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티드 Nov 27. 2017

일본에서 일하고 생활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원티드와 함께하는 JAPAN 상륙 작전

10월 26일 저녁, 위워크 삼성점 지하 1층에서 JAPAN 상륙 작전이 열렸습니다. 일본 채용시장은 구직자 수가 적어서 기업이 채용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근접성, 유사성 등을 이유로 한국인 채용을 선호하는 상황이라 일본 취업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이날 행사를 통해 기업문화부터 연봉, 거주지 문제와 같은 일본에서의 생활까지,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 경험에 근거한 진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JAPAN 상륙에 성공한 5인의 실무자가 직접 겪은 생생한 경험담을 지금 공개합니다.



순서


짧은 자기소개 및 커리어 패스

Subject 1. 일본에서 일하기
어학능력/ 기업 문화/ 처우 협의 (연봉 등) 

Subject 2. 일본에서 생활하기
거주지 문제/ 연애와 결혼

Subject 3. Why Japan?
일본에서 살고 있는 이유



짧은 자기소개 및 커리어 패스

한애리

서울에서 웹부터 모션그래픽까지 5년 동안 디자이너로 일했다. 곧 서른이 되는데 30대에는 무슨 일을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문득 프로그래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도전일지 모르지만 그 당시 유행하던 Flash의 액션스크립트는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당시 20대 후반 여자, 그것도 프로그래밍 초보를 받아주는 회사는 한국에서 찾을 수가 없었고, 방법을 찾다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일본 IT 취업 교육센터를 알게 되어 10개월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일본으로 오게 되었다. 일본에 온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것은 물론, 프로젝트/프로덕트 매니저로 커리어를 개발해왔다. 현재는 일본 최초의 DSP(Demand-Side Platform) 프로바이더 회사인 FreakOut에서 근무 중이다.


김수혁

한국에서 작은 웹호스팅 업체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개발자, 보안 엔지니어 등을 거쳤다. 2014 년에 지인의 소개로 LINE에 입사 이후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LINE GAME 의 업무를 시작으로 지금은 CDN 과 LINE LIVE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임현록

일본 대학을 졸업하여 자연스럽게 커리어를 일본에서 시작하게 되었으며, 일본계 기업에서 근무하며 일본 사람들의 업무방식과 일을 대하는 태도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본 HR 시장이 한국보다 성숙되고 규모가 크기에 경험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기회가 생겨 2008년부터 9년간 일본 RECRUIT 그룹의 한국, 중국, 일본 법인에서 각각 근무하며 인사 컨설팅, 교육, 채용 등 HR 업무를 담당하였다. 현재는 한국 화승R&A의 인사전략팀에서 HRM 관련 글로벌 HR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나리

일본에 와서 SI로 2년, 야후재팬에서 14년 일했다. 야후재팬에서는 네이버 지식인에 해당하는 ‘지혜봉다리’라는 서비스를 개발·운영·기획하였고 그 후 구글 adsense에 해당하는 퍼포먼스 광고 플랫폼(YDN)을 개발, 광고 매칭 알고리즘 개발과 광고 데이터 분석 일을 하였다. 광고 비즈니스를 하면서 크리에이티브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 디자인 연구팀을 만들어 디자인을 공부했으며, 디자인부 부장과 데이터 사이언스부 부장을 겸임하면서 디자인과 사이언스를 융합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지금은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준비 중이다.


전민수

2004년 일본으로 온 후 2006년 라쿠텐에 입사, 트래블 개발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Java 개발자로 라쿠텐 입사 후 여러 프로젝트를 담당했으며, 현재는 검색 부분을 담당하는 그룹의 매니저와 프랜시펄 아키텍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벤트 참가 및 채용 관련으로 한국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Kodeveloper(일본에서 일하는 한국인 개발자 모임)라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Subject 1. 일본에서 일하기


어학능력


가장 중요한 언어 문제부터 시작하자. 일본에서 일하려면 필요한 어학능력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전민수: JLPT으로 얘기하면 N1 정도가 요구된다. 직무에 따라서는 기준이 낮아질 수 있으나 잘하면 잘할수록 좋다.


이미지 출처: JLPT 공식 홈페이지


김수혁: 물론 잘할수록 좋지만, 엔지니어 직군의 경우 언어적인 부분이 부족하더라도 코드나 영어 등 다른 언어로 어느 정도 보완이 된다. 존칭어, 겸양어 등의 어려운 일본어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외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일본 분들이 상당 부분 이해를 해주는 편이며, 회사에서 동료 직원들과 신뢰를 잘 쌓아간다면 일을 하는데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극복 가능하다고 본다.

