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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벨기에 2_ 브뤼셀, 안트베르펜(앤트워프)시내

약속을 지키는 건, 상대의 시간과 노력도 존중해 지켜주는 것

다음날 아침. 아마 일찍 일어났을 것이다. 어제 만난 한국인 동생과 안트베르펜(앤트워프) 중앙역에서 11시쯤에 만나기로 해서, 계획에 없던 여행지였기에 가이드북을 읽으면서 출발 준비를 했다. 당시 난 브뤼셀 주변에 그 유명한 '오줌싸개 동상' 등 가보고 싶은 곳이 없어서, 하루를 어디서 보낼지 고민 중이었다가 앤트워프로 정했던 것.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던 벨기에 학생

브뤼셀 역으로 가던 중, 한 학생이 보여 인사를 하고 벨기에 추천 여행지를 물어보았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놀랍게도 어머니가 한국인이시라면서 반갑다고 이것저것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고향인 리에주(Liege)는 어떠냐면서, 공업 및 교육 중심도시로 이것저것 볼 게 있다고 했다. 과연 가이드북을 찾아보니 리에주도 나와있었는데, 당시에 내가 산업 및 교육에 관심이 높았다면 저기로 갈 수도 있었을 터. 이렇듯 여행을 갈 당시엔, 현 관심사가 큰 반영을 하며 그건 시기마다 바뀌게 되는 듯하다.


안트베르펜 역까지도 1시간이 조금 넘는, 가까운 편.

당시 여행지로의 선택은 안트베르펜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
역의 구조물이 참 멋있었고, 이 유럽인의 모습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안트베르펜 [ Antwerp(영)/Antwerpen(독)/Anvers(프) ]
요약: 플랑드르(플란더스) 지방에 위치한 벨기에 제2의 도시로 수도인 브뤼셀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북해(North Sea)에서 90km 지점인 스헬데강(Schelde River) 하구에 있다. 소설 "플란더스의 개"로 유명하기도 한 안트베르펜은 수도인 브뤼셀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대도시이다.  
영어로는 앤트워프(Antwerp), 프랑스어로는 앙베르(Anvers)라고 한다. 브뤼셀 북쪽 41km, 북해에서 약 90km 지점인 스헬데강(江) 하구 우안에 위치하며,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로 유럽 4대 무역항의 하나이다.

9세기경부터 노르만인(人)의 요새로 알려져 있었으며, 12세기 경부터 상업이 발달하였다. 13세기에는 브라반트 공작, 플랑드르 백작, 부르고뉴 공작가(家)의 통치를 받았다. 15세기 후반 이래 무역과 부근에 발달한 모직물에 의하여 그 번영은 브루게를 능가하게 되고, 16세기 전반에는 드디어 에스파냐의 신대륙무역과 포르투갈의 동인도무역의 결절점(結節點)으로 유럽 제일의 무역항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아울러 금융업도 성황을 이루어 1531년에는 유럽 최초의 주식거래소도 생겼으며 지방경제활동의 중심지로서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네덜란드 독립전쟁 때 에스파냐의 공격을 받고, 1585년 파르마공작에게 점령된 데다가 네덜란드의 독립으로 스헬데강의 항행이 금지된 뒤부터 암스테르담에 그 지위를 빼앗겼다. 1863년 벨기에가 네덜란드로부터 스헬데강의 통행권을 매수한 뒤 근대적인 무역항으로서 부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브뤼셀에 이은 벨기에 상공업중심지로서 번영을 이루고 있으나, 제1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의 침략을 받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때에도 연합군 기지를 이루어 독일군의 공격을 받아 손실이 컸으나, 전후에 복구되었다. 주요 산업으로는 16세기 이래 암스테르담과 경쟁관계에 있는 다이아몬드 세공과 레이스 편물 공업이 활발하다. 면 ·곡물, 구리[銅]와 그 밖의 금속 등을 수입하여 기계 ·직물류를 수출함으로써 벨기에의 상공업 중심일 뿐 아니라 독일, 특히 루르 지구의 수출입항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항구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업용 부지가 조성되면서 정유, 독일 자본의 화학공업, 또 제너럴모터스(GM) 등의 자동차공업이 진출하여, 새로운 산업도시로 변모하였다.

