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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Dec 15. 2023

똥꼬 발랄 음악선생님 옥경 씨

초등학교 음악선생님 정옥경


옥경이. 

한번 들으면 그 이름을 잊을 수 없다.

우리는 그녀를 꼉, 혹은 옥경 씨라고 부른다. 옥경이는 마흔인데도 귀엽다. 귀염뽀짝하다. 그 귀여움의 원천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옥경이는 플루트를 전공했다.  결혼식을 하기 전 나는 그녀에게 축주를 부탁했다.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오케이 해준 고마운 옥경 씨.


플루트를 전공한 이후에도 음악 선생님이 되고 싶어 결국 대학원에 가서 교원자격증을 따고 3년 전부터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그녀. 현재는 고려인들이 90% 이상이라는 공립 초등학교에서 음악수업을 하고 있다.


플루트연주가이자 음악 선생님인 그녀와 함께 '아주 사적인 인터뷰'를 시작해보려 한다.



part1.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남팁: 이렇게 둘이 앉아서 플루트 이야기를 하는 날이 오네요


정옥경: 그러게요. 하하하하


남팁: 플루트는 어떤 악기인가요?


정옥경: 기본적인 사실을 모르는 분이 아직도 많더라고요. 플루트는 금관악기이지만 목관악기로 분류됩니다. 유럽 쪽에서는 아직도 목관으로 사용하는 연주자도 있어요. 소리는 조금 다르겠죠? 저는 플루트가  화려해서 매력적입니다. 쉽게 말해서 관악기의 바이올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플루티스트 최나경 씨를 좋아하는데요. 그녀가 연주한 라이네케- 플루트 협주곡 D장조를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대학교 졸업연주회때 했던 작품이에요. 화려하지만 서정적인 면이 있고, 격정적인 느낌도 있어서 좋아요.  


part 2. 음악 선생님을 꿈꿨어요.


남팁: 플루트를 취미로 하다가 전공으로 하기로 마음먹은 건 언제인가요?


정옥경: 동네 교회에서 청소년 관현악단을 모집했는데 플루트를 할 사람을 모집하더라고요. 직접 연주해 보니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초등학교 내내 교회 관현악단을 하다가 개인레슨을 하면서 깊이 있게 배우게 됐죠.  예고를 준비하려고 하다가 음악은 취미로 하겠다고 결정했어요. 전공을 하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나 봐요.  


정옥경: 그렇게 취미로 음악을 하다가 고등학교 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계속했죠.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음악선생님이 멋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음악교육학과를 지원했는데 결과가 안 좋았거든요.  그래서 음악가의 길을 먼저 가기로했어요. 그런데 음악과를 졸업한 후에도 미련이 남더라고요.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을 버릴 수 없었어요. 결국  교육대학원 음악교육과에 들어갔습니다.


남팁: 마음에 담아둔 꿈을 지켜냈네요.


정옥경: 맞아요. 저는 항상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조금 멀리 돌아간 것뿐이고요. 아이들을 가르칠 때 가장 행복합니다.


남팁: 아이들이 음악을 왜 배워야 할까요?


정옥경: 음악을 들으면 정서가 안정됩니다.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다 보면 잘하던 못하던 자신의 연주를 끝까지 책임지고 완성하는 걸 배울 수 있어요. 전 언어 위에 음악이 있다는 걸 믿어요. 전 세계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인 거죠. 음악은 언어를 넘어 서로를 알아가 수 있는 큰 힘이 되거든요.  


남팁: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방법을 알아갔으면 좋겠네요. 본격적인 수업은 3년 전부터 시작한 거죠?


정옥경: 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개인레슨과 방과 후 교사활동을 오래 했는데요.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부터는 정규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음악시간은 경직되지 않는게 중요해요. 음악을 즐기자는게 제 수업 철학인데, 그럴려면 마음이 열려야 하거든요. 아이들이 음악을 온몸으로 느꼈으면 좋겠어요. 조별모임도 많이 하고 활동적으로 하는 수업을 준비하려고 노력합니다.


남팁: 지금 나가는 학교는 고려인이 많다고 들었어요.


정옥경: 네, 지역 특성상 고려인이 많은 학교입니다. 공립학교인데 한국학생이 5명, 고려인이 15명인 학급이에요. 전 학년이 모든 같은 상황입니다. 4학년 아이들과 함께 수업하고 있는데요. 통역하는 학생이 따로 있어요. 러시아어만 할 줄 알아서 통역이 꼭 필요해요. 그래도 친해지니까 어떻게든 한국말을 하려고 하긴 해요.   


정옥경: 사실 제가 준비하고 있는 수업이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클라리넷을 공부한 친구가 러시아어를 할 줄 알아서 특강을 해보려고요. 고려인 아이들이 음악을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저의 진심이 통했으면 좋겠어요.


남팁: 처음 수업 들어가기 전에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잘하고 있어서 뿌듯하더라고요. 이 아이들과 음악 수업을 하면서 세운 목표가 있을까요?


정옥경: 아이들이 케이팝을 너무 좋아해요. 그렇게 한국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도 좋지만, 교과서에 실린 한국 동요의 아름다움을 알아갔으면 좋겠어요.      


part 3. 꿈


남팁: 어떤 선생님을 꿈꾸나요?


정옥경: 할머니가 되어서도 아이들과 즐겁게 음악을 알아가고 싶어요. 저는 정말 아이들이 좋아요. 장난치고 말썽 부려도 다 예뻐 보여요. 일대일로 만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아이들이거든요. 스스로도 그걸 알아갔으면 좋겠고, 음악을 통해 저와 함께 성장했으면 합니다.


남팁: 2017년도부터 인천 플루트 콰이어라는 앙상블 활동도 하고 있죠. 올해 했던 공연이 현대 음악이라고 들었어요.  


정옥경: 네, 주제가 '동물'이에요.  프랑스 현대 작곡가인 마트 떼미유(Marc thomieu)의'Chats'라는 작품입니다. 'chats'는 프랑스어로 고양이라는 뜻입니다. 고양잇과 동물들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스라소니, 페르시안 고양이 등의 모습을 나타냈어요.  현대 작곡가는 대학 때 경험하지 못한 곡들이라 시도하는 게 재밌고 좋습니다.  


남팁: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나요?


정옥경: 브람스를 정말 좋아합니다. 낭만적인 느낌과 고 전적인느낌이 섞여서 좋아요.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추천합니다.


남팁: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옥경: 감사합니다.





똥꼬 발랄 옥경 씨의 추천곡 1 : 라이네케- 플루트 협주곡 D장조

     

똥꼬 발랄 옥경 씨의 추천곡 2: 브람스 협주곡 4번


똥꼬 발랄 옥경 씨의 추천곡 3: 프랑스 현대 작곡가인 마트 떼미유(Marc thomieu)의'Ch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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