어학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본에서 일하는 경우, 언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좋은 방법이 있을까?

한애리: 히라가나부터 8개월 동안 배우고 겨우 하고 싶은 말만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일본에 갔다. 처음에는 전혀 들리지가 않았다. 기계적으로 ‘네, 알겠습니다’와 ‘네, 할 수 있습니다’ 정도만 얘기할 수 있었다. 어느 순간에는 이해 못하는 상태로 대답했다가 상사에게 무척 혼이 나기도 했다.

나 같은 경우는 먼저 자원봉사로 일본어를 가르쳐 주는 곳을 많이 찾아다녔다. 이런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는 일본어 강습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많이 찾을 수 있다.  자원봉사에 오시는 분들은 한류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많아서 충분히 대화를 통해서 일본어 연습이 가능하다.

또한, 사내 회의록 작성을 자원해서 담당했었다. 보통 회의록은 회의에 참여한 사람 중 최말단 사원이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직접 담당함으로써 일본어로 문서작성하여 같이 회의에 참여한 분들에게 틀린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확인을 받았다. 이런 경험이 업무상 필요한 일본어에 익숙해지는데 도움이 되었다.

우나리: 일본 사람들은 和(와: 조화)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 부족한 부분은 숨기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지금 ‘내가 완벽한 일본어를 구사하지 않으면 일본에서 일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기업 문화

어떻게 일본의 좋은 기업을 선별할 수 있나?

우나리: 일본 대기업에서 과다한 업무로 인한 자살이 있은 이후, 일본 정부가 직장 내 과도한 업무나 스트레스에 대해서 관리, 감독하고 있다. 따라서 블랙 회사라고 정의할 만한 회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맞는 회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작년 과로하던 신입사원이 자살하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다.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은 어떻게 다른가?

한애리: 일본 기업에서는 문서 작성 및 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서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회의록이나 기획서는 물론 QA까지 모든 것이 문서로 남겨진다. 일본은 지식의 사유화를 장려하지 않는다. 공유를 통한 집단 지식을 형성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방면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려고 하는 것이 한국 기업과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인 것 같다.


일본 기업에서는 문서 작성 및 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처우 협의 (연봉 등)


연봉 수준이 어느 정도 되며, 연봉 체계는 어떻게 되나?

전민수: 연봉 체계는 회사마다 다르며 회사 자체의 룰을 갖고 있다. 전부 다 이렇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호봉제로 채용하는 회사가 줄어들고 있으며 연봉제, 성과제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경우 직무에 상관없이 같은 급료 체계를 갖고 있다. 같은 연봉 체계에서 일 년에 두 번씩 평가하며, 목표를 잡은 것에 대해 성과를 달성하면 인정하고 연봉이 올라간다.

우나리: 우리 회사의 경우 기술직, 디자인, 영업, 기획 등 어떤 직종인지에 따라서도 연봉과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다르다. 또 가장 평가에 많이 영향 미치는 것은 직속 상사이다. 본인이 얼마만큼 잘하느냐가 아니라, 직속 상사가 내가 잘 하는 것을 얼마만큼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신입 분들도 많이 오셨는데, 신입 연봉은 어떤지 궁금하다.

임현록: 직무에 따라 폭은 크지만 일반적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크게 차이가 없다. 320에서 350만 엔, 직무에 따라 400만 엔이 가장 평균적인 케이스다. 특히 IT의 경우 연봉이 최근 높은 경향이 있으며 내가 채용한 케이스 중에 가장 많이 받고 입사한 사람의 경우 신입 초봉 1,000만 엔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학생들과 연봉에 대해 얘기했을 때 “일본은 연봉이 낮은 것 같아요.” “좀 짠 것 같던데요.”라고 말하는데, 연봉을 표기하는 구조가 달라서 적게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진 않다. 또 일본은 잔업수당이라던지, 가족복지라든지 기타 수당이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런 것들은 채용 단계에서 다 오픈이 되어 있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를 고려한다면 우리나라보다  많을 수도, 비슷할 수도 있다.

