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들의 사적 이슈 논란 종심은 '선의(善意)'와 '맥락'의 문제
최근 셀럽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바로 '유명세(有名稅)'입니다. 흔히들 '유명세'를 '권세 세(勢)'로 오해하여 "유명세를 탄다"라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 '세'는 세금 세(稅)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유명세를 치르다 또는 유명세를 내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실제 내는 세금은 아니지만 얻은 수익(인기)만큼 언젠가 치르게 되는 가상의 세금인 셈입니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인기 여행 유튜버 곽튜브가 유명세를 치르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임을 밝혀왔고 학교 폭력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며 일종의 학교 폭력 예방 엠버서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아이돌 그룹 활동 과정에서 특정 멤버 왕따 가해자로 알려진 연예인을 두둔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슈의 당사자와 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유명인들이 이러한 논란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매번 '선의(善意)'와 '맥락(Context)'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종종 이슈가 발생한 셀럽들은 '내 선의를 대중과 언론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토로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때 '선의'란 좋은 의도나 착한 마음을 의미하며, 그들의 이야기나 입장을 직접 장시간 들어보면 오랜 관계와 사적인 입장에서 이해가 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슈관리,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그 '선의'가 자신만의 관점이라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내가 선의로 받아들였던 세세한 환경과 시간을 대중은 즉각적으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언론과 여론은 그 환경과 시간을 최대한 단순화하여 해석하고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선의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환경과 시간에 대해 대중과 언론들을 단박에 이해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 선의는 오히려 선입견이나 오판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결국 대중의 분노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유명인, 셀럽들이 사적 관계나 지인 사이의 이슈, 그 외 어떤 사실관계에 대해 대해 대중과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할 때 가장 먼저 집중해야 할 것은, '현재 바뀔 수 없는 사실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저는 자주 "모든 행위는 맥락(Context)에 달렸다"는 말을 합니다. 말과 행동, 즉 언행(言行)이 커뮤니케이션의 범주라고 볼 때 청자가 화자의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는데 핵심 요소가 '맥락'이라는 의미입니다.
사실 관계가 완전히 다른 언론의 왜곡이나 분명히 앞서 명확히 표현했던 전제나 뒤이은 단서를 의도적으로 생략해서 다른 해석을 낳게 하는 언론의 보도나 대중의 낮은 리터러시 역량으로 인한 오류들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이 경우에는 정확한 사실로 입증하고 적확한 맥락과 단서로 설명을 하면 특별한 문제 없이 교정되고 이해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한 당사자의 측근이나 지인,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처럼 고맥락 관계가 아닌 제3자의 입장인 대중들과 언론이 저맥락 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는 순서는 가장 먼저, 표현과 단어와 같은 언어 메시지 자체에 집중하게 됩니다. 언어 메시지를 전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상황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는 고맥락 관계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접근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말을 한 상황적 맥락을 짧은 시간에 대중들이 이해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중들이 누군가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즉각적인 이해를 넘어 많은 시간을 쓰고 노력을 해서 재해석과 해독까지 해야 하는 상황은 끝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논란을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더불어 저맥락 관계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필요한 기본적 태도는 이른바 세상물정(世上物情)을 알고 그에 따른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세상물정을 모르면 순수하다 평가받을 수 있지만 이미 유명해진 사람들이 세상물정 모르는 맥락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단순한 말 하나가 가치관에 대한 논란과 사회성에 대한 의심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곽튜브가 이번 유명세를 잘치르고 난 이후 더 성장해서 유튜브를 통해 사회에 더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더 훌륭한 인재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하고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셀럽 이슈에 대한 대중의 성향 변화와 주요 시사점 10가지를 다시 공유드립니다.
[총론]
1. 온라인 공간은 집단지성의 공간이 아닌 '집단감성'의 공간임을 다시 확인한다.
2. 인간은 진화하면서 상향평준화되고 있는데 온라인 공간은 인간의 하향평준화를 꿈꾼다.
3. 현대사회에서 평범함의 가치가 얼마나 어렵고 귀한 가치인지 재조명되고 있다.
4. 방송 영상 콘텐츠에 100% 리얼은 없다. 현장 상황, 안전, 비용, 관련 법규, 편집 등 여러 제약과 변수에 따라 통제된 리얼리티를 추구 할 뿐이다. 미끼(콘텐츠)를 던지면 대중은 그것을 문다(관심)
5. 과거 정보부족으로 인한 무지의 시대에서 이젠 정보홍수로 인한 혼돈의 시대가 되었다.
6. 과거 정보 공유 부족으로 알권리가 강조되었다면 이젠 잊혀질 권리와 함께 모를 권리도 중요하게 될 것이다.
[각론]
7. 물들어올 때 노 젓는다지만 욕심이 과하면 체한다.
8. 때론 좋아요 200개보다 싫어요 1개 때문에 훅간다.
9. 유명해질 준비가 안 된채 갑자기 유명해지면 유명세를 반드시 치룬다.
10. 대중이 만들어준 이미지는 항상 본인이 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