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면
“마음의 (하트)가 깨져버리는 거야.”
- 응? 왜 깨져?
“화가 나면, 버럭이가 막 움직이거든.
마음의 (하트)가 깨진 걸 고치려면
정비소에 가야 해. 그래야 고칠 수 있어.”
- 정비소는 어디 있는데?
“마음속에. 근데 아주 작아서 보기 힘들어.”
-그럼 어떻게 찾아가지?
“직접 마음속으로 들어가야지.
돋보기를 갖고 가야 해.”
저녁을 먹던 아이가 난데없이 툭 던지는 말. 밥을 오물거리며 무슨 공상에 빠졌던 걸까. 귀를 통해 선명히 들려오는 음절의 단어들이 계속 꼬물거렸다. 그 말이 튀어나온 이유가 궁금해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아이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본 뒤로 여러 감정 캐릭터를 자주 떠올리고, 실제 상황에 대입시켜보곤 했다. 고백하자면, 집에서 ‘버럭이’와 ‘까칠이’는 주로 엄마인 나이고, 징징대는 두 살 배기 동생은 ‘슬픔이’다.
이 지점은 아이가 정확히 짚었다. 쥐구멍이 있다면 얼른 들어가 숨고 싶을 정도로 뼈를 때리는 직언이라 마냥 나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 여섯 살 그리고 두 살 아들과 함께 하는 일상. 나의 존재는 성격이 까칠까칠하고 순간순간마다 욱! 하는 버럭이가 되어 있던 것이다. 집안에서 느끼는 무수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이는 눈에 보이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고장 난 무언가를 원래대로 되돌리려는 ‘기쁨이’를 자처했던 걸까. 그 무언가는 아마도, 나?! 아이에게 되물어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이미 마음의 화살표는 나 스스로를 향해 있다. 굳이 묻지 않아도 아이의 말은 나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아이의 표현을 짐작해 보건대, 마음의 하트는 마음속에 있는 사랑인 듯하다. 화가 나면 사랑이란 감정이 깨지고, 고장 난 거니까 고치면 된다는 것. 두서도 기승전결도 없는 말이지만 마음을 건드리는 울림이 전해졌다. 내 마음속에 자리한 버럭이 까칠이 모드를 쓰다듬어주는 그 예쁜 말 한 톨 사라질까 다급히 메모를 했다. 감정 코치의 대가는 멀리 있지 않았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종종 다시 들여다보는, 여섯 살 꼬마의 말과 마음이 평온해지는 그림. 소박하지만 이걸로 충분하다.
단 한 번, 네버랜드
소소하고 사사롭게
너의 말이 다가온 날들을 기억하며......
#마음의 하트를 고치려면 #정비소에 가세요
#돋보기는 필수 #2016 #여섯 살 #윤‘s 어록
* cover image by HY
_ 엄마와 별, 지구본, 토성, 달, 별똥별, 기사와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