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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없고, 배움은 있다.

스타트업에서 배운 성장 기술

by 크레쏭


스타트업에 입문한 지 4년 5개월


스타트업에 입문한 지 벌써 4년 5개월이 지나간다.

무슨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3년의 법칙’이 있다.

그게 무엇이든 3년 이상 같은 일을 하면 성장이 멈춘다고 생각한다.


이론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내 경험상 3년 미만은 아직 충분히 배우지 못한 시기이고, 3년을 넘기면 익숙함이 나를 정체시킨다. 그래서 두부라는 회사에 합류할 때의 나의 계획은 분명했다.

‘3년 뒤엔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의 예상은 전혀 맞지를 않았다.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익숙함 보다는 낯섦을 배우는 곳

대기업에서 3년은 무엇이든 다 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스타트업에서의 3년은 '모든 걸 새로 배우는 시간'이었다.


입사 첫해엔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라는 대표의 질문에 "이 회사에 돈 버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없으니 제가 그걸 할게요."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그래서 당시 메인 제품이던 ‘두브레인'의 매출처를 확장하는 BD를 맡았다. 다음 해엔 사용자가 아이가 아닌 부모가 되는 서비스, ‘두부홈즈’의 사업 개발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으로 성장의 휠을 만드는 HRBP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이 아니라, 매일이 다른 역할이 요구되는 곳.

그 속의 3년은 믿기 어려울 만큼 짧았다.


"창업은 내 삶에 없다."라고 생각했다.


나는 늘 창업은 내 삶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굳이 해결하고 싶은 ‘절박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발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 가 내가 관심 있고 잘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스타트업은 문제 해결보다 문제 발견의 여정에 더 가깝다.


그럼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특별히 ‘잘난 사람들’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업계에 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당연하게 사는 삶을 거부한 사람들’이다.

하던 일을, 하던 방식으로 계속하는 게 너무 답답해서

스스로 판을 새로 짜보기로 한 사람들 말이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하던 일을 관성에 따라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나는 이 업계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한다. 물론 대부분이 실패하고 지극히 소수가 성공한다. 물론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세상을 움직일 만큼 영향력 있는 사람은 소수다. 사람으로 태어나는 건 다 같은데 왜 어떤 이는 세상을 움직이고 어떤 이는 그들이 만든 세상에 따라가고 있을까?


세상을 움직이는 그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저마다의 성공 방정식은 다르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생각에 안주하지 않고 실행한다는 점이 같다. 그리고 그 실행이 꾸준함을 만나면 큰일이 난다. 성공의 필수요소는 타고난 지능, 재력이 아닌 무언가를 생각하면 행하고 그걸 계속하는 데 있다.


그래서 분야를 막론하고 '당연하게 살지 않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본다.


꾸준함의 강함을 아는 사람들


이현세, 천재를 이기는 법

“산다는 것은 장거리 승부다.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젠가 그 천재를 추월한다.”

이현세 화백은 예술가이지만, 사업을 만드는 것도 같다. 단거리 질주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다.

꾸준히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일, 여러 번의 피벗이 어느 날엔가 ‘정상’에 나를 세워준다.


무라카미 하루키, '꾸준함'의 근육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는 트럭 가득히 있지만,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면 충분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가 생활을 시작한 달리기를 지속하고 있고 매년 1차례 이상 마라톤을 하고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에 들고 그 사이 소설 집필과 달리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그의 하루는 창작과 달리기로 채워져 있다. ‘꾸준함’이란 말은 그에게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존재를 지탱하는 근육이다.


워런버핏, 투자가

“가장 위험한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90세가 넘은 지금도 아침 6시에 일어나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으며 경제신문을 읽는다.

매일 똑같은 루틴이지만, 그 반복이 그를 세상의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로 만들었다.


이승건, 스타트업 대표, 운을 이기는 방법은 끈기

“6년간 8번의 실패 끝에 알았다. 운을 이기는 건 끈기뿐이다.”


토스라는 엄청난 서비스를 만든 이 사람에 대한 신화 같은 이야기가 많다. 한 사람의 창업가로 그가 만들어 낸 성과는 당분간 전무후무한 이야기가 될 거라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그의 운을 이기는 방법이 끈기라는 점이다.


그는 말한다. 끈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물러설 수 없는 이유’에서 나온다고 말이다.

그 이유가 타고나는 건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그래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는 이유, 굳이 한번 대적해 보겠다, 물러서고 싶지 않다. 이번만큼은 해보겠다는 이유가 끈기를 만들기도 한다.


"좋은 이유가 있으면 끈기가 나옵니다. 당신을 무시하고 부정한 사람들에게 당신을 증명해 내지 않으면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 경우가 끈기를 만들어내죠. 저도 저를 무시한 세 명의 사람이 있었고, 그중 한 명은 현재 핀테크 업계에 있어요. 7년 전 저를 없는 사람 취급했었죠"



결국, 창업이란

창업은 아이디어보다 태도에서 시작된다.

세상을 바꾸려는 거창한 야망보다,

오늘 하루 무언가를 ‘한 걸음 더 해보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발견했다면,

어제보다 한 걸음 더.

그걸 꾸준히 이어갈 때,

어느 날 문득, 나는 창업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창업가를 키우고자 한다면,

특별한 기술을 알려주기보다는 이 태도를 길러줘야 한다.


“꾸준함은 천재보다 강하다.”

그게 내가 4년 5개월 동안 배운,

창업의 진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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