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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하고 사사로운 Mar 30. 2021

주도성이 높은 업무 환경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WHY, WHAT, HOW, WHO 관점으로 본 주도성

"주도성이 높은 사람"들의 주도성을 더 불태우도록 만드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이 글은 큰 조직과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도성이 높은 업무 환경이란 무엇일지, 이를 위해 필요한 조직문화와 장치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써 본 글입니다.


아래의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1. 주도성이 높은 업무 환경이 우리 팀에 왜 필요한가

2. 주도성이 높은 업무 환경에서 실무자와 리더의 역할 차이가 무엇인지?(WHY, WHAT, HOW 관점)

3. 주도성이 높은 환경에서 실무자와 리더의 역할 차이(+WHO 관점)

4. 팀원들이 생각하는 주도성이 높은 환경

5. 주도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문화와 장치들


아래의 분들에게 도움이 되실 거 같아요.

1. 주도성에 대해서 고민이 있으신 분

2. 주도성이 높은 업무 환경을 만들고 실무자와 리더의 역할은 어때야 할지 고민이 있으신 분

3. 저희 팀이 더 주도성이 높은 업무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조언을 주실 분 ㅠㅠ

4. 그냥 무슨 얘기를 하는 건가 궁금하신 분




1. 주도성이 높은 업무환경이 우리 팀에 왜 필요한가


코멘토 팀의 채용 브랜딩 업무를 시작했다. 만약, 코멘토 입사가 "코멘토에서 일하기 이용권" 같이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코멘토의 팀원들은 입사 전 고민(pain point)이 무엇이었고, 어떤 가치(value proposition)에 설득이 되어서 입사했는지가 궁금했다.


팀원들이 입사 전 고려했던 요인 중의 하나는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또, 이는 입사 후에 변하지 않았으며 팀에 가장 만족하는 요소이기도했다. 특히, 스타트업은 특히 주도성이 많이 요구되는 조직이다. 3년 전 처음 스타트업에 왔을 때, 대표님은 "스타트업은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싸우는데 시간을 쏟지 않아. 그냥 실험하지. 그리고 왜 하는지에 대해서 더 노력을 쏟아. 빨리 대기업의 때를 벗어야 할 텐데"라고 말해주었다.


되돌아보니 내가 일을 배우고 해왔던 방식과 지금 우리 팀원들이 일을 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 또, 내가 팀장님께 기대했던 역할과 팀원들이 팀장으로서 나에게 기대하는 역할에도 차이가 있다. 이전 회사에서도 꽤 주도적인 환경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


그래서 큰 회사에서 일을 했을 때와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지금, 주도성 관점에서는 각각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리해보았다. 또, 주도성이 높은 업무 환경을 위해 필요한 조직문화는 무엇이고, 도움이 되었던 장치들은 무엇이었는지 정리해보기로 했다.



주도성이 보통인 업무 환경과 높은 환경에서는 각각 어떤 차이가 있을까?




2. 주도성이 높은 환경에서 실무자와 리더의 역할 차이(WHY,WHAT,HOW 관점)



주도성이 보통인 환경에서는 HOW에 70%의 에너지를 쓴다.
반면, 주도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WHY에 70%의 에너지를 쓴다.


임원진으로부터 전사원에게 주도성을 높이는 워크숍을 해야 한다고 전달받았을 때를 가정해보자. 주도성이 보통인 환경과 높은 환경에서 실무자와 리더의 역할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1] WHY 관점 :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주도성이 보통인 환경

[ 실무자의 역할 ]

일을 착수해야 한다는 것을 전달받는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정말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그렇지만 임원 분들이나 회장님에게 물어볼 수는 없는 일이다. 리더에게 이를 물어보는 것은 무능력의 반증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상사의 마음과 의도를 잘 추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워크숍의 대상자들에게 물으러 갈 수도 없는 일이다. 나도 목적을 잘 모르면서 이 사람들의 시간을 뺐을 수 없다.


[ 리더의 역할 ]

생각하는 바나 상위 리더와 협의한 내용이 착수되도록 실무자에게 하달한다.


주도성이 높은 환경

[ 실무자의 역할 ]

미션, OKR 또는 고객 관점에서 왜 일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넘어가야 한다. 잘 모르겠거나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임원일지라도 끝까지 물어보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다면 고객을 인터뷰하거나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또는 스스로 미션, OKR 또는 고객의 행동으로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정의하고 일을 출발한다.


