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학 Nov 30. 2015

권학勸學, 순자

제 1 권, 제 1 편 (서론)

권학勸學과 학이學而

<순자>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부분은 권학 편이다. 제목처럼 "학문을 권한다"이다.

얼마 전 읽었던 글에서 <논어> 제1편이 학이學而편으로 시작하고  <순자>도 권학勸學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학문을 중요시하는 공자를 순자가 이어받았다는 주장을 보았는데 이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논어>는 사실 공자의  어록이라기보다 공자의 제자들이 공문의 이론들을 공자의 입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는 주장이 더 현실성이 있다. 왜냐하면 공자가 살아생전에 자신의 이론들을 글로 기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논어>도 공문에 의해 3번 이상  편집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의 사상이 중요한 이유는 뿌려진 씨앗이 있어야만 꽃이 피듯이 공자의 다양한 언행과 행적들이 있었기에 제자들이 유가儒家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순자> 역시 편집에 의해 권학 편이 책의 서두에 위치할 수 있었다. 전한前漢의 유향이 322편에 달하던 순자의 글들을 32편으로 정리하고, 당唐나라 양량楊倞이 각 편마다 핵심 단어를 제목으로 붙이고 순서와 권과 편의 순서를 재정비했다. 따라서 후대 편집에 의해 권학 편이 책의 서두에 위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서 논한 바에 따르면 <논어> 학이편 책의 서두가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으로 시작하고 공자가 학문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사실이나 학이편은 학문에 대해 논하는 바는 거의 없기 때문에 제목으로 인한 착시일 뿐이다.

하지만 <순자>는 권학, 즉 학문을 권하면서 학문을 하는 이유와 학문을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제목을 가지고 <순자>와 <논어>의 연관성을 논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  <순자>가 <논어>와 형성부터 다른 점은 <논어>는 공자 사후 공문에 의해 작성되었지만, <순자>는 <사기>에서 기록하듯이 수만 자에 달하는 글의 대부분을 직하학궁의 제자들과 함께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이다.(사실 유향이 정리한 322편의 글 가운데 순자 사후 제자들에 의해 쓰인 글들도 합해진 것으로 본다, 제19권 제27편 대략大略편 이하.) 따라서 <순자>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상들은 순자 자신 고유의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작가의 이전글 그리고 통일제국, 순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