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술의 숨겨진 부작용들
최근 페북과 트위터에서 넷플릭스 다큐 영화 <소셜 딜레마> 이야기가 많이 보이길래 한번 봐 보았다. 영화는 구글,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등 테크 기업에서 몸담았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소셜 미디어들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소셜 미디어는 공짜이지만 공짜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주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회사에 제공한다.
2. 따라서 유저들이 소셜 미디어를 오래 사용하는 것(engagement)은 그들에게 달성해야 할 주요 가치이다.
3.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보는지에 대한 다양한 기록을 통해 그들은 우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4.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engagement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데이터 기반 방법을 적용해 각자에게 최적화된 피드를 보여준다. 즉,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5. 음모론, 가짜 뉴스 등은 내용이 자극적 이어 engagement에 더욱 효과적이다. 가짜 뉴스는 일반 뉴스보다 6배 빨리 퍼진다.
6. 4+5는 유사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비슷한 콘텐츠(와 가짜 뉴스)에 노출되지만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끼리는 서로 다른 정보를 소비하여 정보의 공유가 일어나지 않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을 만들고 정치적 양극화(political polarization)를 가속한다.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다큐 영화 특성상 테크 회사들이 지나치게 악의 축으로 그려지는 것 같긴 하다. 영화에서도 간략히 언급되었지만 나는 처음부터 테크 회사들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engagement 최적화를 위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메인 인터뷰이들도 그 회사들의 초기 멤버 아닌가!). 또한 그 회사들도 영화에서 언급된 사회적 문제들을 인지하고 있고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예를 들면, 양극화 및 가짜 뉴스 관련 연구를 지원하는 펀딩[1]을 운영하고 있고, 팩트체커와 협업해 신뢰도 낮은 뉴스를 피드에서 제외[2] 하기도 했다.
이런 허점에도 불구하고 소셜 미디어 사용의 위험성, 가짜 뉴스와 필터 버블의 위험성 등에 대해 환기해 주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이다. 넷플릭스 인기 영상 순위에 올라 파급력이 대단했던 것 같고 오죽했으면 페이스북에서 소셜 딜레마의 오류에 대해 성명서[3]를 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회적 연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소셜 플랫폼이 실제 세상의 사회적 연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동작하고 있기에 누군가 스위치를 끄는 것처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은 사회적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한 기술이 미칠 수 있는 숨겨진 악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참고 자료
[2] https://www.facebook.com/journalismproject/programs/third-party-fact-checking
[3] https://about.fb.com/wp-content/uploads/2020/10/What-The-Social-Dilemma-Gets-Wrong.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