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시는 기업 중심으로 지향되어야 하는가?

법을 따르되, 시장을 읽고, 기업의 입장을 잊지 말자.

by 꽃돼지 후니

공시는 단지 정보를 나열하는 행위가 아니다.
이제 공시는 기업이 시장과 어떻게 소통하고, 미래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대한 전략적 행위다. 과거에는 공시가 단순히 규제를 준수하고, 실적이나 계약 등 기정 사실을 전달하는 ‘사후 보고’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기업이 중심이 되어 자신의 미래 전략과 비전을 시장에 설명하는 ‘주도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왜 기업 중심의 공시가 필요한가?
첫째, 기업가치 제고와 신뢰 형성 때문이다. 기업이 단지 수치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왜 그 목표를 설정했고 어떻게 실행해 나갈 것인지,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직접 설명하는 구조가 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결과가 아니라 방향성과 의지까지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진정성 있는 자율 소통이 시장을 더 건강하게 만든다.
형식적으로 ‘의무’를 채우는 공시보다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기 사업의 핵심 지표, 성장 전략, 자본 효율성, 주주환원 방안을 설명하는 것이 훨씬 투자자와의 신뢰를 쌓는 데 효과적이다. 공시의 강제성보다 진정성이 더 중요해진 시대다.


셋째, 투자자의 판단력을 높이는 정보 제공이다.
단순히 발생 사실만 열거하는 것보다, 기업의 중장기 전략과 밸류업 계획, ESG 방향성 등을 함께 알릴 때, 투자자는 수치 너머의 맥락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기업에 대한 시장의 이해도와 신뢰도를 높인다.


실제로 최근 금융당국이 권장하고 있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목표와 실행 계획을 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공유하는 흐름.
이는 단순히 ‘공시 건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목소리’를 시장 중심에 놓는 구조다.

결국 공시는 이제 기업이 시장에 자기 철학과 전략을 설득하는 하나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
단순 보고가 아닌, 전략적 설계.
그것이 바로 지금, 공시가 기업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이유다.


공시는 단순한 의무가 아니다

공시는 기업의 ‘공식적인 말’이다. 시장과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상황을 설명하며, 신뢰를 쌓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공시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기업의 전략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활용되어야 하는 도구다.

IR담당자의 입장에서 공시는 ‘언제’, ‘어떻게’, ‘무엇을’ 말할지가 중요하다. 단순히 의무적으로 처리할 게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 그 정보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시점과 방식이 효과적인지 판단하는 것이 IR의 전략적 역할이다.


공시에도 흐름이 있고, 맥락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한다.
공시는 기업 중심으로 지향되어야 한다.

마인드맵 (6).png

공시는 ‘법’이 아니라 ‘전략’이다


1) 규제는 지켜야 하지만, 판단은 기업이 해야 한다

물론 공시는 금융감독원과 거래소 기준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은 의무사항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의무가 아닌 선택공시의 영역, 혹은 타이밍과 문구의 조절 등 기업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은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실적 전망 공시(공정공시)는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

주주총회 안건 변경, 일정 변경 등도 정보 공개 시점과 표현 방식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진다.


이처럼 IR담당자는 기업의 전략과 상황을 고려해, 공시가 가져올 파장을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최적의 타이밍과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공시의 양면성: 긍정적 공시 vs 부정적 공시

공시는 모두 같아 보이지만, 시장은 내용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그래서 IR담당자는 단순히 공시를 ‘정리해서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공시의 내용을 전략적으로 해석하고 방향을 설정할 줄 아는 기획자여야 한다.


✅ 긍정적 공시의 전략

신사업 진출, 수주 계약, 실적 호조, 투자 유치 등은 기업 이미지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다.

이럴 때는 공시와 동시에 NDR(Non-Deal Roadshow), 애널리스트 대상 브리핑, 보도자료 활용 등 복합적 커뮤니케이션을 병행해야 한다.

즉, 공시를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바꾸어야 한다.


예시: D사는 수주 공시 후 기관 NDR을 즉시 진행하고, IR보도자료를 통해 기술적 강점과 전략적 의미를 강조함. 결과적으로 단기 주가 상승은 물론, 기관 수급 유입 효과도 발생.


⚠️ 부정적 공시의 대응

실적 악화, 주요 인력 퇴사, 재무구조 이슈, 내부통제 실패 등은 시장에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단순 공시로 끝내는 게 아니라 ‘충격 완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구체적 대응 방법:

부정적 정보의 ‘맥락’을 설명한다
→ “이익 감소는 일회성 비용 때문”, “비용 증가는 R&D 확대에 따른 장기 투자” 등


향후 대응 전략을 같이 제시한다
→ “다음 분기 수익 개선 계획”, “대체 인력 영입 계획” 등


질의응답을 통해 해석의 여지를 줄인다
→ 주요 기관 대상 NDR 또는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콜을 통해 사전 대응


예시: 중견기업 S사는 분기 적자 전환 공시 이후, IR자료에 손실 원인을 상세히 기재하고, 대표가 직접 컨퍼런스콜에서 회복 계획을 설명. 그 결과 주가는 일시 하락 후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음.


공시는 시장 환경과 기업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1) 같은 내용도 시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동일한 실적 감소 공시라도 경기 침체기와 호황기에는 시장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
이런 맥락을 무시하고 공시를 내면, 기업은 정보는 전달했지만 신뢰는 잃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2) IR담당자의 역할은 정보 전달 그 이상이다

공시는 사내에서 법무팀이 쓰고, IR이 정리하는 단순 보고서가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대외 메시지’이며, IR담당자는 그 메시지를 경영진의 의도와 시장의 기대 사이에서 조율하는 사람이다.


공시는 말이 아니라 전략이다

공시는 단순히 ‘법을 지키는 문서’가 아니다.
공시는 기업이 시장에 내보이는 전략적 언어다.

긍정적 공시는 확실하게 활용하고,

부정적 공시는 정직하게 설명하며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든 공시가 기업 중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법을 따르되, 시장을 읽고, 기업의 입장을 잊지 말자.
그게 바로 IR담당자의 진짜 공시 전략이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1화상장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