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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Oct 01. 2024

[독서모임 구하기] 단계적으로 독서모임 후기 남기기

매너리즘에 빠진 독서모임 구하기

 어려서부터 일찍 접하는 과제 중 하나가 일기 쓰기입니다. 일기를 쓰면 무엇이 좋을까요? 왜 그렇게 일기를 쓰라고,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말씀을 하실까요? 일기를 쓰는 과정 속에서 얻는 것이 무엇일까요?


 일기를 쓰기 위해서 우리는 하루를 다시 떠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인상 깊었던 일들을 구체화해서 기록합니다. 그 기록 속에서 여러 감상들도 함께 따라옵니다. 이렇게 일기에 담긴 하루는, 그냥 스쳐가지 않고 우리의 마음속에 각인됩니다.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결과물로도 남고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 역할도 합니다.


 독서모임 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귀찮고 힘들지만 그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계를 나누어서 독서모임을 기록하고 삶에 적용하는 방법 알아보겠습니다.



이미지와 영상으로 남기기


 이전부터 여행을 가거나 행사를 치르면 기념사진이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며 신나게 찍고, 간직하고, 다시 꺼내 보고 했었습니다.


지금은 SNS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죠. 이미지와 영상으로 대표되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SNS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들은 네트워크가 이어지는 어느 곳에서든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기도 합니다.


 독서모임도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후기로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어색할 수 있지만, 모임 후에 꼭 사진을 남기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얼굴이 부끄러우면 얼굴은 책으로 가려도 됩니다. 아는 사람들은 가려도 다 아니까요. 그 현장의 분위기를 담는 것이 중요하니,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독서모임 사진에는 꽤 많은 정보가 드러나 있습니다. 어떤 공간에서 했는지, 어떤 책을 다루었는지, 어떤 분들이 참여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서로 다른 책들이 모여 있다면 자유도서 독서모임이구나, 진행 방식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필사 종이와 펜이 있다면, 필사도 함께 하는구나 등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요. 그래서 사진 몇 장 정성스럽게 찍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후기가 됩니다. 기록 남기기 힘들어하는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보통 세 장의 후기 사진을 찍습니다. 한 장은 책들만 모아서 찍는 사진입니다. 우리가 읽고 나눈 책들이 모여 있을 때 뿌듯함이 남습니다. 또 한 장은 책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초상권을 지켜주면서, 책이 나의 얼굴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참석자에 대한 정보도 담고 있는 사진으로 SNS 공유용으로도 활용됩니다. 마지막 한 장은 각자의 추억을 위한 사진입니다. 모두의 얼굴을 함께 볼 수 있는 소장용 사진입니다. 


 시니어 독서회에서 한 멤버는 본인의 프로필 사진용을 따로 요청한 적도 있습니다. 본인은 환한 미소로 책을 들고 찍으시고, 나머지 멤버들은 책으로 얼굴을 모두 가리고 찍은 사진입니다. 이렇게 함께 책 읽고 나누는 장면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숏폼 영상이 확산되면서, 모임의 현장을 담은 짧은 영상을 후기로 남기기도 합니다. 그 순간의 역동성과 목소리 등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홍보용 후기라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는 것도 중요한데, 요즘 트렌드에 맞는 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임 플랫폼 여러 곳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트렌드의 변화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텍스트 위주의 리뷰로 자세한 정보를 요구했다면, 어느 순간 이미지 중심의 후기에 텍스트는 거드는 형식의 후기를 추천했습니다. 텍스트가 너무 많으면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최근에 알게 된 신생 모임 플랫폼에서는 필수적으로 숏폼 영상 후기를 권유했습니다. 짧은 영상을 많이 보는 사람들에게 전달이 확 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취사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남기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기본 정보와 질문 덧붙이기  


 이미지는 직관적인 장점이 있지만 체계적으로 정보를 기록하는 면에서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 정보들을 살짝 덧붙이는 형태의 기록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독서노트에 책에 대한 기본 정보를 남기듯이 독서모임에 대한 정보를 남깁니다.


 일정과 장소, 다룬 책, 참여한 멤버가 기본 정보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정보만 보아도 그 순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사진과 함께한 기본 정보라면 서로 의미를 보완해 주는 효과도 있죠. 나아가서 나눈 몇 가지 질문들을 추가하면 더 좋아요.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지, 아니면 이런 주제를 나누었지라는 마음으로 덧붙이는 겁니다. SNS에 해시태그를 다는 마음으로 간단히 남기면 됩니다. #차별 #인권 #편견 이 정도만 남겨도 그때의 대화 주제를 잘 전달하고 있죠.


 이렇게 독서모임에서 나눈 핵심 키워드 몇 가지를 골라낼 수 있다면 알차게 모임을 진행하고 참가했다는 증거입니다. 정말 즐겁게 이야기 나누었는데, 무슨 이야기 나누었는지 남지 않아 고민인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무의미함으로 매너리즘에 빠지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분들께는 의도적으로 이렇게 목표를 가지고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연습을 권하기도 합니다. 


한 모임장님은 매번 후기를 깜빡한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결국은 기본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세미나에 참여하거나 수업에 참여할 때도 어떤 역할을 부여받고 참여하는 것과 손님으로 참여하는 것은 마음가짐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스스로 기록자의 역할로 정의한다면 그 모임 순간을 더 알차게 즐길 수 있습니다. 


순간포착! 감상 남기기


 아주 간단한 인상적 평가, 즐거웠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을 적는 것부터 시작해 봅니다. 그렇게 쓰다 보면 구체적인 장면들이 떠오르고, 내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후기를 보고 그 모임이 다시 떠오른다면 성공입니다. 큰 부담 가질 필요 없이, 순간의 감정을 남긴다는 마음으로 빠르게 정리해 봅니다.


혼자서 정리하지 않고 십시일반 멤버들의 감상을 모으는 방법도 있습니다. 카톡이나 문자로 가볍게 후기를 적어달라고 한 후에, 그 후기들을 모으면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남은 후기가 됩니다. 한두 마디 감상을 덧붙이는 과정에서 그 모임을 다시 떠올리게 되고 애정이 다시 샘솟게 됩니다.


그래서 북렌즈에서는 모임 후기를 간단히 블로그에 정리한 후에는 멤버들에게 댓글을 남겨달라고 부탁합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도 좋고, 모임에서 다루지 못했던 일들도 좋아요. 다시금 그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면, 내용을 정리한 후기와 댓글 속 감상들이 함께 남아 있어 그 순간이 입체적으로 되살아납니다. 설문지 형식을 활용하여 링크를 공유하는 모임도 있습니다. 모아서 정리하기 좋은 방향을 고려하여 활용하면 좋습니다. 


주관적인 생각과 감상 꺼내기를 부끄러워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객관식 문제는 잘 푸는데, 서술형 문제는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과 같습니다. 그럴 때 활용하는 방법이 단답식 질문인 것처럼 참여도를 높이고, 생각을 전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단계를 설정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간단히 책에 대한 평점(5점 만점)을 댓글로 써 주세요. (1단계). 평점을 매긴 이유를 써 주세요. (2단계) 독서모임이 책의 감상에 영향을 주었나요. (3단계) 모임에서 못다 한 이야기가 있나요. (4단계)  

이런 단계를 거치면 좀 더 쉽게 사람들의 모임 감상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모임장으로서의 감상, 멤버들의 감상들을 차곡차곡 모아 저장해 봅니다. 이러한 후기들이 모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 이렇게 해 보세요.


1. 이미지와 영상으로 남기기

2. 기본 정보와 질문 남기기

3. 순간포착! 감상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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