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종이컵에 커피 믹스를 넣고 휘휘 저었다.
“일종의 의식 같은 거야.” 매번 인스턴트커피냐는 진숙의 잔소리에 나는 부러 또박또박 대답했다. 언젠가부터 달큼한 커피 냄새를 맡으며 모니터를 켜는 게 습관이 됐다. “어디 보자, 밤새 또 누가 메일을 보냈나.”노래하듯 말하면 늙은이라던데. 피식 웃음이 나왔다.
Urgent. 모니터 맨 위에 베트남에서 온 메일을 보자마자 입에 머금었던 커피를 황급히 넘겼다. 홍수 때문에 하노이 외곽의 시골 학교가 무너져서 보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현지 팀장은 봉사팀을 좀 보내줄 수 있냐고 묻고 있었다. 바로 팀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베트남 가셔야겠는데요?” 진숙이 내 자리로 왔다.
현장이 어떤지가 중요했다. 다음날 하노이로 출발하기로 하고, 급하게 비행기를 예매했다. 베트남에는 도착시간을 메일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