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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aD May 04. 2020

미국에 오면 블로그를 시작하려 했지만, 너무 귀찮아서

이인턴블로그 Take1

20150203


1. 오늘은 세 개의 이벤트에 다녀왔다.
오전에는 주미 아제르바이잔 대사, 국회의원들과 함께하는 "Geopolitics in the Caspian: Why the US-Azerbaijan alliance matters"
오후에는 저자와 함께하는 출판기념 토론회 "The Hundred-YearMarathon: China’s Secret Strategy to Replace America as the Global Superpower"
저녁에는 주미 일본 대사와 함께하는 "New Dimensions of U.S.-Japan Cooperation: Security & Economy"
세 끼니를 모두 그곳에서 해결했다.


2. 사실 아침 컨퍼런스에서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준비된 음식이 먹음직스럽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방을 가득 메운 높은 기압에 눌려 딸기 하나라도 집어먹었다간 그자리에서 체해 쓰러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엘싸 돋는 추위에 털모자와 오리털 등산복으로 중무장하고있던 나는 정장이 가득한 방으로 안내되었는데, 
National Republican Club of Capitol Hill이라는 그 고급진 나라에는 동화 속에서만 보던 WASP들이 살고 있었다.
나만 아시아인이었고, 나만 어린이였고, 기자와 관계자들을 제외하면 하필 나만 여자였다.


오해 방지를 위해, 지금까지 다녀온 10개 남짓한 컨퍼런스들은 모두 각양각색이었다. 주최 기관이나 주제, 패널들에 따라 각자의 분위기와 성격은 크게 달랐다. 내가 공화당 사교 클럽에 제발로 걸어갔을 뿐이지, 국회 안에서 했던 이벤트도 이보다 훨씬 느슨한 분위기에 인구통계적 구성도 다채로웠다.
DC에 유색인종이 적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서부보다 옷을 단정하게 입는다는 것 말고는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3. 사실 그 방에 백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제르바이잔 대사와 국회의원 두명이 패널로 단상 위에 앉아있었는데, 아제르 뭐? 어디 붙어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던 내 눈에는 그 정치인들의 당당함과 자기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정말 보기 좋았다.
이슬람 세력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겠냐고 묻지만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누구도 수니파 시아파를 나누지 않고, 이슬람 국가들의 양성평등을 어떻게 이룩하겠냐고 묻지만 아제르바이잔(1918)은 미국(1920)보다도 먼저 여성의 투표권을 인정한 나라라고 한다.
아제르바이잔은 90% 이상이 무슬림이지만 국회 내에 유대교와 동방교회 등 소수 종교를 대표하는 위원들이 있다고 한다.


당신들이 찾는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는 패기
글로벌 스탠다드인 미국을 앉혀놓고 "See Globally, Think Globally"라고 외치는 그 패기!
아제르바이잔에서는 한국이 듣보잡이겠지


4. 내가 늙는다고해서 정치물에 찰방찰방 발을 담그고 싶어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금으로 하고 싶은 일은 감히 몇 가지 있다.
우리나라는 레드 오션을 더욱 붉게 물들이는 데 젊음을 바치는 것 같다.
적어도 같은 아시아 국가들에라도, 여건이 된다면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에까지, 한 나라에 적어도 한 명씩 국비 장학생을 보내주고싶다. 생활비까지 팍팍 얹어서 줄건데도 미친 도전자가 없다면,
저 푸른 바다는 그대 눈동자 속의 푸른 하늘을 닮았소

5. 워싱턴 DC에는 하루에도 수십개 씩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컨퍼런스가 열린다.
온라인으로 예약만 해 준다면 일반 시민들도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질의응답 시간에 연사들을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연구 기관들의 셈할 수 없는 연구비는 물론이고, 종종 식사도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국부란 실로 이런 것인가 감탄하게 된다.
그 주제들은 다음 학기 취준생일 나에게는 전혀 관심에도 안중에도 없을 무용지물이라서
아산서원이 온실이라 생각했지만, 누가 더 무풍지대일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6. 오후 컨퍼런스의 주제는 제왕의 자리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100년동안 하고 있는 마라톤이었다. 

지금까지 65년정도 달려온 것으로 평가했다.
'야 미국인들 우리 자꾸 중국 무시하는데 정신차려 우리가 지고 있다. 영국이 우리에게 조용히 밀려났듯이, 소리소문 없이 헤게모니는 더이상 우리 손안에 없을 것이다.'
지난 달 IMF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규모(생산액 기준, $17.6조)는 이미 미국($17.4조)을 능가했다.
일견 뻔한 이야기였지만 이 컨퍼런스가 흥미로웠던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걸 그들도 원하진 않는다'라는 자성적 목소리 때문이었다.


아메리칸 드림은 '더 나은 삶'에 대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알카에다를 영영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도 있는데, 스스로 죽음의 길을 내딛는 사람은 '더 나은 삶'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차이니즈 드림은 '만물의 조화'이다. 2049년(중화인민공화국의 생일은 1949.10.01이다) 중국은 순리에 따라 천자의 자리에 올라 조화로운 세상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라지만, 나는 가끔 미국이 왜 이렇게 남 좋은 일에 투자를 많이 하는지 궁금했다. 
자신들의 선진 문물을 만져보기만 하면 자연스레 교화될 것으로 생각하는 걸까?
나를 뼈채로 바꿀 순 없을텐데. 나는 허접한 반골이라고.
현재 중국의 최고 의사결정자들인 정치국 상무위원 7인 중 두명은 미국 버클리 대학 정치학 박사 출신이라고 한다.


7. 2014-1학기에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전략 경영 수업에서 'Hubris'에 대해 배웠다. 
자신의 날개로 오만했던 이카루스처럼, 시장을 제패한 기업은 자신의 성공신화 때문에 무너진다는 이론이었다.
대기업은 훗날 'Disruptive Innovation'의 주역이 되는, 혁신적이지만 아직 조그만 신생 기업에 대해 1. 알고 있고 2. 단번에 제압할 능력도 있지만 3.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기존 시장 장악력 덕분에 영업부 차장이 악수 몇 번만 하면 하루만에 그 조그만 시장 크기의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30년간 미국 텔레그래프 시장을 굳건히 지배하던 ???기업은(아틀란틱? M/S 80%? 수업자료를 한국집에 두고왔어요 권구혁 교수님 수업 들으신 분 도와주세요) 그레이엄 벨의 신기술을 무시하고, ?년 후(졸라 빠른 시일이었음 2년인가) 그에 의해 인수된다.


8. 유도는 상대방의 힘을 이용하는 무술이기 때문에 

'64년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체급 구분이 없었다고 한다. '유도 전략'이 '전략'자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전략'이 역사에 처음 등장한 때는 중국 ?1?나라 때로, 그 이전 ?2?나라 때에는 전국이 예를 갖추어 전투에 임하며 광활한 평지에서 전차로 싸웠기 때문에 길이를 대 보지 않아도 승패를 점칠 수 있었다. 대표 장수가 한명 씩 나가 싸우면 그것으로 전쟁을 대신하기도 했고, 그마저도 해가 지면 잘 안보이니까 그만두게 했다. 
그러나 ?2?나라가 무너지고, 꾀쟁이 ?1?나라가 매복과 기습으로 자신보다 덩치가 큰 나라들을 넘어뜨리면서 전략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다. 
힘있는 사람이 무조건 승리했다면 전략은 필요 없는 것이다.


9. 오늘의 느낀점 : i am from a small country


10. what can i do for it?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John F. Kenn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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