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ona Lisa Smile
줄리아 로버츠를 굉장히 좋아한다.
뭐랄까?
어릴 적 리처드 기어와 함께 했던 <귀여운 여인>이라는 제목의 90년 개봉작 <Pretty Woman>이나 크게 흥행하지 못했지만 이전 브런치북에도 살짝 언급한 적이 있던 <사랑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Dying Young>을 포함한 몇몇 스릴러 영화나 지금은 고인이 된 로빈 윌리엄스가 출연했던 <Hook>에서의 좋은 인상이라 쓰지만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에 만난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환상 등이 겹치면서 그녀의 영화를 좋아했고 이후에는 외모를 떠나서 그녀가 보여준 매력적인 연기를 좋아했다.
2003년에 개봉했던 <Mona Lisa Smile>은 사실 국내에서 거의 망한 작품에 속한다.
국내에서는 5만 명 정도뿐이 안 봤다는데 그 속에 내가 포함되어 있으니 해치운 건가?!?!
커스틴 던스트나 매기 질레할 등 지금은 몸값이 꽤나 비싼 배우들의 리즈 시절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참고로 이 영화 제작비의 삼분의 일 이상이 그녀의 몸값으로 나갔다고 하는데 그만큼 전성기 시절의 줄리아 로버츠의 모습도 담겨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흥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내용은 꽤나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신 분들 중 영화 꽤나 보셨다고 하신 분들이라면 어떤 한 영화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영화를 다 보고 영화관을 나올 때 하나같이 어떤 한 영화를 언급하면서 나가는 몇몇 관객분들의 모습이 지금도 선명히 기억이 나는데 바로 <Dead Poets Society>, 즉 1989년 로빈 윌리엄스가 출연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이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50년대이다.
미국에서 살아 본 경험도 없고 더군다나 50년대가 배경이라 더더욱 모르지만 아무튼 당시에는 굉장히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졌다고 하는 매사추세츠의 웰슬리 대학교를 주 무대로 하고 있다.
일단 구도는 <죽은 시인의 사회>와 매우 흡사하다.
이 영화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그 구도를 보면 되고 본 적이 없다면 해당 영화에 대한 대략적인 구도만 찾아보셔도 좋을 거 같다.
먼저 이 대학교에 자유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캐서린 왓슨 (줄리아 로버츠)이 미술사 교수로 오게 된다.
근데 웰슬리 학교가 참 신기한 게 엘리트 대학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이런 내용이 나온다.
좋은 집안의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게 최고의 성공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는 관련 학생들이 꽤 많이 등장하지만 여기서는 주 메인으로 나오는 학생은 총 4명이다.
캐서린은 학교의 교육이 굉장히 보수적인 것도 있지만 주도적인 생각을 갖지 못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직면하게 된다.
지식이라는 것은 그저 좋은 집안의 남자를 만나 결혼하기 위한 도구일 뿐 거기에는 지식의 생명이 없다는 것을 본 캐서린은 교육 방법을 바꾼다.
예를 들면 고전 미술뿐만 아니라 참여를 유도하고 예술을 바라볼 때 자신만의 생각을 하게 만드는 현대 미술에 대해서도 가르치기 시작한다.
아방가르드나 플럭서스 같은 예술들이 그 대표적일 수 있는데 이런 가르침이 학교와 충돌을 일으킨다.
마치 학생들을 선동한다고 비난한다.
여기서 위에서 언급한 4명의 학생들의 관계도 상당히 유사하다.
어떻게 보면 빌런이라고 볼 수 있는 서브 주인공이자 토드 앤더슨을 떠올리게 하는 베티 워렌 (커스틴 던스트), 자유주의와 보수적인 가치관의 그 중간쯤에 있어 보이는 조안 브랜드원 (줄리아 스타일스), 찰리 달튼을 떠올리게 하는 지젤 리비 (매기 질렌할),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몇몇 학생들을 좀 복합적으로 섞어 놓은 듯한 코니 베이커 (지니퍼 굿윈)와의 관계나 학생들 간의 시기, 질투로 인한 충돌들을 그린다.
베티가 결혼에 실패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변해가는 학생들의 가치관등이 일종의 성장 영화처럼 작동하게 된다.
