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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SJ Jul 16. 2021

10일간의 자가격리도 끝이 보인다

어디에도 말하지 못했던 코로나 일지 (4)



응급실에 다녀온 뒤 나는 안정을 좀 찾았다. 어쩌면 파라세타몰(해열제) 링거를 맞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고서야 심적으로 안심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응급실을 다녀온 다음 날, 자가격리 3일 차인 이 날은 날이 맑았다


내 방에는 작은 창문이 하나 있지만 창문을 열면 밖이 아닌 patio(중정)이다. 그 공간에 엘리베이터도 움직여서 늘 먼지가 많이 날리다 보니 창문을 열고 생활하는 때는 거의 없다. 그래도 이 창문이 있는 덕에 ‘오늘 날씨가 어떤지’는 대략 알 수 있다


물론 밖이 보이는, 바깥과 연결되는 그런 창이었으면 100배는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다음에 이사를 하게 되면 꼭 그런 방을 구할 거다. 아니 가급적이면 작은 테라스라도 딸린 방을 찾아야겠다





증상이 나타난 지 10일 차, 자가격리 3일 차인 이때부터는 체온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8시간 간격으로 파라세타몰을 먹고 있긴 하지만, 그 전에는 늘 37도대를 유지했는데 이제는 35-36도 대로 정상 체온을 유지했다


어릴 때 종종 미열이 있었어서, 늘 나는 기초 체온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매일 툭하면 열을 재어보니 나는 생각보다 기초체온이 낮은 듯하다 (7주가 지난 지금도 가끔 체온을 재는데 보통 35.9도 정도가 나온다)


열은 없지만 아직 숨을 깊게 쉬면 가슴이 뻐근하고 가끔은 콕콕 찌르는 느낌이 난다. 아침에는 목 안쪽으로 가래가 느껴져 쉰 목소리가 나온다. 빈도는 많이 줄었지만 기침도 여전히 나온다. 그래도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몸은 조금씩 좋아졌다


이면지에는 매일 체온과 증상, 약 먹은 시간을 기록했다. 이틀 간격으로 전화하는 보건소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도 종이 한편에 적어두곤 했다


며칠 전만 해도 가장 궁금한 건 “큰 문제가 없는 건지”, “언제까지 이 통증이 계속될지”였는데 지금은 “정확히 언제부터 밖에 나가도 되는지”가 궁금한 걸 보니 확실히 많이 좋아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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