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남자가 젊은 남자에게 고백한다
너로 인해 내가 날개를 달았다
기분 좋은 바람이 살갗을 스치고
햇살이 사물에 부딪혀 눈이 맑아지는 봄날
묘하게 들떠 있는 두 남자의 대화를
몰래 훔쳐 듣는 커피 한 잔의 시간
조금 있으면 딸을 만난다
보다 큰 세상으로 나아갈 미래를 코앞에 둔
열아홉 날아갈 듯한 가벼움이여
사는 걱정에 짓눌리는 날도 있지만
이렇듯 작은 행복감에 편안히 숨을 쉬는 날도 있다
된장찌개 하나를 끓이면서
열여섯 번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던
손님 신부님의 말씀을 떠 올려본다
두 여자가 자리에 앉는다
사월의 봄날이 나에게도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