[ 리더의 역할 ]

미션, OKR 또는 고객 관점에서 왜 해야 하는지 데이터로 실무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의사결정은 미션, OKR 또는 고객관점에서 합리적인지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2] WHAT 관점 : 이 일을 통해 달성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주도성이 보통인 환경

[ 실무자의 역할 ]

목표는 아직 좀 두리뭉실하지만 예전에 진행되었던 프로그램들, 최근에 회장님이나 임원들이 사용하는 단어, 트렌드를 조합하여 목표를 추측해본다. 방법까지 모두 설계가 끝난 후에 리더에게 목표를 검토받는다.


[ 리더의 역할 ]

실무자가 세운 목표를 나중에 검토한다.


주도성이 높은 환경

[ 실무자의 역할 ]

WHY에 대해 명확히 이해되었다면 팀과 목표 수준 및 일정을 협의한다. 목표는 고객 관점에서 어떤 가치를 주는지 구체적인 결과로 기술되어야 한다.


[ 리더의 역할 ]

실무자와 목표 수준 및 일정을 협의한다. 실무자가 세운 목표 수준이 높지 않거나 구체적이지 않다면 이에 대해 토론하거나 동기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3] HOW 관점 :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주도성이 보통인 환경

[ 실무자의 역할 ]

팀원들, 상사들과 모여 어떤 방법이 더 좋을지 치열하게 토론한다. "워크숍의 이름은 무엇으로 하지?" 회장님이 자주 언급하셨거나 임원이 좋아할 만한 내용을 유추하여 제목을 정한다. 워크숍을 설계하는 단계에서 각자가 이야기하는 바에 틀린 것이 없기 때문에 종종 난관에 부딪힌다. 고착 사태를 반복하다가 팀장님 또는 임원에게 의사 결정을 받는다. 보고서를 최대한 정갈하게 만들어 보고를 한다. 그리고 리더들은 우리가 정한 방법이 적절한지 판단하고 고쳐주신다. 고쳐지다 보면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방향이나 방법과 전혀 맞지 않을 때도 많다. 의욕이 떨어지지만 어쩔 수 없다.


[ 리더의 역할 ]

실무자가 정한 방법이 적절한지 판단하고 고쳐준다


주도성이 높은 환경

[ 실무자의 역할 ]

실무자는 WHAT을 달성하기 위한 더 좋은 방법을 위해 실험을 설계한다. 워크숍의 제목은 몇 가지 않을 정한 뒤 A/B 테스트를 하여 사전 신청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정하기로 한다. 워크숍 세부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안이 나왔는데 계획안 정도를 만들어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결정하기로 한다. 가장 많이 선택한 계획안의 내용을 왜 선택했는지,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인터뷰해보고 이를 토대로 내용을 보완한다.


[ 리더의 역할 ]

실무자가 더 나은 실험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과정에서 씽킹파트너가 된다.


즉, 리더십 서비스 관점에서 보면 주도성이 보통인 환경에서 리더는 내가 생각하는 목표나 방식에 맞지 않으면 계속해서 수정을 해주고 의사결정을 내려준다. 반면, 주도성이 높은 환경에서 리더는 실무자가 왜 해야 하는지를 설득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함께 설계함으로써 자율성을 부여한다. 혹은, 실무자 스스로 일의 목적을 찾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3. 주도성이 높은 환경에서 실무자와 리더의 역할 차이(+WHO 관점)


주도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WHO에 대해 고민하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 동기 부여한다


주도성이 보통인 환경에서는 개인의 강점이나 목표에 대해서 크게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주도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개인의 강점이나 목표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WHO 관점

주도성이 보통인 환경

[ 실무자의 역할 ]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처리한다


[ 리더의 역할 ]

직급이나 직무에 따라 일을 부여한다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 아래와 같이 팀원을 관리한다

"별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 같아. 너는 왜 이렇게 목표와 상관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아? 집중이 더 필요할 것 같은데?"


주도성이 높은 환경

[ 실무자의 역할 ]

나의 강점을 발휘하여 스스로 동기 부여하고 일을 끌고 간다


[ 리더의 역할 ]

실무자 개인의 커리어 목표와 강점을 알고 있다. 이를 함께 고려하여 이 일이 개인의 강점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게 개인 목표와도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고려하여 업무를 줘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 아래와 같이 팀원을 관리한다

"너도 잘하고 싶지? 목표를 하나의 시야로만 안 보고 여러 시야로 볼 수 있는 게 너의 강점이구나. 그런데, 그 강점은 일단 집중해야 하는 것을 하고 났을 때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것 같아."


