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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2(케냐)_ 탄자니아여행? 케냐여행을 더??

여정 전체 재 점검{ft. 유심 & 사파리(마사이마라) 예약 & 로컬마켓

간 밤에 반갑기도 하고, 좋은 분들과 함께여서 그런 지 4시간 넘게 담소를 나누고 잤었다. 그렇게 꿀잠을 자고 일어나, 오전 8시쯤 깼다.

<폴레폴레 아프리카> 여행기 책,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키보드, 수첩, 그리고 케냐인이 타 주신 케냐산 커피.

케냐산 커피라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마시기 전 향을 음미하고 첫 잔을 마셔보니 '음~'. 차분한 맛이었다. 맛보다도, 그때의 분위기가 기억이 남는다. 사실 이미 한국에서도 케냐산 커피는 유명한 별다방은 물론 많은 곳에 유통되고 있다.

정말 유용했던 블투 키보드. 짐을 줄이려 노트북의 대안으로 선택한 아이템인데 만족도 최고!

전체적인 여행 계획은 대강 짜 놨지만, 확정된 건 지금까지였다. 원래 계획인 나이로비 공항에서 바로 탄자니아 국경을 넘어 아루샤(Arusha)로 가는 걸 놓쳤지만 어제, '그보다 좋은 인연'들을 만나고 이렇게 안전한 곳에서 느긋하게 쉬면서 일정도, 톡으로 날아오는 업무들도 잘 해결하면서 이튿날을 보내고 있었다.

나이로비와 아루샤 간의 거리. 왼쪽 국경을 경계로 하단이 탄자니아 세렝게티, 상단이 케냐 마사이마라.

차분히 생각을 가다듬으면서, 지금 이곳의 사정을 보고 여정을 재점검하며 고민을 했다. 여기 나이로비의 사파리(마사이 마라 투어 2박 3일)를 하느냐, 아니면 6시간 이상 걸려 아루샤로 넘어가 세렝게티 투어(2박 3일 이상) + 모시에서 킬리만자로 트래킹 투어(1박 이상)를 하느냐...


<아프리카 대륙 각국의 다양한 사파리(국립공원)>

아프리카 대륙에는 많은 나라가 있는 만큼, 다양한 사파리(동물들을 볼 수 있는 국립공원)가 있다.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케냐의 마사이마라 및 암보셀리, 남아공의 크루거, 나미비아의 에토샤, 보츠와나의 초베 국립공원 등... 세렝게티는 가장 유명하며 동물 수도 많지만 가장 비싸고, 마사이마라는 세렝게티와 구역만 나뉘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며 암보셀리는 동물들과 킬리만자로 산의 모습을 같이 촬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크루거, 에토샤, 초베 국립공원은 동물들의 개체 수가 세렝게티 및 마사이마라 보다 적지만 비슷하다고는 하는데 중요한 건, 여행 갈 그 시기에 거치는 장소와 선호하는 동물들이 그때 주로 서식하는지, 마지막으로 가격을 고려해서 사파리 장소를 잘 선택하면 좋겠다는 결론.


결국 난 지금 9월 이후로 동물들이 북상하는 성수기였던, 하지만 가격도 세렝게티보다 저렴한 마사이마라 투어를 하기로 했다. 이후 일정은 현지인들에게 들으며 계획하기로 했고... 그러니 오늘은 투어를 예약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11시 반이 넘어 점심때가 됐다.

케냐 현지 종업원분이 끓여주신 귀한 한국(아프리카식) 라면도, 사장님 서비스로

마침 목사님 부부분께서 곧 근처에 몰도 있는 로컬 마켓에 간다고 하셔서 유심카드 구매, 시내 여행사에서 마사이마라 투어 예약을 생각하고 따라나섰다. 유심카드는 나라마다 다르고,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가급적 미리 사시길 권한다. 개통될 때 시간도 좀 걸리므로, 구매할 때도 시간 여유를 두시고... 난 케냐가 아프리카 첫 입국 국가였고, 다음 나라 이후 일정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기로 했다. 결국엔 참 유용하게 썼다. 특히나 정보가 없는 아프리카에선 인터넷 정보가 곧 돈이기 때문!

