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이펙트

새로운 혁명의 서막

by 꽃돼지 후니

2025년은 스테이블코인 혁명의 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단순히 암호화폐 생태계 내부에서 사용되는 도구가 아니라, 이제는 전 세계 금융·결제·정책·산업의 구조를 흔드는 거대한 파도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2025년 5월 한 달 거래량이 6,250억 달러에 달했고, 시장은 2030년 3.7조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Visa나 PayPal 같은 전통 결제 네트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들을 잠식하거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 인터넷 이후 ‘정보’, 스마트폰 이후 ‘모바일 경험’이 세상을 바꿨듯,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와 신뢰의 질서’를 다시 쓰고 있다.


신뢰를 둘러싼 경쟁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핵심 경쟁 구도는 ‘신뢰 vs. 네트워크 효과’로 요약된다.

USDC(써클)는 철저한 투명성과 규제 친화성을 무기로 기관과 전통 금융권의 기본 옵션이 되었다.

USDT(테더)는 빠른 속도와 범용성을 무기로 제도권 밖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구도는 단순히 민간기업의 경쟁이 아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설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가 경제 전략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달러 패권, 신흥국 통화주권, 나아가 국제정치 구도의 변화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권의 반격과 하이브리드 미래

2025년 미국에서 통과된 GENIUS Act는 규제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은행과 기관이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싱가포르, 홍콩, 일본, 한국 역시 자체 규제 체계를 구축하며 규제 도미노 현상을 만들고 있다.

이 규제는 단순히 “컴플라이언스 준수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신뢰를 제도화하고, 신뢰를 인프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신뢰를 장악하는 자가 결국 글로벌 금융 패권을 장악한다.


여기에 JP모건, 페이팔, Fiserv 같은 전통 금융·결제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과 ‘입금토큰(Deposit Token)’을 들고 뛰어들면서, 우리는 “디지털 자산이 전통 금융과 깊숙이 통합되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아시아와 신흥국의 실험장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험하는 곳은 아시아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국제 금융허브로서 빠르게 규제를 정립하며 글로벌 자본을 흡수하고 있고, 일본과 한국도 제도화 경쟁에 나섰다.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결제·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실험하고 있다.


신흥국의 상황은 다르다.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등에서는 통화 가치 폭락과 은행 시스템 붕괴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실물 결제 수단이자 생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혁신’이 아니라 ‘필연’에 가깝다. 화폐가 기능을 잃었을 때, 스테이블코인이 남는 것이다.


기회와 리스크의 공존

스테이블코인이 만들어내는 기회는 분명하다.

즉시 결제와 글로벌 송금 혁신: 송금 비용을 90% 이상 낮추고 실시간 결제를 가능케 한다.

금융포용성 확대: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도 글로벌 금융망에 접근할 수 있다.

24/7 금융 활동: 주말·야간에 멈추는 전통 금융과 달리, 항상 열려 있는 시장을 만든다.

전통 금융과의 연결: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을 기반으로 머니마켓펀드와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씨티보고서.png 분산원장 기술(DLT)과 디지털 자산은 담보 이동성을 개선하고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 - 출처:Citi Securities Services Evolution 2025

그러나 동시에 리스크도 존재한다.

금융 안정성 위협: 페그 붕괴나 담보 자산 운용 실패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

은행 예금 유출: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이 이동하며 전통 은행의 대출·유동성 기반이 약화된다.

신흥국 통화주권 위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달러화 의존도를 강화하고, 신흥국의 자본유출을 심화시킨다.

규제 분산: 각국 규제가 다르면 자금이 규제 회피 지역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불균형을 만든다.


즉, 스테이블코인은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품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국가와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


스테이블코인 이펙트 – 새로운 문명의 충격

산업혁명은 증기기관과 전기를 통해 인간의 노동과 생산 방식을 바꿨다.
아이폰은 손 안의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생활 방식과 산업 구조를 뒤흔들었다.
ChatGPT는 인공지능의 실질적 대중화를 통해 지식 노동과 창의성의 패러다임을 흔들었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같은 계열의 “문명적 충격”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본질은 신뢰를 디지털화하여 실시간으로 교환 가능한 자산으로 만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결제 혁신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질서 재편이다.


앞으로 5년, 누가 이 신뢰를 장악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권력 구도와 금융 질서가 달라질 것이다.
기업·기관·국가는 더 이상 방관자가 될 수 없다.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인터넷을 거부하거나 스마트폰을 무시한 것과 같은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이펙트”는 단순한 금융 혁신이 아니다.
그것은 산업혁명, 아이폰, ChatGPT와 같은 계열에 놓이는, 인류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다.

산업혁명은 기계로 인간의 노동을 재정의했고,

아이폰은 모바일 경험으로 인간의 삶을 재구성했으며,

ChatGPT는 인공지능을 통해 인간의 사고와 창작을 확장했다.


그리고 이제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와 신뢰를 재정의하며, 전 세계 정치·경제·사회·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앞으로의 10년은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며, 규제하고, 통제하는가”가 국가와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주변부의 기술이 아니다. 글로벌 질서를 재편하는 새로운 중심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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