팀원들도 정말 그렇게 생각할까?
팀원들이 생각하는 주도성이 높은 환경이란 무엇일까?

4. 팀원들이 생각하는 주도성이 높은 환경


위의 내용들을 팀원들과도 공유하고, 팀원들이 생각하는 주도성이 높은 환경이란 어떤 지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눈높이를 맞추기로 했다. 각자의 언어로 표현되었지만 큰 맥락에서는 주도성이 높은 환경에 대한 이미지가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 상사가 아니라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 고객으로부터 배우는 업무 환경

- 고객의 이슈를 처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 것.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고객들로부터 어떤 것들을 파악하고 반영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실험하는 것.

-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지 몰입되어 있는 상태

- 본인의 업무에 대한 결과와 책임이 명확하고 이에 따른 보상이 오는 환경. 분명한 책임만큼 목표에 당장 도달하지 못했을 때도 독려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있는 환경



주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조직문화가 조성되어야 할까?
또 어떤 장치들이 도움이 될까?



5. 주도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문화와 장치들


WHY, WHAT, HOW, WHO 관점에서 그리고 팀원들이 얘기해준 내용을 바탕으로 주도성을 높이려면 어떤 조직문화가 필요할지를 써보고, 우리 팀에서 조직문화 관점에서 실험한 것들 중에 관련이 있는 것들을 매칭 해보았다. 


[1] WHY 관점

- 조직 관점에서 전략과 방향에 대한 정보가 수시로 공유되는 문화

  ※ 전략 세션, 월간 OKR 세션 등

- 고객으로부터 일이 출발하고, 고객의 행동을 기준으로 의사 결정하는 문화

  ※ 유저 인터뷰, 실험 기반 의사결정 체계 등

- 실무자가 이해되지 않을 때, 필요하면 대표와 끝까지 토론할 수 있는 문화

- 문제를 진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이를 위해 행동하는 문화


[2] WHAT 관점

-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이를 합의하는 문화

  ※ 올해부터 실험 중인 OKR 체계 등


[3] HOW 관점

- 실무자가 실험 등을 설계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과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문화 

  ※ 실험 노트 작성, 실험 기반 의사결정 체계 등


[4] WHO 관점

- 각자의 커리어 목표나 꿈에 대해 공유할 수 있고 지원하는 문화

  ※ Development Plan 세션, 드림 세션 등



6. 마치며


정답은 없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정리를 해놓고 보니, 코멘토 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진행하고 있는 것들 중에 "주도성을 높이는 방향"과 연결된 장치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각각의 방향을 위해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주도성과 주도성이 높은 환경을 여러 가지 각도로 생각해보면, 더 많은 것들에 대해 가설을 세워보고 실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도성과 관련한 내용으로 한참 인터뷰를 하고, 이런 내용들을 공유하던 차에 이런 대화가 나왔다.


크 넘 좋네요. 근데 프로세스의 문제이기보다 진짜 사람의 문제인것같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체계나 프로세스, 장치들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조직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무리 멋있는 체계나 프로세스, 조직문화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도 그걸 이용하는 사람이 의지가 없다면 다 무슨 소용일까. 또, 처음부터 주도성이 높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팀에 태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주도성이 낮은 동료들이 옆에 있는 것만큼 주도성을 꺾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야, 그 뭐든지 할 것 같았던 공채 신입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HR실장님이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처음엔 뭐든지 다 할 것 같던 신입들이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서 꺾여버리고, 처음의 그 모습을 찾아버릴 수가 없다고 한탄하며 한 이야기다. 신입들은 처음부터 주도성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꺾여버린 것일까. 이건, 신입들의 책임일까 아니면 조직의 책임일까. 어려운 얘기다. 적어도, 동료와 리더와 팀 문화 때문에 날개가 꺾이고 주도성이 꺾이는 경우들은 최대한 줄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팀을 믿고 고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그 외, 주도성에 대해 고민한 내용들이 궁금하시다면 참고해주세요.


주도성이 높은 사람이란 어떤 뜻일까?

주도성이 높은 팀이 가진 두 가지

주도성이 높은 사람들에게도 규율이 필요할까?

아무리 주도적으로 일해도 회사가 인정해주지 않나요?



1,000명 정도 규모 회사에서 HRD와 조직문화를 5년, 현재는 20명 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조직문화와 기타 등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조직과 관련한 문제에 정답은 없지만 고민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잘못된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더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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