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을날의 제주 그곳에서
여행을 떠나면
그곳에 서서 잠시라도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봅니다.
찰칵... 찰칵
부드러운 셔터 소리
사진을 찍으며
셔터에도 바람소리가 묻어 있음을
함께 느낍니다.
가끔 대화가 많이 필요 없는 여행이
필요합니다.
또한
반드시 함께 걸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닿을 듯 닿지 않을 듯
두 사람의 마음은
스치는 손 끝에서
어렴풋한 체온으로 느껴집니다.
바다만을 바라본다면
그저 바다뿐이겠지요
모래 위... 파도가 다가왔다 떠나버린 그곳에
남아있는 비침의 여운처럼
서로 다른 바람소리를 들어보세요
이렇게 간격을 두고 바라보는
자연의 아름다움 또한
시간과 공간을 채우는 진한 향이 존재합니다.
누군가를 보내고
다시 기다리는 건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늘 저곳에 서 있는
바위와 돌들과 시멘트 구조물들에게도
그런 이야기가 있죠
언젠가
이렇게 떠나야 한다면
도착하는 그곳에서도
언제나
떠나야 하는 게 여행입니다
이곳에 떨어진
물에 젖은 이 낙엽처럼
인연과 시간이 얽히고 엮여 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있기에
늘 아름답습니다.
아니 아름답다고
믿고 싶습니다.
고요한 물결에 흔들리는
먹구름 사이 갈라진
저 빛의 굴곡진 이야기처럼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