주요 산업은 약 5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거래이다. 안트베르펜 시에만 약 1,600개의 다이아몬드 매매 업체가 있고, 현재 세계 다이아몬드의 약 60%가 이곳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 고객은 유대인 상인이였지만 인도 상권이 급속도로 성장해 현재 세계 다이아몬드 거래의 약 55%를 성사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근래에 두바이 등에서 무관세로 다이아몬드 거래가 가능해져 안트베르펜 역시 조속히 반응하지 않으면 많은 고객들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또한 고딕 건축과 르네상스 미술을 자랑하는 역사적인 도시이다. 벨기에 최대의 고딕 양식의 노트르담 성당은 벨기에에서 가장 높은 123m의 첨탑을 가지고 있다. 안트베르펜 성당은 그 성당 내부에 플라망파(派)의 거장 P.P.루벤스의 명작을 소장하고 있다. 네덜란드풍 르네상스 양식의 걸작인 시청사와 조합사무소(길드하우스), 고성(古城)이었던 스텐성 일부를 개조한 해양박물관, 16∼17세기의 플랑드르파의 명화를 간직한 미술관, 루벤스의 주택을 복원한 루벤스하우스, 아프리카 콩고산(産)의 진귀한 동물이 있는 동물원 등도 유명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안트베르펜 [Antwerp(영)/Antwerpen(독)/Anvers(프)] (두산백과)

지금 다시 읽어보니 벨기에 제2의 도시이자, <플란다스의 개> 원작의 배경 장소. 유명 화가 루벤스(Peter Paul Rubens)가 결혼 후 사망하기까지 지낸 곳이라고도 한다.  또한 축구 국가대표 설기현 선수가 뛰었던 '로열 앤트워프 FC(Royal Antwerp FC)'가 안트베르펜에 있고, 2020년부터는 이재익 선수가 뛰고 있다고 한다.  역사, 문화에 관심이 많아진 지금은 더 재미있게 돌아볼 수 있을 듯.


아무튼 당시 시간을 정해 그 동생을 역 개찰구 앞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그 친구는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전에 적은 것을 보니 당시 2G 폰으로 메일도 보내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국제 단문 문자를 보낸 것으로 기억하는데, 약속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아무 답문도 없기에 체념했었다. 그리곤 어디를 돌 지 그 자리에서 가이드북을 보면서 좀 더 있었는데 30분이 더 지나, 1시간 후쯤 그 친구가 나오면서 늦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때 화와 짜증이 좀 났었지만 만났기에 이내 풀고, 오후 동행은 하기로 했다.


약속을 정한 후, 그것을 지킨다는 것은 내 시간과 노력 뿐 아니라 상대의 시간과 노력도 존중해 따른다는 것이다. 상대에게 하지 못 할 약속이라면 하지 않는 게 좋고, 피치 못하게 지키지 못하게 된다면 미리 알려주고 그 이유를 잘 말해주는 게 당연할 것. 하지만 이 당연한 것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그때도 깨달아서 그 동생에게 더 실망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타지에 여행을 가서 모르는 사람과 약속을 하고, 통신으로 바로 확인이 안 되는 상황에서 약속을 잡은 나도 참 우스웠다. 하지만 전날 브뤼헤에서 잘 지냈기에, 믿고 약속을 했던 것. 지금은 타국에 가서도 유심(Usim Card)을 넣어 데이터를 쓰거나,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 카톡으로도 통신이 자유롭게 되지만 그땐 이런 우스꽝스러운 상황도 여행하며 생기기도 했다.


이제 곧, 점심 시간이라 식사를 하러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마침 번화가로 유명한 메이어(Meir) 거리를 거쳐 길거리 Markt(마켓, 시장)이 있다고 해서 이곳저곳 둘러보면서 찾아갔다.

길거리 시장에서 팔던 먹음직스럽던 과자들
무난하게 먹은 이태리 음식. 그리고 유쾌했던 레스토랑 직원들

한 레스토랑 앞에서 학생은 20% 할인해준다는 것을 보고 이곳에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맛있었고, 좋았다. 이태리 음식은 전 세계 어디서나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벨기에 유명 음식인 홍합탕 등 맛볼 수 있는 것들이 더 있었을 텐데 학생이라고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했던 게 아쉽다. 그 나라 음식은 여행하는 그때가 아니면 먹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점심을 먹곤, 주변을 둘러봤는데 공휴일이어서 그런지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오늘은 날이 아니구나. 이런 날도 있는거지!' 싶었고, 동생에게 별다른 일정이 있는지 계획을 물어보니 정한 게 없다고 했던 거 같다. 그래서 우린 일찍 헤어지기로 했고, 난 그렇게 다시 브뤼셀 역으로 향했다.


브뤼셀 시내에 있던 어느 스케이트보드 광장

이렇게 초짜 여행자는 또 하루를 그냥 날리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때 난,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틈도 없이 그저 브뤼셀 숙소로 돌아와 내일 게시할 유레일패스로 네덜란드로 출발할 생각에 어느새 다시 들떴다. 왜냐하면, 아직 내겐 35일 정도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물보다 싸다는 주필러 맥주와 함께 먹은 고로케

그렇게 그날은 초저녁에 일찍 잠을 청해, 내일 네덜란드행 에너지 소모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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