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의 어휘력
직진형 인간 vs 반응형 인간
연애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을 만납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봅니다. ‘직진형 인간’과 ‘반응형 인간’이에요. 직진형 인간은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을 자주하며 뚜렷한 스타일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그 방식을 밀어부치며 이성에게 다가갑니다. 상대방이 반응하지 않더라도 불도저처럼 돌진해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신념으로 계속 정성스럽게 두드립니다. 그 정성에 마음의 문이 열리는 사람도 있고, 무섭다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죠.
반응형 인간은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핍니다. 대화 하나하나마다 기억해 두었다가 상대에 맞게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해요. 이들이 하는 말은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입니다. 원래 이런 거 잘 안 하지만, 너를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는 의미도 담고 있죠. “네가 나를 변하게 해”라는 달달한 말도 종종 듣습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겠지만, 상대방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요. 이 다정함에 푹 빠지는 사람도 있고, 매력이 뚜렷하지 않다며 확신을 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여러분은 어떤 사람인가요? 그리고 어떤 사람에 끌리나요?
적절하게 전환하라
피봇(Pivot)은 사전적인 의미로 중심축을 바탕으로 회전하는 것, 방향을 새로 잡는 것을 뜻해요. 스포츠에서 한 발을 축으로 회전하는 일을 이야기합니다. 농구에서 한 발을 땅에 붙이고 몸을 회전하며 상대방을 따돌리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중심은 그대로지만 다양한 움직임의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나아가 생각을 전환하고 전략을 변경하는 것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심이 되는 한 발을 회전축, 중심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중심점이 단단하게 고정되어 나머지 발을 자유롭게 회전하도록 해줍니다.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니 핵심 요소라고도 할 수 있죠. 그래서 명사로는 회전축, 중심점, 핵심 요소와 같은 의미도 있어요.
비즈니스에서는 새로운 시장의 반응에 맞게 기존의 비전은 유지한 채 전략을 수정해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이야기해요. 처음 계획한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피보팅(Pivoting)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생존하고 적응하기 위한 유연한 태도예요. 몸집이 크지 않은 스타트업의 장점을 살려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피봇의 성공 사례로 넷플릭스가 있습니다.
*이번 피봇은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입니다.
피보팅이 제일 쉬웠어요
쿠팡 플레이에서 <유니콘>이란 시트콤을 방영했어요. 유니콘 기업을 꿈꾸는 스타트업 ‘맥콤’의 이야기인데, 총 8번의 피보팅 과정이 나옵니다. 포스터에 나온 문구도 ‘피보팅이 제일 쉬웠어요’랍니다. 흥미롭죠. 맥콤은 이런저런 사업을 진행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지속해요. 가지고 있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속 고민합니다. 그나마 대표의 개인 돈이 많이 투입되어서 버틸 수 있어요. 씁쓸한 현실입니다.
피보팅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반응도 달갑지 않아요. 피보팅할 때마다 “또야?”, “이번에는 뭐야?”, “얼마나 갈까?”라는 멘트가 따라와요. 8번째 피보팅은 실버세대 매칭 서비스 어플입니다. 고령화사회를 반영한 사업으로 뜨거운 반응이 옵니다. 드디어 성공하는구나 싶어요.
작품에서는 8번이나 피보팅을 해야 할 정도로 파란만장한 스타트업의 생존기를 만날 수 있었어요. 극에서는 마지막 피보팅으로 나오지만… 과연 그럴까요? 실버세대 매칭 서비스 어플도 반응이 없었다면 9번째 피보팅을 했을까요? 인기가 좀 떨어지면 새로운 시도를 할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묵직하게 좀 반응을 기다리라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회사 다닐 때도 1년은 다녀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묵묵히 견디다 보면 빛을 본다는 의미의 ‘존버는 승리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 말도 맞는 말이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무르익고 안정화되며 인정받는 것들도 많습니다. 결국 그것 또한 선택입니다. 피보팅 또한 7전 8기의 도전 정신입니다. 8번을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지 않고, 매번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죠. 중심은 유지하면서 시장의 반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을 전환하고 실천하라
피봇의 핵심은 유연성입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고객의 반응도 한결같지 않아요. 실제로도 피보팅은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기업의 피보팅 성공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볼게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은 처음에 위치 기반 사진 공유 서비스였어요. 반응이 좋았던 필터 기능에 집중하고 기능을 향상시켜 큰 성공을 이루었어요. 넷플릭스도 DVD 대여 서비스에서 시작하였는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여 디지털 전환 시대에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유튜브는 기존의 영상 공유 플랫폼에 광고 수익 모델을 새롭게 추가하여 큰 수익을 거두었어요.
자세히 보면 피보팅의 방식도 다 다릅니다. 기능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경우, 디지털 전환에 맞게 서비스 제공 방식을 바꾼 경우,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구축한 경우 등이죠. 지금은 크건 작건 모두가 피보팅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 모두 다양한 기회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요. 생각의 전환을 바탕으로 유연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를 개인의 커리어에도 적용할 수 있어요. 직원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커리어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영유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던 선생님들이 출산율 저하, 초고령화 사회에 맞게 시니어 그림책 교육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맞깔나는 구연 동화로 어르신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요.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에 다니던 마케터는 구조 조정의 일환으로 연구개발팀으로 보직 이동을 하게 되었어요. 마케터로서의 커리어가 단절되었다는 생각에 불만이 있었지만, 커피를 좋아했기 때문에 연구개발팀에도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새로운 음료와 디저트를 개발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카페 창업을 도전합니다. 메뉴 개발부터 홍보까지 모두 가능한 사장님이 된 거죠. 당시에는 부정적이었던 경험이 긍정적인 피보팅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위해 생각을 전환하고 실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