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노자가 되고 싶은 해외생활 꼬꼬마의 삶
2018년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던 밤. 나는 한국에서의 생활을 모두 내려놓고 스페인 발렌시아에 왔다. 2007년 첫 유럽여행 때 바르셀로나에 홀딱 반해 늘 스페인에서의 삶을 꿈꿔왔지만 어디 꿈이 그렇게 쉽게 현실이 될 수 있던가. 현실적인 상황들에 의해 나의 스페인 행은 꽤나 늦어졌다.
그렇다고 10여년 사이에 스페인에 전혀 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나는 1-2년에 한번씩은 꼭 스페인에 여행을 오곤 했다. 발렌시아는 2013년 여행에서 잠시 들른 도시였다. 그 때는 나중에 내가 이 곳에서 살게될 것이란걸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다.
처음에는 바르셀로나를 꿈꿨지만, 살아남기 위해 당장 언어부터 학습해야하는 나에게 바르셀로나는 썩 좋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그 곳에는 관광객을 포함한 너무 많은 사람들, 또한 너무 많은 한국인들이 있었다. 또 다른 작은 도시에 비해 바르셀로나는 물가가 꽤나 높은 편이다.
그래서 2011년에 여행했던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말라가로 갈 예정이었는데 어찌저찌 하다보니 나는 결국 예상치 않았던 발렌시아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어찌저찌 머물게 된 이 도시를 제법 좋아하고 있다. 역시 앞 일은 모르는거다.
'거기 가니 뭐가 제일 좋아?'라는 친구들의 물음에 나의 답변은 그때그때 달랐던 것 같다. 질문을 한 친구와 대답하는 나의 궁극적인 목적에 따라 특히 답은 달라졌던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로, 학생으로 해외생활을 시작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더이상 카톡, 핸드폰의 노예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하던 10년동안 나는 늘 손에 핸드폰을 쥐고 예민하게 반응해야 했으니깐.
발렌시아로 선택해서 가장 좋은 점은 이 작은 도시는 많은 곳을 걸어서 갈 수 있고, 사람들이 무척이나 친절하다는 것이다. 물론 저렴한 물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유럽에 있어서 가장 좋은 점은 이제 유럽여행을 할 때 두어시간만 비행기를 타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곳에 오기 전에는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여행을 정말 많이 해야지-생각했었는데, 사실 여기 와서 생활하다보니 그게 또 쉽지만은 않다. 나는 지금 직업이 없고 모아둔 돈을 계속 까먹고 있는 학생이니 말이다.
그래도 하루의 일상을 조금 더 여행처럼 바라보고, 설레어 하는 지금. 나는 이 곳 스페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