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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단상

아이가 웃는다

by 수필가 박신영

아이에게 휴대폰을 쥐어주면

기괴한 웃음소리로 웃는다

난 그 웃음소리를 밤새도록 듣고싶다.

지난 달, 손가락과 발가락 골절을 한 번에 당하고

한두달 남짓 그 짤막한 시간을 보내던 중, 불편과 우울을 겪고 보니

이십 평생 발화하지 못한 채 이 삶을 살아내는 네가 ..

네가 얼마나 대단하던지


얼마나 멋지고 대견한 아이인지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너의 소리내는 웃음을 듣기까지 또 이다지 긴 시간을 보냈다.


아이야, 언제까지나 네 웃음소리를 나에게 들려주렴.

밤새 네 방 앞에 몰래 숨어앉아 그 웃음소리를 듣고싶다.

하늘까지 닿을 기쁜 웃음소리.


너는 즐겁고,

내 밤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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