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편지 #17
Dear Myself,
잘 지내고 계시죠?
며칠 전 수능이 끝났습니다.
우연찮게 수능 관련 뉴스를 보다고 눈을 의심하게 한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오공감의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이라는 노래가사처럼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
한 번쯤은 틀려도 괜찮은데 이럴 때는 그 한 번도 허용하지 않는 게 더 슬픕니다.
한동안 여자 친구와 연락이 뜸했습니다.
아마도 수능 준비를 하느라 그랬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유를 묻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녀는 이공계열 수업을 들으면서 많이 힘들어했거든요.
솔직히 어떤 학과를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그건 그녀의 개인적인 일일테니...
제가 끼어들 수 없는 부분이란 생각이 드네요.
여러 일로 심적으로 상당히 힘들어서 이렇게라도 편지에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이제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1997년 수능이 끝났던 11월의 마지막 날
From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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