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신뢰 질서와 금융 혁신 주도

디지털 시대의 신뢰 질서와 금융 혁신은 새로운 기업이 주도해야 한다

by 꽃돼지 후니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리포트에서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일곱 가지 위험요소를 경고했다.

①언스테이블 코인, ②코인런, ③예금자보호 부재, ④금산분리 훼손, ⑤자본 유출,

⑥통화정책 약화, ⑦은행의 자금공급 기능 축소


이러한 주장은 중앙은행이 통화안정성을 수호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제기할 수 있는 우려다. 그러나 문제는 “안정성 중심의 사고가 혁신의 속도를 제한한다” 는 점이다.


디지털 금융의 본질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를 재설계하는 일이다. 이제 신뢰는 제도나 권위에서 오지 않는다. 코드, 알고리즘, 네트워크 투명성이 신뢰의 새로운 기반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금융회사는 여전히 중앙집중적 구조와 복잡한 승인 체계 속에서 혁신의 속도를 스스로 늦추고 있다. 반면, 신생 기업과 스타트업은 기술적 실험을 통해 빠르게 신뢰를 증명하며 ‘금융의 주체’를 기관에서 사용자와 개발자 중심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의 ‘창조적 파괴’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7가지 위험요소와 그 한계

한국은행이 제시한 일곱 가지 위험요소는 금융 안정성의 시각에서는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의 속성과 글로벌 흐름을 고려하면 이 우려는 기술적 해법과 제도적 보완을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영역이다.

한국은행의 7가지 위험.png 한국은행의 7가지 위험요소를 해외사례를 접목

이처럼 각 위험요소는 “금지”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세계 주요국은 스테이블코인을 통제의 대상이 아닌 신뢰의 기술로서 제도화하고 있다.


해외의 신뢰 구조 혁신 사례


1. 미국 – 투명성과 시장규율

미국은 규제보다 감시 가능한 구조를 우선시했다.
Circle(USDC)과 Paxos(PYUSD)는 모든 준비금 내역을 공개하고,
감사기관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의무화했다.
결과적으로 SVB 사태에서도 디지털 신뢰 회복 속도는 전통은행보다 5배 이상 빨랐다.


2. 유럽 – MiCA를 통한 제도적 수용

유럽연합은 2024년 MiCA(Markets in Crypto Assets)를 발효시켜 스테이블코인을 공식 금융상품으로 등록했다. 발행자는 자산보유증명·리스크 공시·보호계좌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발행-유통-보관의 분업 구조가 명시되었다.
이는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혁신을 제도권에 편입시킨 모델이다.


3. 싱가포르 – 신탁 중심의 보증형 모델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스테이블코인을 신탁계좌에 100% 예치하도록 의무화했다.
모든 예치금은 은행 외부에 별도로 관리되며,
이 구조 덕분에 코인런이나 유동성 위기 발생 시에도 시스템적 리스크가 거의 없다.


4. 일본 – JPYC 프로젝트

일본은 민간 메가뱅크들이 참여한 JPYC(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을 추진 중이다.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이 협력해 발행, 유통, 커스터디를 분리하여
금산분리 원칙과 혁신을 동시에 충족시킨 선례로 평가받는다.



창조적 파괴와 신뢰 질서의 재편

기존 금융회사 중심의 신뢰 논리는 구조적으로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첫째, 조직적 관성과 이해상충이 심각하다. 금융회사는 안정과 규제를 중시하지만, 그만큼 변화에 둔감하다. 복잡한 승인 절차, 보수적 의사결정 구조, 내부 정치 등은 혁신의 속도를 결정적으로 늦춘다. 결국 리더십은 위험 회피로 기울고, ‘창조적 파괴’는 내부 저항에 막혀버린다.


둘째, 규제 중심 신뢰의 한계가 분명하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진입장벽은 높아지고, 혁신은 둔화된다. SVB와 FTX 사태는 기존 금융 및 감독체계에 대한 맹신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 반면, 기술 기반의 네트워크 신뢰는 위기 시 더 빠르고 투명하게 대응한다.


셋째, 신생기업의 신뢰 구축 사례는 이를 증명한다. USDT, USDC, DAI 등은 대형 금융기관의 지원 없이도 전 세계 신뢰와 거래 규모를 단기간에 확보했다. 투명한 데이터 공개,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검증, 커뮤니티 주도의 감시 구조가 새로운 신뢰의 표준을 만들었다. 결국 신뢰는 이제 제도보다 기술, 권위보다 투명성에서 비롯된다.


혁신은 안정된 제도를 무너뜨리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질서가 탄생한다.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는 금융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의 신뢰: 중앙은행·규제·명성 중심

현재의 신뢰: 코드·투명성·커뮤니티 중심

미래의 신뢰: 분산된 네트워크의 집단지성


기존 금융회사가 지닌 신뢰는 제도적 권위에 의존한다. 반면, 새로운 기업과 스타트업은 검증 가능한 데이터로 신뢰를 창조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혁신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구조의 진화다.

DAO, 오픈소스 커뮤니티, 탈중앙 검증 시스템은 신뢰의 주체를 기관에서 사용자·시민·네트워크로 확장시켰다.

즉, 신뢰의 민주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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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신뢰의 중심은 기술과 사람이다

한국은행이 우려하는 위험요소들은 모두 기존 패러다임의 언어로 설명된 리스크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금융은 위험의 제거가 아니라 관리의 재설계를 통해 발전한다.


통제에서 투명성으로 – 중앙통제 대신 실시간 공개형 데이터 구조.

독점에서 분업으로 – 발행, 유통, 보관의 역할을 분리한 구조적 신뢰.

규제에서 협력으로 – 중앙은행과 민간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모델.


이제 신뢰의 중심은 더 이상 제도나 기관이 아니다. 투명한 코드, 검증 가능한 네트워크, 그리고 실험하는 기업가 정신이 새로운 신뢰의 기둥이다.


결국,

“디지털 시대의 금융혁신은 기존 금융회사가 아닌,
새로운 기업과 스타트업이 창조적 파괴를 통해 신뢰의 질서를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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