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坂道の アポロン
이번 글은 영화 이야기를 빙자한 음반 이야기로 3장의 음반에 대해 좀 더 치중해서 다룰 것이다.
지금 소개하는 영화 <坂道の アポロン>는 국내에서는 <언덕길의 아폴론>이라는 타이틀로 2018년에 개봉한 영화이다.
먼저 애니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이것을 어떻게 실사로 표현했는지 궁금해서 굳이 영화관에서 본 영화이다.
사실 이 애니를 본 이유는 하나다.
60년 중반에 전설적인 일본 재즈 뮤지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70년대에는 BlueNote에 필적할 만큼 실력파 엔지니어에 의한 훌륭한 사운드를 자랑한 Three Blind Mice 레이블이 등장하면서 엄청난 실력파 재즈 뮤지션들이 등장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당시 이 레이블의 음반들의 복각 시리즈를 은근히 모으기도 했었는데 애니에서 이런 걸 기대한 나 자신이 바보가 아닌가 생각을 하면서 봤다.
극 중 연도상으로 보면 정확히는 66년도이다.
전체적으로 뻔한 클리셰, 그리고 60년대라는 시대 배경과는 다른 뭔가 하이틴 영화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가본 적은 없지만 그나마 사세보라는 마을을 잘 재현했다고 한다.
하지만 확실히 재즈 음악은 기억된다.
이 영화에서는 기본적으로 주요 주인공들은 어릴 적부터 악기를 하나씩을 다뤘다는 것과 특별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깔고 간다.
피아노를 다룰 줄 아는 주인공 카오루가 사세보로 전학을 온다.
반장이었던 리츠코를 보고 한눈에 반하는 카오루.
하지만 리츠코가 새로 온 전학생에게 학교를 소개하겠다고 다가오자 옥상으로 도망치듯 올라간다.
아니 왜 뜬금없이 옥상으로 도망가냐고!!!
그러다 만난 뭔가 불량해 보이는 센타로를 만나게 된다.
옥상에서 모종의 사건을 만나게 되고 어찌어찌 대면하게 된 두 주인공
어느 날 카오루가 리츠코와 하교를 하다가 문득 리츠코에게 이 마을에 레코드 가게가 있냐고 물어본다.
때마침 리츠코의 아버지는 레코드 가계를 운영하고 있다.
아니 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
그리고 레코드 가게에 들르게 되는데 그 레코드 가게 지하실에는 연습실이 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거기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센타로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재즈를 좋아하는 센타로, 리츠코의 아버지, 그리고 이웃에 사는 대학생 준이치로 센타로에게 재즈를 알려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3명이 합주를 하던 곳!!!
이 계기로 센타로와 친해지게 되고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관계는 좀 복잡한데 카오루는 리츠코를 좋아하지만 리츠코는 센타로를 맘에 두고 있다.
그런 센타로는 또 우연히 양아치들에게서 구해준 유리카를 또 좋아한다.
재미있는 건 유리카가 또 Art Blakey를 좋아한다.
마치 짜놓은 것처럼 센타로가 드럼을 연주하기도 한다.
아니 설정이 너무 티가 나잖아!!!!!!!!!
중간 내용들은 그냥 다 건너뛰겠다.
다만 이게 애니랑 좀 다르게 열린 결말이다.
애니에서는 피아노를 좋아했지만 큰어머니의 바람대로 의사가 되었고 이후 리츠코와 결혼을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센타로는 신부가 되었다.
마지막 재회 장면에서는 좀 낭만적이긴 한데 카오루와 센타로가 Moanin'을 연주한다.
애니메이션은 회사별 제목이 실제 재즈 스탠더드 곡명이다.
가장 중요한 곡이라고 생각하는 곡은 1화의 타이틀인 Art Blakey의 Moanin'과 리츠코가 좋아하는 My Favorite Things, 카오루와 리츠코와의 장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Someday My Prince Will Come 같은 주요 곡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Bag's Groove를 소개할 생각이다.
바이브라폰의 Charlie Parker였던 Milt Jackson의 곡이기도 하다.
Bags는 Milt Jackson의 별명이다.
그는 군복무 이후에 밤새 연습하고 공연하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그래서 눈 밑에 뚜렷한 다크서클, 영어로 Bags Under The Eyes가 생겼는데 이걸 줄여서 그를 Bags라고 불렀다고 한다.
바로 그의 그루브라는 의미를 지닌 곡이다.
Miles Davis의 57년작 <Bag's Groove>는 실제 54년도 두 개의 세션이 녹음한 음원을 담은 음반인데 그중에 첫 번째 세션에는 피아니스트로 Thelonious Monk가 참여했다.
