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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aD Nov 14. 2023

기니피그의 0.75배속 인생

삼십 대 중반에 드디어 장래 희망을 찾았습니다!

교보문고에 서있지 않고 누워있는 요즘 책들은 도파민과 AI에 대해 말합니다. 슬롯머신 당기듯 유튜브 알고리즘을 당기는 저에게도 이 둘은 큰 화두입니다.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는 콧대 높은 동물들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사피엔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스스로 호모 덤에스(dumbass - 멍청이)가 되어 모든 의사 결정과 창작 활동을 위임한 후 도파민에 취해 멋진 신세계를 살면 되는 걸까요?


저는 유튜브 1.75배속 안 하면 손이 덜덜 떨립니다. 그런데 0.75배속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더군요. 

0.75배속으로 사는 인생이란 어떤 걸까요? 일을 미루는 것에 대한 죄책감 덜 가지기 

2024년 새해 소망은 느릿느릿한 삶 살아보기입니다. 연애를 0.75배속으로 하면 애인에게 더 혼날까요 덜 혼날까요?




삼십 대 중반에 드디어 장래 희망을 찾았습니다!

무려 두 개나! 


1. 데이터 보는 사람

황금 -> 석유 -> 데이터로 이어지는 인류 환장의 근현대사를 이끌어가겠습니다!!!!!

.. 하는 화려한 출사표는 없었지만, 스타트업 잡부 (혹은 오퍼레이터) 로서의 고민은 있었습니다. 예닐곱 번의 이직 때마다 산업과 직무를 바꾸는 변태적 선택을 통해 도파민을 얻고 전문성을 잃었거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파민 기니피그는 '일의 미래'라며 원격 근무를 고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정에 약한 한국의 스타트업 대표들로부터 출퇴근을 통해 월급을 뜯어낼 수 없게 된 겁니다. 

이제 정말 창업밖에 남지 않은 것인가? 1인 크리에이터로 먹고살아야 하는 것인가? 일의 과거로 회귀할 순 없을까? 도파민 기니피그 베짱이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아파르트헤이트 박물관에서 만델라 전시를 봤습니다. 감옥에서 27년, 자신의 인생에서 반 세기 이상을 한 가지 신념에 투신한 사람이었어요. 와, 27년? 전 27일쯤이면 똑! 하고 부러질 것 같은데 말이죠. 27년 동안 변하지 않는 마음이란 어떤 걸까요? 느닷없이 만델라가 원래 변호사였다는 게 눈에 띄었고, 저도 그런 전문성을 갖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7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그래서 로스쿨을 대학 시절부터 기웃거리던 데이터 분석가의 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뒤늦게 송길영씨에게 빠졌는데, 힘들게 노마딩 다니지 않아도 방구석에 앉아 천리안을 내다볼 수 있다니 데이터 분석이란 정말 가성비 최고입니다!

오케이 방향성은 나왔고. 그럼 어떻게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요? 

그건 차차 <문송한 3n살 데이터 전문가가 되어보자> (가칭) 뉴스레터를 통해 만나보시죠!



2. 글 써서 돈 버는 사람

지금까지는 글쓴이(나!)를 위한 글을 썼다면, 앞으로는 읽는이(너!)를 위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 따라서 더 이상 이런 일기장 같은 글은 쓰면 안 되겠지요. 특히 이 기니피그 시리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남이 읽어주건 말건 저는 글을 쓰고 있었고, 아마도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쓸 것 같습니다. 만일 글쓰기로 밥벌이까지 해결된다면? 

이것이 바로 제가 찾아 헤메던 무한동력장치! 광합성!!

읽히기 위한 글을 써본 적이 없는지라 시장 논리에 따라 글을 쓴다는 게 막막하긴 합니다. 하지만 거 어차피 누가 알고리즘신의 선택을 받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여러 개의 뉴스레터를 런칭하고 쓰는 건 GPT에게 맡긴다 

뉴스레터 후보는, 


1) 외쿡인을 위한 K-뉴스레터

노마딩을 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세계 어느 대륙 어느 나라를 가도 K팝 K드라마 K뷰티 K푸드, 이 모든 것에 관심 없는 나이 든 택시 기사 아저씨도 쏭(손흥민 선수) 이야기를 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돌아와 보니 외쿡인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을 영어로 소개하는 컨텐츠는 여전히 안보이더군요. 

코리아 엑스포제 같은 걸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한국에 대한 어떤 얘기를 할지는 시장조사가 필요합니다.

영어로 글 쓸 줄 아냐고요? 신에게는 deepl.com 과 grammarly.com 과 chat.openai.com이 있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읍시다! <- 이 속담을 뉴스레터 1화에 소개해도 좋겠네요


2)  문송한 3n살 데이터 전문가가 되어보자!

좋아, 나는  최고의 데이터 마법사가 되겠어! 라고 결심한 후, 놀랍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타성과 관성, 게으름과 나태함에 대한 자아성찰 후 스터디를 찾았습니다. K스터디 약빨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저를 키운 8할이니까요. 

그런데 웬걸, 2천만 원짜리 데이터 분석가 부트캠프가 전액 국비지원, 공짜로 절찬리 모집 중이지 않겠습니까? 역시 눈먼돈이 짱이야 도파민 디톡스 기니피그 대머리 베짱이는 공짜로 자율성을 반납하고 4개월의 수감 생활을 시작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자유는 부채 

배운 내용도 정리할 겸, <야너두, 데이터 분석> (가칭) 시리즈를 연재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전하려는 메시지와 타겟에게 최적의 매체가 글인지는 저도 확신이 없습니다. K유튜브 컨텐츠는 초고퀄이고 물량도 어마어마합니다. 영자막도 곧잘 달리고요. 차라리 같은 메시지를 유튜브로 하는 게 더 많은 구독자, 그리고 그 이후에 블로그를 하는 게 더 많이 읽힐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비용 절감에 진심이고 가진 건 13인치 맥북에어뿐이므로 우선 끄적여보겠습니다. 마침 한 뉴스레터 MCN이 '5분만에 나만의 GPT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네요! 제 브런치 글들을 GPT에게 주면 알아서 붕어빵 찍어주나 봅니다.


행복한 과음 토끼 주의


이상 저의 신년 계획이었습니다.


안 읽고 스크롤만 내렸다고요? 제 2024년 계획은 도파민 디톡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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