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나는 이번이 첫 소송이 아니다.
세 번째 소송이다.
하나는 내 스승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질기고 질겼던 3심까지 갔던 소송
이때는 핵심 증인으로서 나의 최선을 다했고
하나는 임금체불 관련 2억 5천짜리 소송.
국선변호사를 통해 내가 직접 진행했었고
모두 승리했고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소송을 하면 사람의 본성이 드러난다.
편협한 시야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
도망치는 사람들, 끝까지 싸우는 사람들
알면서도 눈을 감고 도덕을 버리는 사람들
조용하게 올바른 방향을 응원하는 사람들.
이전의 두 가지 소송은
나의 20대 초반과 중반에 있었던 일이고
그때의 나와 주변 사람들은 어렸었다.
그러나, 성인이었다.
어리다는 이유로 그러한 것들에서 도망갈 수는 없다.
그리고 지금 나는 30대 중반에서 또 소송을 치르고 있다.
30대 중반의 소송이 그 때보다 좋은 이유는
각자 자신의 주관이 뚜렷해져 덜 흔들리는 나이이며
돈에 현혹되어 거짓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순수성이 결여된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이 눈을 감아버리는, 판단력이 흐린 사람들
특히 "깨어있음"과 인성이 아주 중요한 직업군이자 취미에서
대체 그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그것을 하고 있는가.
눈 뜬 장님이 따로 없다.
소송 3달 차.
첫 재판 이후, 진실은 하나 둘 밝혀지고 있다.
결국 내 20대의 소송에서 추악함을 보였던
주변인들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렇게 박쥐처럼 살아가고 있고
그렇게 한자리씩 얻어먹을 것 처럼 하던 사람들은 다들 사라져있다.
그 와중에 자리를 훔쳐갔던 사람은 목숨이 잘리게 생겼고.
소송에서 잔 다르크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정말 좋은 의미로 잘 살고 있다.
자, 어떻게 할 것인가.
난 나를 함부로 이야기했던 사람들 덕분에 새로운 걸 알게 되었다.
"어떠한 사유라도 사람을 그렇게 패면 안된다" 가 결론임에도 불구하고
부부 서로간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
세상에나,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니.
신기하네.
팩트는 난 가만히 서 있었는데 그가 와서 뺨을 때렸고
이어 나를 결박하고 주먹으로 내 얼굴을 갈긴 거다.
피고는 경찰에 출석해 내 뺨을 쓰다듬었다고 이야기했지만
구약식에서 전혀 인용되지 않았고 벌금 200만원을 구형받았다.
반면, 나는 피고의 적극적인 쌍방폭행 주장으로 50만원이 청구되었고
결과에 불복하여 정식 재판을 요청했다.
이혼소송과는 별개로 형사고소를 진행했고
법정 출석일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분명히 해야 할 점.
피고가 저지른 불륜에는 아내 잘못이 없다.
부부간의 문제라고 한다면 100% 그가 유책이고
나는 결혼을 잘못해서 잘 살아보려고 했던 것 말고는 책임이 없다.
나라고 탈출하고 싶지 않았겠어?
이보세요들, 다들 이제 그만 정신 좀 차리세요.
물론 내가 정신차리는 데 8년이 걸렸으니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비난하거나
함부로 판단을 한다면, 앞으로 자신도 그런 일을 겪을 때
똑같은 상황에 닥치거나 더욱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듣게 될 거야.
근데 당신들은
나만큼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해.
멘탈이 안 좋아서 지금 그런 직업을 갖고 있는 건지
지금 자기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건지는 좀 알고 있길.
그리고 조용히 응원해주고
나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시간을 할애해주는 사람들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내려놓아야 할 것을 내려놓은 사람들
내 편이 아니라 자신을 중심으로 상황을 정리해가는 사람들
참 내면이 강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멋있어.
애정 어린 조언 환영.
그래, 세상은 살 만해.
그 와중에도 이렇게 따뜻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