이 곡에는 Miles Davis와 Thelonious Monk와 꽤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마일즈가 세션 전에 몽크에게 자신이 솔로 할 때는 컴핑 하지 말고 그냥 있으라고 했다고 한다.
이봐! 몽크! 내가 솔로 할 때는 lay out 하라고!
처음에는 황당해했다고 하지만 몽크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실제 연주에서 마일즈가 솔로 할 때 몽크는 연주하지 않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션이 끝나고 몽크가 마일즈에게 그랬다고 한다.
마일즈. 근데 내가 연주할 때 너는 왜 lay out 안 하는데??
당시에는 농담처럼 지나간 일화였지만 이 일화는 둘이 싸웠다는 이야기로 와전되었다.
훗날 마일즈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 일화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사실은 싸운 게 아니라고! 몽크가 자신의 연주로 공간을 채우는 독특한 개성이 있기 때문에 잠시 쉬라고 했을 뿐이야!
그만큼 이 곡에는 몽크 특유의 독특한 개성도 잘 드러난다.
일본 여성 피아니스트 Toshiko Akiyoshi 역시 50년대 비밥 시절 빼놓을 수 없는 실력파 뮤지션이다.
자신의 오케스트라를 이끌기도 했고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이자 실력파 색소폰 주자 Lew Tabackin과 빅 밴드를 운영하기도 했다.
Lew Tabackin과 운영했던 빅 밴드의 많은 작품들은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그의 첫 남편은 지금은 고인이 된 색소폰 주자 Charlie Mariano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자식과 손자도 상당히 유명하다.
그녀의 딸은 Moday Michiru!
일본의 실력파 싱어송 라이터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Charlie Mariano의 재능을 이어받아서 인지 몰라도 뛰어난 재즈 플루트 연주자이기도 하다.
Moday Michiru의 남편은 국내에도 내한하기도 한 실력파 트럼페터 Alex Sipiagin이다.
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 게임계에서는 꽤 유명한 니키타 부야노프이다.
피아노의 재능을 보였던 그녀는 Oscar Peterson이 53년 일본 투어 중 우연히 긴자 클럽에서 연주하는 그녀를 보고 당시 Clef Records (Verve)의 수장 Noram Granz, 또만 그랜츠에게 소개해 줬고 그의 뛰어난 음악적 행보가 시작된다.
그렇게 해서 Clef Records에서 발매한 그녀의 초기 작품 중 <The Many Sides Of>에 수록된 이 곡을 한번 소개해 보고 싶다.
올해 7월 22일 고인이 되신 Chuck Mangione의 초기 음악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을 한번 소개해 보고자 한다.
우리에게는 퓨전, 스무스 재즈 뮤지션으로 기억되겠지만 초기에는 하드밥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준 뮤지션이다.
60년대 Art Blakey & The Jazz Messagers에서 짧은 재직과 더불어 자신의 형인 Gap Mangione와 함께 The Jazz Brothers를 결성해 병행 활동을 했다.
짧은 재직 기간이었지만 그 전임자들이 Freddie Hubbard, Lee Morgan 같은 괴물 탑티어 뮤지션들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절대 들어갈 수 없는 자리이다.
그래서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의 실력이 대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70년대 솔로 활동에 치중하면서 퓨전 재즈로 선회하면서 대중적인 이미지에 가려진 면이 있지만 이 시기의 뛰어난 그의 연주력과 음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으로 여기에도 Bag's Groove를 연주한다.
다소 독특한 느낌으로 연주하는 곡이라 한번 골라봤다.
솔직히 이 영화는 설정티가 너무 많이 난다.
그럼에도 재즈 팬들이라면 이 영화에서 나오는 재즈 스탠더드가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실제 영화 내에서의 연주는 아마추어적인 느낌이 강한데 그래서 더 묘하게 낭만적인 느낌도 든다.
그래서 어색하지만 카오루가 협연하는 Bag's Groove가 더 마음에 와닿은 그런 느낌적인 영화이다.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재즈 음악은 기억에 남는다.
Label: Prestige
Title: Bag's Groove
Released: 1957
Miles Davis - Trumpet
Milt Jackson - Vibraphones
Thelonious Monk - Piano
Percy Heath - Bass
Kenny Clarke - Drums
Label: Verve
Title: The Many Sides Of Toshiko
Released: 1958
Toshiko Akiyoshi - Piano
Gene Cherico - Bass
Jake Hanna - Drums
Label: Riverside
Title: Hey Baby!
Released: 1961
Chuck Mangione - Trumpet
Gap Mangione - Piano
Sal Nistico - Tenor Saxophone
Steve Davis - Bass
Roy McCurdy - Dru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