한 10KM 이내쯤?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였는데, 차들이 많아 밀려서 30분 넘게 걸렸던 거 같다. 차에 탑승하는 동안에도 실내는 가능한 한 다 가리고, 카메라도 외투 안으로 숨기고 다녀서 사진이 별로 없는데 그만큼 조심해야 했기 때문이다.


운전하는 동안에도, 몰에 들어가면서도 강도와 테러 위험이 있기에 늘 주의를 해야 했다. 여기 아프리카에 오기 전, 여러 대륙을 지금까지 여행 다니면서 강도를 당하거나 뭐 잃어버린 적도 없었지만. 역시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계속 챙겨주신, 감사했던 목사님 부부
1시간이 넘게 걸린 유심 개통

다행히 친절한 폰 가게 직원분이 영어도 잘해 소통이 편했고 이슈가 생겼을 때, 책임감 있게 문제를 해결하고 잘 개통해 줬다. 난 100M(50 KSH; 실링) *3 = 300M(150 KSH) 충전. 보통은 여유 있게 500M~1G 정도 충전하시길 권해드린다.


* 치안 주의, 여행자로서의 표적 대비

남자분은 수염 기르는 걸 추천한다. 난 치안이 불안한 곳(아프리카, 중남미 등)을 여행할 땐 여지없이 수염을 적절히 길러 다녔다(귀찮아서 안 깎은 게 아니다). 너무 깔끔하게 하고 다니면 확실히 표적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직접 강도를 당하거나 뭘 잃어버린 적이 몇 번 없었는데, 이 효과를 봤다고 확신한다. 여성분이라면 피부를 최대한 그 나라 인종에 맞는 톤으로 하시고, 짐도 좀 헤지게 하면서도 다니시길 추천.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에선 정수기는 못 보고, 종종 보였던 건 이 정수된 물을 담아 쓰는 냉온수기


<마사이마라 사파리 투어> 예약!

호스텔 사장님이 <bon fire; 본 파이어>라는 여행사가 현지에서 유명하다고 하셔서 알아봤더니, 이 라빙턴몰 (LAVINGTON MALL)에도 지점이 있었다. 목사님 부부분이 이 몰에서 장을 보신다고 하셔서, 사실 이곳이 있어 겸사겸사 같이 나왔던 것.

여러 투어를 알아봤는데, 위에 정리해놓은 투어 중 케냐에서 킬리만자로산을 볼 수 있다는 '암보셀리 투어'도 예약할 수 있었다. 케냐랑 탄자니아 국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킬리만자로산. 그래서 암보셀리 국립공원 투어로는 멋진 킬리만자로산의 자태를 볼 수 있는 대신, 산 등반은 안 되는 눈으로만 보는 투어라고 했고 투어 참가자도 거의 없으며, 가격도 2박에 400달러 이상인 다소 고가였다.

공식 홈페이지 참고. 이런 정보를 토대로 금액 등을 정확히 요구해야

여기선 어느 투어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마사이 마라 or 암보셀리냐였다. 옵션 서비스로 큰 상관은 없으나 여행사나 가이드가 이 옵션에서 수수료를 여행자가 잘 모르는 걸 틈타 알게 모르게 떼어 가기도 한다니 참고.

영수증이나 바우처는 반드시 챙겨야(사진으로도).

나중에 공원 입구에서나, 가이드가 딴소리할 수 있다. 꼼꼼하게 하나씩 다 체크하고 요구해야 한다.


고민하다가, 킬리만자로 산 트레킹은 포기할 수 없어서 마사이마라 2박 3일 투어만 하기로. 예약비 250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이 여행사의 담당자 및 픽업을 맡는 담당자 번호를 물어서 기록해두었다.


여기 투어도 나쁘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론, 한국인들이 많이 간다는 현지 여행사 ㅂㄹㅅㅍㄹ 투어를 추천한다. 당시 케냐에서 한인민박, 게스트하우스 운영으로 유명하신 터줏대감 ㅇㅈㅇ 사장님이 예약을 대행해 주신다고 했다. 이런 곳을 통해 하는 게 보통 가장 안전하기도 하고 여행도 잘 챙겨주시며, 열악한 현지에서 자릴 잡아오신 이 분께 도움을 드릴 수도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예상대로 투어 후 내용을 다 찾아보니 입장료까지 포함해 250달러이고, 숙소로 제가 갔던 텐트랑 별반 차이가 없었던 거 같다. 또 한국인 분들이 거의 같이 갈 테니 여럿이서 활동하며 하는 사진 촬영, 한국인에 맞는 식사 구성 등으로 장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곤 이제 좀 여유를 갖고, 몰 앞에 있는 며칠 만에 열렸다는 로컬 마켓도 둘러봤다.

