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사람을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게 만드는가?
1938년,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야심 찬 질문을 하나 던졌다.
"무엇이 사람을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게 만드는가?"
그들은 두 그룹의 남성을 선택했다. 268명의 하버드 2학년생들, 그리고 보스턴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에 살던 456명의 아이들. 배경도, 출발점도, 앞날도 전혀 달랐던 724명의 남자들. 연구팀은 이들의 삶을 2년마다 들여다봤다. 수입, 지능, 유전자, 건강 수치, 직업, 결혼 상태까지. 숫자로 환산할 수 있는 건 모두 기록했다.
그렇게 80년이 흘렀다.
솔직히 말하면, 연구자들도 처음엔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부유한 사람이 더 오래 살 것이다. 성공한 사람이 더 건강할 것이다.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유리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어렴풋이 믿고 있는 것들, 그걸 데이터로 증명하는 연구가 되리라 기대했다.
80년치 데이터가 쌓였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50세에 따뜻하고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던 남성들이 80세에 가장 건강했다.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가장 성공한 사람들도 아니었다. 가장 좋은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들도 아니었다. 곁에 진심으로 연결된 사람이 있었던 이들이었다.
이 결과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왜냐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너무나 반대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30대와 40대를 거의 이렇게 보낸다. 더 나은 스펙을 쌓고, 더 높은 연봉을 받고, 더 좋은 자리에 올라가고, 더 날씬하고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그 시간들이 쌓여 언젠가 '잘 살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속에서. 그러면서 정작 전화 한 통, 밥 한 끼, 마음 한 조각을 나눌 시간은 자꾸 뒤로 미룬다.
연구에서 또 하나의 발견이 있었다. 단순히 관계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는 것.
애정 없이 갈등만 반복되는 결혼은, 이혼보다 건강에 더 해로웠다. 관계의 양이 아니라 질이 수명을 갈랐다. 형식적으로 연결된 수백 명보다, 진심으로 곁에 있는 단 한 사람이 더 오래 살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고독. 연구는 고독을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렀다. 가장 고독했던 남성들은 더 일찍 죽었고, 더 많은 만성 통증을 겪었으며, 기억력도 더 빠르게 잃어갔다. 외로움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이기도 했다.
나는 이 연구를 읽으면서 어떤 얼굴들이 자꾸 떠올랐다.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한 친구. 바쁘다는 이유로 자주 안부를 묻지 못한 가족. 같이 밥 먹자고 말만 하고 아직 날을 잡지 못한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이 80년짜리 연구가 조용히 알려주는 것 같았다.
수십 년간 이 연구를 이끈 정신과 의사 조지 베일런트는 이런 질문을 받았다.
"80년간의 데이터가 더 오래 사는 것에 대해 무엇을 가르쳐줬습니까?"
그는 한 문장으로 답했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유일한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입니다."
80년. 724명. 수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 그 모든 것이 결국 이 한 문장으로 수렴했다.
우리는 종종 착각한다. 지금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그때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겠다고. 하지만 연구 속 남성들이 70대, 80대가 되어서 한 말은 이것이었다.
"성취보다 사람을 먼저 챙겼더라면."
그 후회는 실패해서 생긴 후회가 아니었다. 성공했지만 혼자였던 사람들의 후회였다. 그게 더 마음에 걸린다.
오늘, 오래 연락하지 못한 사람에게 먼저 문자 한 통을 보내는 것. 같이 밥 먹자는 말을 이번엔 진짜 날짜까지 잡는 것. 소중한 사람과의 시간을 '나중'이 아닌 '지금'으로 당기는 것.
그게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투자일지도 모른다.
당신 곁에는 지금 누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