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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도쿠 Mar 31. 2022

너무 불안해하지 말자

마음만큼 잘 안될 때가 있다. 내가 지금 딱 그렇다. 회사에서 원하는 KPI를 맞추지 못해 굉장히 마음 졸이는 상황이다. 공부는 노력과 대체로 비례하는 경우가 많지만, 회사 일은 그렇지 않다. 개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시장의 운도 무시할 수 없다. 노력을 더할 수 있겠지만, 당장의 결과가 극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이럴 때는 가만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파도가 몰아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 때는 돛을 조정하여 피해를 줄일 수 있겠지만 결국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가장 상책인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인 이상, 마음 편히 기다릴 수는 없는 법이다. 마음은 자꾸 불안하다. 무엇을 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없지만,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려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는 듯하다. 나는 지금 실적에 쫓기지만, 원래 인간은 시간에 쫓기면서 산다. 선진국일수록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빠르다고 한다. 시간당 가치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사람들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것이다. 어쩌면 시간이 사람들의 등을 떠밀면서 보채는 격이다.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너는 도태될 것이란 암묵적 경고를 하고서 말이다. 타인들의 삶이 하나의 KPI가 된다. 그들을 보면서 나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중간 이상으로는 살고 있는지, 남들에 비해 너무 미달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면서 말이다.


우리들이 하는 행동 중에 많은 것들은 사실 당장의 불안을 감추기 위한 경우가 많다. 그 불안의 기준은 역시나 타인이 된다. 누군가 정해놓은 어떤 기준에 나도 모르게 합의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에 미치지 못한 자신이 불안한 것이다. 그것을 다 갖추면 완전한 인생이 되는 걸까. 아마 완전이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삶이라는 것이 수많은 우연의 합으로 이루어졌기에 수학처럼 완벽히 짜인 삶이란 불가능하다. 좋은 소식은 불완전하게 놓아둔 채로 그저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완전해지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일단 태어났으니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고, 앞으로도 더 살아가면서 좋은 의미를 스스로 만들며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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