학교 측에서는 조건을 걸고 캐서린과 재계약을 하려 하지만 결국 캐서린은 유럽으로 떠나게 되고 자전거를 타고 떠나가는 그 마지막에 학생들이 자전거를 따라 함께 달리면서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학교 신문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한 베티는 생각하는 법을 우리에게 알려준 진정한 선생님이라는 칼럼까지 쓴다.
하지만 토드 엔더슨이 존 키팅이 떠나는 그날 책상 위에 올라와
O Captain! My Captain!
을 외치자 다른 학생들도 책상에 올라가는 감동과 소름을 선사한 그 장면을 생각해 본다면 클리셰를 그대로 따라 하긴 거시기하고 그래도 비슷한 듯 아닌듯하게 만들고 싶었던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기에 이 두 영화가 가지는 주제도 상당히 유사하다.
아니 똑같다고 보는데 자유의지를 주제로 한다.
고정관념처럼 작동하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부정하거나 나쁘다고 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선택하는 것 역시 자신의 자유의지라는 것.
두 영화에서는 많은 이야기들을 보여주지만 마지막에 전달하는 메시지가 동일하다.
뭐 그래도 내용 자체나 연기만을 본다면 분명 평타는 치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또 o.s.t. 가 매력적이다.
Seal이 부르는 메인 테마곡인 Mona Lisa나 Besame Mucho, What'll I Do, I’ve Got The World On A String 등 매력적인 재즈 스탠더드 곡들이 즐비하다.
그중에 틴 팬 앨리의 최고의 명콤비로 꼽히는 Richard Rodgers와 Lorenz Hart가 뮤지컬인 <Pal Joey>를 위해 만든 곡 중 하나인 Bewitched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o.s.t. 에는 Céline Dion이 부른 곡으로 곡 제목이 길어서 그런지 몰라도 다른 뮤지션들의 작품들에 보면 Bewitched로 표기하거나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나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 등 다양하게 표기하지만 같은 곡이다.
한참 재즈 듣던 시기에 Intro Records라는 마이너 레이블에서 발매된 <Modern Art>를 구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적이 있다.
하지만 BlueNote에서 Aladdin Recordings라 해서 The Complete Series로 내놓으면서 그 갈증을 해소했는데 지금 들어도 Art Pepper의 연주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같은 알토 색소폰 연주자인 Paul Desmond의 연주도 빼놓을 수 없다.
Art Pepper와는 확연히 다른 부드러운 톤.
거기에 피아노가 빠진 Jim Hall의 기타와 베이스-드럼으로 이어지는 리듬 세션이 독특한 느낌을 선사한다.
지금은 겨울이지만 마치 봄바람 살랑대는 듯한 Paul Desmond의 알토 연주가 땡. 긴. 다!!!!
원래 계획은 Bill Evans, Keith Jarrett, Brad Mehldau의 연주를 생각했지만 신기하게도 공식적으로 Bill Evans와 Keith Jarrett은 이 곡을 남기지 않았다.
그나마 Keith Jarrett이 Melodies At Night라는 타이틀로 2002년 10월 31에 도쿄에서 열었던 솔로 공연에서 이 곡을 연주하긴 했지만 음원으로는 아직 없다.
ECM에서 언젠가는 발표하지 않을까 하는데 Bill Evans는 확실히 없어서 결국 Brad Mehldau의 연주만 이렇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Bill Evans 역시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은 미공개 라이브 음원이 많은 걸로 아는데 그중에 이곡을 연주하지 않았을까 희망회로를 한번 돌려본다.
학창 시절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선생님이나 교수가 있었을까 한 번 즘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이다.
만일 그런 분을 만났다면 나의 인생이 달라졌을까 상상을 해 보긴 하지만 만나 본 적이 없으니 모르는 일이다.
이 글 쓴다고 다시 한번 <Mona Lisa Smile>을 봤으니 내친김에 집에 있는 <죽은 시인의 사회> 책과 영화를 한 번 더 보련다.
Label: Intro Records
Title: Modern Art
Released: 1957
Art Pepper - Alto Saxophone
Russ Freeman - Piano
Ben Tucker - Bass
Chuck Flores - Drums
Label: RCA
Title: Easy Living
Released: 1965
Paul Desmond - Alto Saxophone
Jim Hall - Guitars
Percy Heath - Bass
Connie Kay - Drums
Label: Warner Bros. Records
Title: Songs: The Art Of The Trio, Vol. 3
Released: 1998
Brad Mehldau - Piano
Larry Grenadier - Bass
Jorge Rossy - Dru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