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되어버린 고용불안
헤드헌터로부터 이메일 하나가 와있었다.
광고성 메일이겠거니 해서 그냥 무시해버리려고 했는데
첫 문장부터 인사가 아닌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는 문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재 코로나 때문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몇 달째 애타게 구직 중으로 시장을 방황하고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당신은 현재 회사의 위치에 만족하시나요? 아마 당신의 동료들도 회사에서 내쫒기기보다는 안정적인 새로운 기회를 줄 다른 직장을 찾고 있는 걸 아실까요?"
와, 요즘은 불안심리를 이용해서 이렇게도 마케팅을 하는구나 싶었다.
이미 안정성이랑은 거리가 먼 업계에 있기에 고용불안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그 말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건
이 헤드헌터의 마케팅 때문인 걸까, 얼마 전 회사를 나오게 된 친구가 마음이 쓰여서 그런 걸까.
아니면 언제까지 회사생활을 할지 모를 팩폭과 또다시 오랜만에 마주해서 그런 걸까.
그런데 설령 이직을 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회사에서 또 고용불안이 없지 않을 보장은 있을까.
직장인인 이상 회사가 나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건 어딜 가나 마찬가지 아닌가.
비교적 고용보장이 잘되어 있다고 알려진 회사에 조인하더라도
일이 맞지 않아서 제 발로 퇴사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언제 어떻게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르는 살벌한 회사에 있더라도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있다.
안정적이라는 개념은 사실 사람에 따라 다르기에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 같다.
안정적인 회사를 찾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킬셋과 능력을 단단하게 갖출 때 느끼는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안정감이 오래 커리어를 유지하는데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나 역시 내 명함에서 회사 이름을 지웠을 때 오롯이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지금의 노력이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지식과 경험인지 에 대해서 항상 고민한다.
어느 회사를 가더라도 비전은 내가 만들어가기 나름인 것 같다.
내일이 지구의 마지막 날이어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당장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더라도 그저 오늘 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 불안해하면서 안절부절못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 걱정만 하고 있어 봤자 어차피 해결되는 건 없기에. 주변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중심을 단단하게 다지는 그런 내공을 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