전민수: 연봉도 중요하지만 최근 한국과 일본의 연봉에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낀다. 더 중요한 건 라이프 밸류이다. ‘어떤 생활을 즐길 수 있는가’를 따져라. 자기가 영위할 수 있는 생활을 따지면서 금액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연봉은 다 비슷비슷한 숫자이니 단순한 비교밖에 안 된다. 거기서 자기가 즐길 수 있는 것, 영위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맞을지를 같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Subject 2. 일본에서 생활하기


이미지 출처: ibtimes.com


거주지 문제


일본 취업은 현실이다. 가서 생활하려면 집도 있어야 한다. 거주지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

전민수: 회사에서 면접관으로 활동하다 보니 지원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게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바로 집 문제다. 처음에는 ‘그게 뭐가 문제야’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오신 분들과 같이 집을 찾아보니 언어 문제라든지 외국인을 안 받아주는 문제가 있었다. 물론 예전보다는 외국인을 안 받아주는 케이스가 적어지긴 했다.

김수혁: 기본적으로 일본은 월세 문화고, 부동산에서 꼼꼼히 챙겨주기 때문에 언어만 된다면 집 구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언어의 문제로 집 구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일본의 큰 부동산 회사들은 한국인을 채용해 한국어로 서류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 때문에 언어의 문제로 집을 구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한다.

집세가 비싸지 않나?

김수혁: 일본은 집 주인에게 고맙다고 주는 비용과 부동산에 소개비 등 초기에 드는 비용이 있다.한 달 월세가 한국 돈으로 100만 원이라면, 초기 비용이 200~500만 원이다. 그 부분은 집을 구할 때 미리 고려하는 것이 좋다. 평균적으로 한국보다 월세가 비싼 편이지만, 초기 비용 없이 살 수 있는 한국의 원룸 형태도 있다.

전민수: 가족 없이 혼자 온다면 처음에는 룸쉐어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룸쉐어가 조금 비용이 비싸고 불편하긴 하지만, 어디로 갈지 모르지 않나. 수혁 님 말대로 이사에 꽤 많은 초기 비용이 발생하므로, 자기한테 맞는 회사를 찾은 뒤 집을 계약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본의 룸쉐어 (사진 출처:www.borderless-house.com)


또 마음에 드는 지역을 검색해보고, 반드시 가 봐라. 일본어가 되는 분은 일본어로 검색하면 되고, 일본어 안 되는 분은 구글 번역 돌리면 잘 나온다. 그 집뿐 아니라 반경 1~2Km까지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업에서 거주비를 지원하나?

임현록: 채용을 도와드리면서 많은 기업들이 거주비 지원을 어떻게 하는지를 봤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만 얘기하자면, 비용을 지원하는 회사와 지원하지 않는 회사가 있다. 적게는 0부터, 대부분은 30~50% 정도는 지원하는 것 같다. 가장 많은 월세를 지급하는 회사는 15만 엔까지도 하더라. 그 친구는 도쿄타워 옆에서 센트럴파크 같은 공원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우와~)


도쿄타워 (이미지 출처: commons.wikimedia.org)


하지만 회사 정책 상 주는 곳이 있고 안 주는 곳이 있기 때문에 거주비 지원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안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일본 기업의 99%는 출퇴근 비용을 지원한다. 내가 아는 분의 경우 회사에서 40분 혹은 1시간 떨어진 위치에 집을 구하더라. 그러면 5만엔 정도에, 비교적 저렴하게 집을 구할 수도 있다. 그렇게 출퇴근 시간을 투자하고 집 비용을 아낀다. 혹은 출퇴근 시간을 짧게 잡고 대신 집 비용을 많이 낼 수도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선택의 폭이 생각보다 넓다.

우나리: 요즘 일본에서 하도 구인난이 심해 해외 인재를 많이 뽑는다. 그렇게 취업하면, 보통 취업과 지원 제도가 다르다. 이주 비용이나 정착 비용, 집세까지도 지원해준다. 그런 루트도 많이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또 많은 일본 대기업들이, 금액의 한도는 물론 차이가 있지만, 복리후생으로도 주택 지원을 많이 한다. 본인이 가고 싶은 회사가 정해지면 회사에서 어떤 복리후생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지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연애와 결혼


‘일본에서 살았을 때 결혼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우나리: 나는 일본에 가서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한국 사람이다. 생활권이라던지 생각하는 방법, 활동하는 영역, 취미 이런 것을 봤을 때 한국이라면 절대 만날 수 없는 사람을 외국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외국에 가면 아무래도 열심히 생활한다지만 외롭지 않나. 한국말도 하고 싶고, 한국 음식도 먹고 싶고.. 그러다 만났다. 그런 인연도 있다. 해외에서 같은 국적의 분을 만난 분들은 공감할 것이다.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가족을 포기하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 나는 일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내가 일을 해야 하는데 애를 낳으면 커리어는 어떻게 하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결혼을 하고 애도 셋이나 낳았다. 지금은 잘 했다고 생각한다. 커리어는 본인 의지에 따라 충분히 만들 수 있고 기회도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가족은 아니다. 



