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지 않게. 이따금 씩 별들 사이로 서명하듯, 선을 덧칠하면 된다.
별자리가 없었던 시절에 별은 밤하늘의 모래알 같아서 파도치는 하늘 위 먼지 조각일 뿐이었어. 모래알에는 어떤 의지도, 기억할만한 의미도 없어. 그저 어쩌다 한번 감상에 젖을 수 있는 빗방울 같은 것.
세상에 사람들이 태어났을 때, 그들은 별들 사이로 서명하듯 선을 그었어. 그러자 별들은 약속이 되었어. 누군가의 다짐이 되었고, 이야기가 되었지. 그리고 별자리는 세대를 걸쳐, 지도가 되었어. 가늠할 수 없는 먼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별자리는 생명줄이야.
우리 마음속에도 별이 있어. 빗발치는 생각과 감정이 마음속에 성운처럼 별들로 수놓아져 있어. 그리고 우리는 이미, 오래전 그 산발한 별들 사이로 각자 별자리를 그려놓았지. 우리의 약속. 우리의 다짐으로 진하게 서명해 놓았어.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에도 당신은 모르겠지만, 마음속의 별자리는 여전히 존재해. 마음속 하늘이 환한 낮일 때에도, 이지러진 생각들로 눈앞이 흐릴 때에도, 가끔 씩 눈앞에 빗방울이 몰아쳐 별들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목이 너무 무거워 고개를 들어보지 못할 때에도. 볼 수 없지만, 별자리는 존재해. 하늘 위 수억 광년 떨어진 별들처럼.
가끔 씩 손가락을 들어, 우리들의 별자리에 서명을 덧칠하면 돼. 기억 속 쌓인 먼지를 털어내듯. 알다시피, 별자리는 먼 길을 가는 우리에겐 생명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