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편지 #19
Dear Myself,
잘 지내고 계시죠?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나고 겨울 방학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여자 친구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학교의 학과로 진로를 결정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예전 같은 관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힘드네요.
다른 학교로 진로를 결정하면서 저와의 관계를 정리하려는 듯했거든요.
학교는 달라도 연인사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시간의 지우개로 지난 1년간의 모든 흔적을 지우고 싶었던 걸까요?
모든 것을 새로운 출발선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하는 거겠죠?
저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싶었지만 저도 모르게 머뭇거렸습니다.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뒀네요.
미련이 남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머뭇거렸던 제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결정에 잘 되길 바라는 바보 같은 마음만 드네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1997년 머뭇거리던 12월 어느 날
From Myself
도시의 저녁 하늘에 떠오른 나무 한 그루...
어느 가슴에 뿌리내리지 못한 그리움일까?
이 음반의 뒷면에 세로로 쓰여 있는 문구이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좋아했던 김광석의 모든 음반을 LP로 구하고 중학생이 되면서 기타 치며 그의 노래를 부르고 싶어 했었다.
그의 노래는 마치 누군가에게 보내는 그리움 가득한 편지를 보내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그 감성은 지금 들어도 아련하게 다가온다.
더 이상의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그의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Label: 킹 레코드
Title: 3번째 노래 모음
Released: 1992
김광석 - Vocals, Gui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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