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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Apr 20. 2024

그날의 달빛은 서글펐다

From 편지 #18

Dear Myself,

잘 지내고 계시죠?

슬픈 예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녀에게서 어색함을 처음 느꼈습니다.
수능 본걸 어떻게 알았냐는 말에 뉴스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는 말에 서로 웃었습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수고했다' 그 단 한마디뿐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그날의 달빛은 유난히 밝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인연의 마지막이 될 것이란 예감도 들었습니다.

그 이후 그녀는 학교에 오지 않고 있네요.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겪는 일이니까요.
어떻게든 되겠지요.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1997년 겨울 방학을 얼마 앞둔 어느 날
From Myself



어떤날 - 초생달 (1989년 음반 어떤날 II)



어떤날의 2집이자 마지막 작품인 <어떤날 II>에서 '출발'과 더불어 정말 좋아했던 노래가 '초생달'이었다.

누군가는 아마도 '취중독백(醉中獨白)'을 손에 꼽기도 할 텐데 뭐 개인적인 취향일 테니 말이다.


'취중독백(醉中獨白)'의 경우에는 8분가량의 곡으로 꽤 긴 곡이기도 하지만 래퍼 창모가 샘플링하고 싶어 했던 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거절당하면서 'Meteor'가 수록된 <Boyhood>에 수록되지 못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아마도 이 곡을 작사/작곡한 이병우가 거절하지 않았을까?


어떤날의 모든 음반에 수록된 곡들은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가사도 상당히 시적인 느낌을 주기도 해서 그럴 수 있다.


'오랜만에', '춘천가는 기차'가 수록된 정규 1집을 내기 이전 키보드 세션으로 활동하던 김현철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승환의 1, 2집에 작곡가로 그리고 이오공감을 같이 했던 오태호도 기타 세션으로 활동하던 당시 김현철과 자주 스튜디오에서 만나기도 했다는 일화를 라디오에서 밝히기도 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도 이 시절의 음악이 아날로그 감성을 한가득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라떼'일 수도 있겠지만 음악에 낭만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Label: 서울음반

Title: 어떤날 II

Released: 1989


조동익 - Vocals, Bass

이병우 - Guitars

김효국 - Keyboards

김종현 - 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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