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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이 실제로 믿고 오래 들고 있게 하기 위한 전략

IR은 방어가 아니라 신뢰 구축의 기술이다

by 꽃돼지 후니

기업의 주가는 기업이 만들어 낸 결과물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국내처럼 유동성이 얇은 시장에서는 소수 개인 계좌의 반복적인 매집·매도, 허수성 호가, 공매도 활용 패턴만으로도 가격이 들썩인다. 이는 단순한 변동성 수준을 넘어 시장 교란·악의적 시세조종 패턴과 맞닿아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는 회사도, 다수의 선량한 주주도 아닌 장기 기관투자자다.

기관은 높은 수준의 투명성·일관성·검증 가능성을 요구하며, 주주구조가 불안정하거나 수급 변동성이 과도하면 쉽게 진입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IR의 역할은 단순히 “주가가 왜 움직이는지 설명하는 창구”가 아니라, 기관이 믿고 오래 들고 있을 명분과 확신을 제공하는 시스템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왜 소수 계좌의 거래로도 시장이 왜곡되는가 – 현실 진단

소형·중형주에서는 다음 요건이 겹치면 가격이 쉽게 흔들린다.

거래량이 낮아 소량 주문으로도 호가 단층이 생김

개별 계좌가 반복 패턴을 만들어도 가격이 연속적으로 흔들림

공매도 가능 종목의 경우, 의도적 매도 압력으로 심리적 패닉 유발

뉴스 없는 급등락이 발생하면 시장은 기업 탓으로 오해


특히 악의적 세력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만들고 → 개인 매수세 유입

고점에서 털어내고 → 급락을 유도해 패닉 매도 발생

다시 바닥에서 회수하며 → 반복적 수익 창출


이는 회사의 가치와 무관한 가격 교란이며, 기업의 근본적 펀더멘털을 훼손하지 않아도 주가는 충분히 망가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주가 통제”가 아니라 시장 교란으로부터 회사의 신뢰를 지키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관투자가는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가

기관은 개인과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움직인다. 그들은 주가 변동성이나 커뮤니티 이슈가 아니라 다음을 본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공시·자료 공개

전략·재무·지배구조가 논리적으로 정합한가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스토리가 실제 숫자로 연결되는가

ESG·리스크관리 체계가 존재하는가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투명하게 행동하는가


즉, 기관은 “얼마나 많이 말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말했는가를 본다.

따라서 IR 전략의 핵심은 노이즈가 아니라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한 ‘투명성의 일관성’이다.


IR이 반드시 구축해야 할 3대 시스템


1) 모니터링 시스템 – 이상 징후를 ‘기록’하라

뉴스 없는 급등락

특정 계좌군 반복 매매

공매도 잔고의 급증

특정 시간대 인위적 호가 누적


이러한 패턴을 발견하면 IR–법무–컴플라이언스가 함께 “이상 거래 관찰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는 규제기관 문의 시 기업의 방어 근거가 된다.

모니터링은 주가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거버넌스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막이다.


2)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 ‘주가가 아니라 펀더멘털’을 말하라

가격 변동 시 IR이 말할 수 있는 최적의 문장은 다음이다.

“주가 변동과 관련해 추가 공시할 중요 정보는 없습니다.”

“회사는 단기 수급보다 중장기 전략·실적에 집중합니다.”

“주가의 단기 움직임은 회사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세력이 있다”

“주가를 방어하겠다”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저평가다, 곧 오른다”

이런 말은 모두 시세 관여 오해를 만들고, 기관은 바로 떠난다.


3) 규제기관·기관투자가 연계 – 투명성을 ‘외부로 확장’하라

거래소·금감원에 이상 패턴 문의

요청 시 즉시 자료 제출

장기 기관투자자와 별도 브리핑(NDR) 진행

분기마다 전략·실적 업데이트 공유


기관은 기업이 생각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규제기관과 협조하는 모습을 신뢰한다.


정면 돌파가 정답이다 – 우회 전략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

주가가 흔들릴 때 일부 회사는 한다.

커뮤니티 모니터링

소액주주 위로성 메시지

문제를 개인 투자자 탓으로 돌리기

“일단 조용히 지나가자”는 회피

그러나 이 방식은 시간이 갈수록 기업의 신뢰를 훼손하고 기관 진입을 더 어렵게 만든다. 정답은 단 하나다.

“주가 조작 가능성에 휘둘리지 말고, 투명성·공시·펀더멘털이라는 정면 돌파 전략으로 기관의 신뢰를 쌓아라.”

기관이 오래 들고 가는 기업은 모두 다음 공통점을 갖는다.

수급 교란이 와도 미동하지 않는다

펀더멘털로만 말한다

자료를 일관되게 제공한다

규제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장기 투자자 기반이 두텁다

즉, 주가 변동성보다 더 강한 ‘기업 운영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기업이 결국에는 더 높은 밸류와 더 안정적인 주주구조를 갖는다.


기관이 믿는 회사는 ‘투명성으로 버티는 회사’다

단기적으로는 소수 개인의 악의적 매매가 시장을 흔들 수 있다. 그러나 기관은 절대 거기에 휘둘리지 않는다.

기관이 보는 것은 단 하나다.

“이 회사가 앞으로 5년, 10년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가?”

가격이 요동치는 순간에도 공시·전략·실적·지배구조·ESG·IR이 일관된다면 그 회사는 어떤 단기 교란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결국 기관이 오래 들고 가는 회사의 기준은 명확하다.

피하지 않는다

비밀스럽게 움직이지 않는다

꾸준히 공개한다

숫자로 설명한다

정면으로 대응한다


이 원칙을 지키는 기업은 단기 변동성의 피해자가 아니라, 장기 신뢰의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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