Subject 3. Why Japan?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계속 살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전민수: “지금 살고 있으니까”가 답인 것 같다. 한 십몇 년 살다 보니 그냥 생활이 되었다. 다른 데 안 가냐면? 기회 있으면 가지 뭐. 결국 가족이 같이 있을 수 있고 가족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곳이라면 굳이 장소는 상관없는 것 같다.

우나리: 제가 할 말을 다 해 주셨다. 나도 일본이 너무 좋아서 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 음식이 정말 맛있지 않나. 출장으로 여러 나라를 가 보면 빨리 일본에 가고 싶다 내지는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은 중요한 것 같다.


맛있기로 유명한 일본의 음식


또 하나 일본에서 살기 좋은 건 사람들이 참 관심이 있는 것 같으면서 없다. 개인 생활하기가 참 편한 나라다. 별로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 그런 것은 일본의 메리트다.

임현록: 나는 한국-중국-일본에서 모두 일해봤다. 일본에서 일하며 느낀 것은 일을 정말 계획적으로, 그리고 올바르게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채용만 해도 한국과 중국에 비해 일본 회사에서는 보다 상세한 Task와 분 단위 스케줄 등 굉장히 꼼꼼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일을 정확히 하게끔 만들어 신입사원조차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일본에서 일하는 방식은 배우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김수혁: 결혼했고 아이도 있는데 나 혼자 일본에 와있다. 가족이 일 년에 두세 번씩 일본에 와서 지내는 것을 보면 일본에는 아이들 데리고 갈 곳도, 주변에 공원도 많다. 아이들이 나가서 (혹은 길에서) 놀아도 걱정이 없다. 항상 사람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차가 먼저 지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본은 아이들을 키우거나 생활을 즐기기 좋은 것 같다.


일본의 아이들(이미지 출처: The Tokyo Times)


한애리: 나는 좀 변태적으로 일을 좋아한다. 새로운 일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해야 하는, 못 참는 성격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5년 동안 일하면서 여자로서, 또 나이가 30대에 가까워지면서 느껴지는 사회적 잣대로 인해 굉장히 괴로웠다. 고민하다가 비자도 비교적 쉽게 발급받을 수 있고 어학 코스 수강도 쉬운 일본으로 가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필요에 의하면 일본의 대기업 총수와도 1대 1로 이야기할 수 있다. 2008년, 아이폰이 들어오기 전이었다. 나는 iOS 개발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아는 분이 그 총수 밑에서 일하는 영업부장이었다. 아이폰을 들여올 건데 아이폰으로 무얼 할까? 이런 걸 아는 엔지니어가 없을까? 해서 2시간 동안 밥을 먹으며 얘기했다. 그 정도로 오픈되어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캐논에서 엔지니어 하는 분인데 나이가 75세이다. 그런데 깃허브에서 내 코드를 보고 소스를 알고 싶다며 당시 하고 있던 스터디에 오셨다. 그 정도로 스스로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면 연령, 성별, 학력, 국적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일본에서 “한 상은 몇 살이에요?”라고 나이를 물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결혼했는지, 가족이 있는지도 마찬가지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어떤 열정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면 연령, 성별, 학력, 국적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한애리 님 페이스북)


그리고 개인적인 시간은 정말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내가 2주 동안 새로운 신규 사업을 위해 미국에서 이것저것 조사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래서 유급휴가를 몰아 3주를 쉬겠다고 했더니 “다녀와. 휴가 중이니까 연락 안 할게.”라고 했다. 우리나라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가족이 아팠을 때도 이유를 말하지 않고 “유급휴가 쓰겠습니다.” 하면 “어, 알았어. 문제없지?” 정도로 끝난다.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되면서 하고 싶은 커리어는 제대로 평가되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뭔가 해보고 싶다는 것이 마음속에 있는 분들, 한국에서 느끼는 여러 가지 갑갑함이 있는 분들에게 일본에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일본에서의 커리어와 라이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공유해주신 우나리 님, 이수혁 님, 한애리 님, 김수혁 님, 전민수 님 감사합니다.








원티드에서 일본 채용 공고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트업에서 신입사원을 100명 뽑는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