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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업: 지속적인 관리로 만족도를 높여라

일잘러의 어휘력

by 이승화
근황 올림픽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오랜만에 만나면 이런 근황 토크를 많이 합니다. 이 근황을 주제로 해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 있어요. 바로 ‘근황올림픽’입니다.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 중에 어느 순간 활동을 멈추면 사람들은 금방 잊고 맙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계속 이어지죠. 그들의 삶을 추적해서 근황을 전해주는 콘텐츠화했을 때 사람들은 다시 기억을 떠올리며 반가워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콘텐츠는 ‘40대 아재가 된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들’입니다. 중학교 때 좋아했던 스타크래프트의 게이머들도 함께 나이가 들어 가면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뭉클했어요. 게임 학원이나 PC방을 운영하는 분, 프로게이머 감독과 단장, 게임 개발자가 된 분 등 게임 실력을 바탕으로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분도 있었고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뒤늦게 전혀 다른 일을 개척한 분도 있었습니다.


빠르게 변하고, 매번 새로운 자극거리들이 튀어나오는 시대에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에 관심을 갖고 쭉 추적관리하는 일이 참 의미있습니다. 주변만 생각해도 ‘그때 그 친구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죠. 많은 사람들이 지속성의 가치를 챙겨 주는 것이 바로 팔로우업입니다.


OO을 따르라!


팔로우업(Follow up)은 영어 ‘follow’와 ‘up’이 더해진 말로 사전적으로는 ‘따르다, 추적하다’의 의미입니다. 비즈니스에서는 해당 업무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지원하는 과정부터 추가로 후속 조치를 하는 과정을 이야기해요. 상황에 따라 폭넓게 쓰입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의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뒤늦게 합류하거나,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회원 수 변화를 추적 관리할 수 있어요. 마케팅 효과를 기간별로 확인할 수 있고, 개발 진행 사항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도 있습니다. 외주 업무를 관리하는 입장이라면, 기한 내에 업무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과정도 포함돼요. 즉, 대상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쭉 지켜보며 관리하는 행위입니다.


다양한 의미로 확장도 가능해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도 팔로우업이에요. 수술 후에 환자들이 후유증은 없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추적 관리합니다. 자동차를 판매한 후에 지속적인 차량 점검을 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후기를 쓰더라도, 구매하자마자 쓰는 리뷰가 있고 한달 사용 후기가 있죠. 그 한달 사용 후기를 챙기는 것도 팔로우업의 과정입니다.


한 언론사는 이슈가 되었던 사안에 대해 후속 보도하는 과정을 ‘팔로우업’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반짝 자극적인 뉴스가 나오면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 관심이 오래가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후의 진행 사항에 대해서는 금방 잊혀집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지니 언론사들도 따로 다루지 않죠. 이럴 때 후속 보도는 사건의 맥락을 이어주는 가치 있는 일이에요.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 팀별로 팔로우업 해주세요.

*어제 고객센터 문의에 대해 팔로우업 해주세요.


관심의 끈을 놓지 않기


갑자기 어머니께서 허리가 아프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병원 세 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진료를 받아보자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이미 한 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예약하셨다는 거예요. 이동이 불편하시니 병원을 가긴 가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저는 불안한 마음에 그래도 몇 곳은 더 다니면서 의사 선생님들 말을 들어봐야 하지 않겠냐고 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괜찮다면서 속전속결로 예약하시고 수술도 받으셨습니다.


수술 하신 후에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며 관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수술 받고 나서 ‘이제 해방이다!’ 외치며 자유가 되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죠. 같이 지내고 있지 않기에 더 걱정되었어요.


병원에서는 어머니께 수시로 전화하며 약은 몸에 잘 맞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확인하며 정기 검진 날짜도 잡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머니가 귀찮다고 하시며 전화도 시큰둥하게 받으셨는데, 점점 관리 받고 있다는 맘에 안정감을 느끼셨어요. “여기가 일은 잘해! 수술하고 땡하고 모른 체하는 곳도 많은데 말야.” 귀찮지만 만족스럽다는 표현을 종종 하십니다.


어머니께서 여기저기 주변 사람들에게 병원 추천 이야기를 들었듯, 또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런 병원 이야기를 하실 겁니다. 그렇게 지속적인 관리로 인해 입소문은 점점 퍼져 나가요. 광고비를 따로 내지 않고도 좋은 홍보가 됩니다.


지속적인 관리로 만족도를 높여라


어머니의 말씀에서 느꼈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순간의 퍼포먼스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요. 지속적인 후속 조치, 관리를 통해서도 상대방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금방 잊혀질 수 있는 순간의 퍼포먼스보다 지속적인 후속 조치가 더 오래 강한 인상으로 남을 수 있어요.


제가 하는 강의에 적용하기 딱 좋은 내용이더라고요. 강의는 2시간 정도의 짧은 퍼포먼스입니다. 그 순간 좋았어도 금방 잊혀지기 쉬워요. 그래서 팔로우업 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강의 후에도 수강생들이 혼자서 복습할 수 있는 강의 자료를 추가로 제공하거나 SNS를 통해 관계를 이어 가면서 도움을 드리곤 합니다. 이 만족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입소문으로 퍼져 다른 좋은 관계로 이어지기도 해요.


회사에서 업무를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업무가 내 손을 떠났다고 해도, 관리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태도가 중요해요. 외주 업체에 업무를 맡길 때도, 일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는지 챙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에 외주 업체에 돈을 주고 시키는 일이니 알아서 잘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손을 떼는 사람도 있어요. 시간이 지나 결과물을 마주했을 때, 큰 사고를 당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팔로우업이 필요합니다.


콘텐츠를 개발하는 입장에서도 개발 후 내 업무가 끝이라고 손을 놓으면 안 됩니다. 어떤 개발자는 이제 지긋지긋하다면 다시는 보기 싫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반면에 애증의 마음을 안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반응은 어떤지 관심 갖고 지켜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후자의 마인드를 응원하고 싶어요. 그 콘텐츠가 어떻게 마케팅되고 있는지, 소비자 반응은 어떤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스스로 피드백해야 합니다. 다음 콘텐츠를 개발할 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을 테니까요.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손길이 닿았던 곳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세요. 이러한 관심이 시야를 넓혀주고 일잘러로 한층 다가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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