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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Nov 04. 2016

존과 지니의 스페인 지중해 자전거 여행 번외편2

오베아 바르셀로나 캠퍼스, 하몽, 그리고 귀국

2016년 9월 23일 - 귀국 준비,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하루


이제 내일이면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체력이 간당간당한지 감기 기운이 다시 도진다. 날씨도 흐리니 무리하지 않고 민박집에서 해준 아침을 먹고 다시 잠든다.


점심 때가 되어 눈을 떴다.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으니 민박집 근처의 하몽 전문점에 들른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잘 나가는 하몽집인 듯하다.


테이블이 없으면 포장해서 민박집에서 먹으려 했는데 테이블이 두 군데, 모두 비어있다. 100g에 20유로 가까이 하는 하몽을 추천해주길래 한 접시 주문한다. 물론 포도주도 한 병 마셔야지.


가운데 아저씨가 이 가게의 대장이고 오른쪽의 여성분이 우리가 먹을 하몽을 자르고 있다. 하몽 전문점의 전문가들의 손길은 다르다. 대장 아저씨가 한 손으로 쓱쓱 가볍게 칼질을 하면 한 접시가 뚝딱 나온다.


까탈루냐 근처에서 만든 와인으로 낮부터 부어라 마셔라 한다. 포도주에는 하몽만큼 훌륭한 안주도 없을 것이다.


맨 오른쪽의 가장 비싼 22유로 짜리 하몽이 교체된다. 이 때를 기다렸다. 바로 한 접시 주문한다.


숙성도가 다른지 약간 더 두껍게 썰려 나온다. 지금까지 먹던 하몽과는 다르게 약간 건조하면서 육포와 흡사한 하몽이다. 빵도 맛있다.


먹는 동안에도 작업대에서는 쉴새없이 하몽을 자르고 포장한다. 힘들 것 같은데 일하는 두 사람의 얼굴이 행복해보인다.


얇은 하몽이라도 200g과 포도주 한 병, 그리고 빵을 먹었더니 배가 부르다. 배를 채웠으니 오늘 해야할 일을 슬슬 해야겠다.


자전거를 타고 나서 귀국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 있다. 바로 자전거를 비행기에 실을 수 있도록 포장하는 것이다. 마침, 오베아 바르셀로나 캠퍼스라는 자전거 가게가 민박집에서 한 블럭 거리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오베아(Orbea)는 스페인의 유명한 자전거 회사이다.


바르셀로나, 아니 스페인에서 이 정도로 큰 자전거 가게는 매우 드물다.


입구는 작아도 내부는 매우 넓다. 오베아에서 만든 다양한 자전거들을 볼 수 있었다. 지니님의 MTB인 오베아 오이즈 m20도 이 회사의 제품이다.


정비실도 깨끗하게 정리정돈이 되어 있다.


한쪽 벽면에 자전거옷도 많지만 지니님이 원하는 디자인과 사이즈가 없어서 구입하진 못했다.


직원에게 비행기에 싣기 위한 자전거 박스를 구하고 있다고 했더니 흔쾌히 두 박스를 내어준다. 친절하게도 정비 담당한테 이야기해서 포장에 필요한 완충재들까지 챙겨준다.


박스를 챙겨놓고 방에서 쉬다가 다시 나온다.


이번에는 까탈루냐 광장에서 한 블럭 더 걸어가면 있는 바르셀로나의 시장인 부케리아에 가서 군것질을 하기로 한다.


시장 안의 다양한 군것질거리들이 지니님을 유혹한다.


일단 기본인 과일 모듬을 하나 사먹고...  

새우와 튀김을 파는 곳에서 오징어 튀김과 새우를 사서 나온다. 카탈루냐 광장에서 어렵사리 밴치를 차지하고 앉아서 먹는데... 오징어 튀김은 맛이 없고, 심지어 새우는 상태가 안 좋아서 그냥 버린다.  덕분에 지금까지 비싸게 주고 사먹은 자연산 새우들이 얼마나 훌륭한 요리였는지 알게 되었다.


입맛만 버렸다. 돌아가는 길에 적당한 식당의 적당한 테라스에 앉아서 저녁을 먹는다. 먼저 샹그리아를 하나 주문해 마신다. 내가 만들면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가게 만의 샐러드가 있길래 주문했더니 비린 생선 두 줄이 올라온다. 먹었더니 역시 심하게 비리다... 새우도 생선도 맘에 안 든다.


오늘의 메인은 랍스터 국물 빠에야다. 졸이지 않고 밥을 말아놓은 것처럼 나온다. 맛있지만 좀 짜다. 이번 여행에서 랍스터 요리를 3번 먹었는데 스페인에서는 랍스터보다는 새우와 문어를 먹는게 낫다.


하루종일 날이 흐리더니 비가 온다. 바르셀로나의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본다. 이렇게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2016년 9월 24일 - 다시 한국으로...


밤에 내리던 비는 그치고 이제 슬슬 돌아가야 한다. 나는 2주, 지니님은 3주 동안 스페인에서 즐거웠다.


어제 구해놓은 자전거 박스를 자전거에 걸고 공항버스의 종착지인 까탈루냐 광장까지 걸어간다.


우리랑은 아무 상관이 없지만 축제 기간이라고 까탈루냐 광장에는 아침부터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자전거를 포장한다. 박스테이프가 없어서 일단 이대로...


공항버스표를 매표하는 여직원이 와서 매표와 자전거를 싣는 것을 도와준다. 박스가 커서 한 차에 한 대 씩만 실으라고 하니 지니님을 먼저 보낸다.


공항셔틀버스의 배차시간이 워낙 짧아서 금방 공항에서 지니님을 만난다. 카트에 자전거 박스 두 대를 싣고 체크인하러 간다.


아직 자전거 박스를 밀봉하질 못했는데 공항을 아무리 찾아도 박스테이프 파는 곳이 안 보인다. 항공사 카운터의 친절한 직원 아줌마가 여기저기 연락해봤는데도 못 구한다. 어쩔 수 없으니 그냥 통채로 포장 서비스 맡기기로 한다.


한 대당 20유로 씩, 40유로나 추가 지출했지만 지금까지 중에 가장 튼튼한 자전거 포장이 되었다. 아까 우리를 도와주던 직원 아줌마가 다시 체크인과 수하물 수속을 도와준다.



이렇게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스페인에 갈 때도 그렇지만 돌아올 때도 아이 하나가 끊임없이 울어댄다.


도하에서 카타르 항공 비행기가 4시간이나 지연되어 원래 오후 5시 반에 도착하려던 것이 10시가 다 되어 도착한 것이 마지막 사건사고이다. 늦어버린 덕분에 지니님은 공항버스 광주행 막차를 급하게 타고 내려가고 나는 자전거 두 대를 공항 근처에 대기해둔 차에 싣고 돌아온다.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도 여러 사건 사고들이 있었지만 무사히 잘 다녀왔다. 체력도 떨어지고 비도 온 덕분에 제대로 즐기지 못한 바르셀로나는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한 번 들를 생각이다.

이번 지중해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하와이 자전거 여행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은 것처럼 지중해 자전거 여행도 계속 될 것이다. 내년 봄에는 새 자전거를 타고 지중해의 또 다른 곳으로 자전거 여행을 할 예정이다. 이미 여행 준비를 끝내고 그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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