이런 소울의 느낌, 크... 그림 두 점을 샀다. 사 온 그림은 조만간 내 방에 걸어둘 예정
지역 상인 아주머니, 목사님 누님
열심히 직접 만드셔서 생활에 보태신다기에 나도 누나, 어머니께 드리려고 파우치를 구매
이 친구에겐 그림 두 점도 샀는데 70% 이상을 더 깎은 건 안 비밀

첫 금액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부르고, 관광객 상대로 남겨먹으려는 건 어디에서나 같다...

"어서 와~ 케냐 나이로비 카페는 처음이지?"
케냐산 카페라테. 정말 한국 라테랑 맛 차이는 잘 못 느끼겠더라. 그래도 그곳의 분위기가 역시 기억난다

그렇게 임무 완수를 하니 교통체증 시간인 5시쯤 까진 이제 30여 분 정도 남았었다. 목사님 부부분께 픽업 및 신경 써주신 것에 감사해서 식사를 사 드릴까 하다, 숙소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얼마 없어 커피를 대접해 드리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함께 나눴다.


두 분은 케냐로 선교하러 오신 후 2년쯤 됐다고 하신 거로 기억이 난다. 처음엔 나이로비에서도 시골 쪽에서 활동을 하시다가, 최근에 시내 쪽으로 오셔서 지내신다고... 시내도 그렇지만, 시골은 급수 및 정수시설이 더 열악해서 물 마시기도 쉽지 않다고 하셔서 특히 당시에 내가 일하고 있던 회사에서 정수 사업이나 봉사 쪽으로도 지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때 호스텔서 인사드린 분 중 기억나서 지금 명함을 찾아보니, 국내 대기업인 ㄷㅂㅇㅈㄴㅇㄹ 에서 상하수도부 차장님이 출장으로 일을 하고 계셨다는 것. 지금은 꽤 진척이 되었겠지.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삼성과 LG 말고도 한국의 기술력이 빛을 낼 때는 괜스레 내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가고 뿌듯하기도 한다.


아무튼, 목사님 부부분이 먼 곳까지 오셔서 선교하시면서 나와도 인연이 돼서 반갑고, 도움도 받게 돼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 드렸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여행기를 쓴 것을 톡으로 드리면서 이분들과는 종종 소식을 나누고 있다.


현지 투어 사이기에 픽업 요청 특히 필수. 늦은 시간까지 답이 없어 고생을...

그러다, 담당자와 밤늦게 전화가 연결되어 계약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요구하였고 다음날 아침에 숙소까지 픽업하러 왔다. 분명히 계약 시엔 픽업이 포함돼 있었다. 그래서 미리 돈을 다 내도 안 되고, 내더라도 신용이 확실한 여행사에서 투어도 신청해야 하는 것. 아직은 이런 스트레스도 괜찮았다. 왜냐면, 여기는 아프리카였기 때문! 생각대로 다 되지 않을 것들 투성이인 좀 불편할 수도 있는 아프리카니까!!

이제 숙소로 돌아가, 저녁도 사장님 서비스로 한식 비빔밥을 먹었다. 그러면서 이번엔 장기 여행 중인 주용 씨와 사장님과 감사히 저녁에 보드카도 한 잔 하면서 담소를 나눴다. 사장님이 나이로비엔 어떻게 오시게 됐는지, 주용씨는 어떻게 여행하고 있는지, 난 어떻게 하다 아프리카로 오게 됐는지 등... 그렇게 '우리가 살아온 과정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루샤로 바로 무리해서 가지 않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여행 추억 저장소' 한쪽에 또 소중한 추억을 저장하며...

탐났던 이 아프리카 벽시계!

드디어 내일 밀림으로 간다니!

아침 일찍 마사이마라 투어를 위해 짐을 다시 정비하고, 나이로비에서의 이튿날 설렘의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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