번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갔다. 혼자 하는 여행은 가족여행과는 많이 다르다. 말은 점점 없어지고, 생각은 점점 많아진다. 좀 더 자유롭지만, 좀 덜 재미있다. 나이 들어서는 가족여행이 더 나을 듯싶다.


샌디에이고 인근의 바닷가

평생 잊지 못할 에피소드 하나가 이때 생겼다. LA에서 하와이로 오는 날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 했었다. 마지막 숙소는 UCLA 앞이다. 길이 익숙지 못하고 새벽이라 가기 전날 미리 호텔에서 LAX 공항 가는 길을 눈여겨보아 두었다. 일부 구간은 답사까지 했다. 출발 당일, 해뜨기 전 하이웨이에 진입한 후 한참을 신나게 달렸다. 일출시간을 앞두고 하이웨이를 달리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다. 목적지가 안 나오는 것이었다. 아~ 하이웨이를 반대로 타고 있었다. 사태를 파악하고 차를 돌릴 때쯤에는 이미 말리부까지 와 버렸다.


허겁지겁 뒤늦게 공항까지 갔지만 비행기는 이미 떠난 뒤였다. 결국 회사에 연락해 하루 더 휴가를 내고 공항 인근 호텔을 예약했다. 쇼핑센터에서 수영복을 하나 샀다. 쇼핑센터 구경하고, 밥 사 먹고, 호텔에서 수영하면서 본의 아니게 하루를 푹 쉬었던 아름다운 기억이다. 그때 네비를 가지고 다니지 않은 모양이다. 네비가 없음으로 인해서 하루를 더 쉴 수 있었던 것이다.


폴리네시안 컬처 센터
하와이 주립대학 마노아 캠퍼스
오아후 차이나 맨스 햇 근방 공원

2006년에는 장모님이 하와이에 방문하셨다. 그래서 주말마다 구경시켜드리느라 하와이 내 여러 곳을 다녔다. 와이키키, 카할라, 팔리, 시청 앞 크리스마스 퍼레이드, 펄 하버, 뵤도인 템플, 돌 파인애플 농장, 카일루아, 폴리네시안센터, 하와이대학, 해돋이... 3개월 정도 체류하셨다. 2007년 4월에는 회사에서 출장 겸 팀원들과 짧게 마우이에 방문했다. 이아오계곡과 할레아칼라를 방문했다.


2007년에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LA)에 갔다. LA 여행을 하게 된 것은 세라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하는 CTY (Center for Talented Youth)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것이 계기다. 6월 말에 세라를 데려다주고 7월에 소피와 함께 아이를 픽업하러 가는 길에 LA 여행을 겸하는 스케줄이다. 세라가 아직 어려서 하와이에서 LA의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 (Loyola Marymount University)까지 혼자 찾아가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하루 먼저 출발해서 샌타 모니카를 구경하고 학교에 찾아가서 세라를 픽업했다. 할리우드, 비버리 힐스, 그리피스 팍, 패사디나 미술관, 코리아타운 등에 간 것 같은데 다녀온 후 여행기를 남겨놓지 않아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몇 년 전 하와이에서 LA로 이주한 직장 동료와 만나 식사를 하기도 했다. 코리아타운은 생각보다 넓었지만, 한국의 70년대에서 시간이 멈춰진 분위기였다.


디즈니랜드


세라를 위해 랜트카를 해 디즈니랜드에도 갔다. 13년이 지난 지금 디즈니랜드에 관해 생각나는 건 끊임없이 줄을 섰던 것과 레몬 슬러쉬를 마시다 머리 아파 고생하던 것이다. 날이 뜨겁고 목이 마른 상태에서 살얼음이 둥둥 떠있는 레몬 슬러쉬를 한 모금 들이켰는데 쨍~ 하는 소리가 머릿속에서부터 울려 퍼지며 머리가 깨질 듯 아팠던 경험. 세라와 소피가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한쪽 벤치에 앉아서 한동안 심호흡하던 일이다. 이때부터 너무 차가운 것 마실 때 항상 조심하게 됐다.

카우아이 타로 밭

2007년 11월에는 카우아이에 여행 갔다. 카우아이는 나무와 풀이 많고, 푸릇푸릇했고, 자연 그대로였다. 사람은 많지 않았고, 2차선 도로와 외나무다리, 활개 치는 야생 닭은 많았다. 아카카 폭포를 구경하고, 세라가 원하는 대로 어딘가에 가서 말을 타기도 했다. 오아후의 호놀룰루보다는 더욱 하와이다운 곳이 카우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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