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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Dec 22. 2023

그녀가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이유

간호조무사 이자영

자영이 처음 산후조리원 상담사 제안을 받았을 때. 그녀는 육아 10년 차 전업주부였다. 심지어 원래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길이었다. 아이를 키우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알기에 열렬히 응원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그녀가 또 다른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준비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일하는 틈틈히 공부하며 일 년 과정을 마치고 지난 2022년부터 새로운 분야에 겁 없이 뛰어든 그녀. 이제는 경력이 많은 조무사들만 할 수 있다는 난임센터 초진상담까지 하고 있는 자영을 보면 그녀의 용기는 대체 어디에 숨어있는 것일지 요리조리 살피게 된다.


훤칠한 키에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 그리고 언제나 다 잘 될 거라는 확신에 찬 그녀. 친한 오빠의 아내인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나는 깨달았다. 그녀의 당찬 매력에 빠져 평생 허우적댈 것을.  

인터뷰하는 내내 '역시 이자영'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던 시간.


'아주 사적인 인터뷰' 오늘은 난임센터 초진상담을 하고 있는 간호조무사 이자영과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한다.


part 1. 병원에서 일할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어


남팁: 오늘 아주 아름다우시군요.


이자영: 감사합니다. 하하하


남팁: 처음 조리원 상담사 제안을 받았을 때도 그렇고, 간호조무사 일도 그렇고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길이잖아요?


이자영: 맞아요. 결혼 전에 다양한 일을 했는데요. 민들레 영토 신촌점 매니저를 했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가 직원으로 채용이 되었죠.  뚜레쥬르에서 파티시에로도 일했고요. 결혼하고 아이 낳고는 육아에 전념했어요. 그렇게 10년이나 육아를 할 줄을 몰랐는데 시간이 빨리 흘렀어요.


남팁: 흔히 말하는 경력단절주부였는데 다시 일할 때 두렵거나 힘들지 않았나요?


이자영: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두려움이 없는 편이에요. 뭔가를 배우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지만 그게 두려워서 도전을 못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남팁: 멋있어요. 대단합니다.  난임센터에서 하는 일을 설명해 주세요.


이자영:  1년 정도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난임이라고 하는데요. 요즘 난임 상담이 많이 늘었어요. 평균 10팀을 상담합니다.


남팁: 난임상담을 계획하는 분들이 준비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이자영: 부부가 충분히 대화하고 오셔야 해요. 부부가 함께 아이를 바라는 마음이 중요한데요. 간혹 가다가 부부 중 한 분만 아이를 간절히 원해서 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면 준비과정이 아무래도 힘들어요.  


남팁: 난임센터를 방문하는 환자를 대할 때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나요?

 

이자영: 난임센터라고 생각하면 만연히 두려운 마음을 안고 오는데, 그 마음을 만져주고 풀어주었으면 해요. 최대한 친절하고 진실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요. 미리 겁먹을 필요 전혀 없다고 말씀드리거든요. 여자들은 생리주기에 맞춰서 검사가 진행이 되는데요.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상황인지 아무도 모르고, 시술 방법도 결과 후에 결정하게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part 2. 30년째 첼로와 사랑에 빠지다


남팁: 첼로 연주도 오래 하셨죠?


이자영: 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첼로를 시작했어요. 어릴 때 다니던 교회에 외부 선생님들이 오셔서 레슨을 해주셨는데요. 처음에는 엄마의 권유로 악기를 시작했는데 비올라가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다들 저보고 키가 크니까 첼로를 해보라고 해서 하게 됐죠.  지금까지 첼로를 하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다양한 직업을 많이 했는데 가장 오래 하고 한 번도 쉬지 않은 건 첼로예요. 13살에 시작해서 30년째 하고 있어요. 지금도 엄마한테 고맙다고 해요.


남팁: 전문 첼리스트로도 활동했었다고 들었어요.


이자영: 전자첼로를 했어요. 그룹활동도 했는데요 '에프샵'이라는 그룹이에요.  서울 퓨전 오케스트라에 소속되어 있었던 전자현악그룹이에요. 전자바이올린, 전자 첼로, 숄더 키보드로 구성이 되었었고,  2년간 했어요.

독일, 미국도 가서 공연했고요,


남팁: 전자첼로는 아직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네요. 첼로의 매력을 말씀해 주신다면?

   

이자영: 첼로의 음색이 사람의 음성과 가장 비슷한 음색이라고 하더라고요. 음색이 편안해서 좋아요.



part 3. 당신의 자존감


남팁: 인터뷰하면서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은 사실 '자존감'이에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언제나 당당한 모습이 너무 부러웠거든요. 도대체 이자영의 '자존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요?


이자영: 처음 질문지를 받고 저도 많이 생각했어요. 친언니한테도 물어봤고요. 저희 언니도 그러더라고요. 저희 자매가 자존감이 높은 편이래요. 기본적으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걸 의심해 본 적이 없어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항상 그렇게 이야기해 줍니다. 저희 부모님이 저를 항상 믿어주셨고요.  가정에서 항상 기도 해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아빠는 언제나 너라면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항상 해주셨어요. 그런 게 쌓이다 보니

좋은 면만 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나는 항상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도전하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남팁: 부모님의 영향이 정말 컸던 거네요.


이자영: 부모님 덕에 회복탄력성이 좋은 것 같아요. 저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가정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감사할 뿐입니다.


남팁: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도 있나요?


이자영: 슬럼프 때는 기도하거나 언니와 이야기를 합니다.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많이 해줘요.

저는 제 인생에서 우연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안 좋은 일이 와도 이걸 통해서 내가 성장할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지금 힘들지만 되돌아보며 추억할 날이 올 거라는 확신이요.



part 4. 꿈


남팁: 앞으로의 꿈이 궁금해요.


이자영: 요즘  <비전 리더십의 법칙 2.0>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요.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만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남팁: 아마 곁에 있는 사람들도, 난임센터에 오는 환자들도 다 느낄 것 같아요.


이자영: 그랬으면 좋겠어요. 제 좌우명이 '후회 없이 살자'에요. 지금 하는 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그때 뭐 할걸' 이렇게 후회하는 건 싫거든요. 앞으로의 인생도 기대가 됩니다.                


남팁: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이자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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